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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현 Jan 16. 2021

걱정에 관한 걱정

(어느 아재의 반성)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을 더 많이 알게 된다.


세상을 더 많이 알게 되면 똑똑해져서
자연스레 걱정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걱정이 되려 늘어난다.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우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


내가 굳이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은 세상을

자꾸만 누군가가 알려주는 바람에

지맘대로 생긴 걱정들이 내 마음 속 한가운데로 비집고 들어온다.


걱정한다고 해서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걱정해준다고 해서

누가 고마워하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걱정을 하는 것일까?

우리가 하는 걱정의 90%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과 사람에게는

걱정이란 이름의 바이러스가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일단 만나게 되면 금세 감염되고 만다.


처음에는

그것들이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나에게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다가오는 줄 알았다.

그래서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고 

그것이 내 삶의 중심이어야 하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가 그것들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되는데,

만나더라도 그렇게까지 질긴 연을 맺지 않아도 되는데

괜한 오지랖 정신이 발동하여

내가 자처하고 오기부려 만나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쓸데없는 걱정에서 멀어져야 한다.

내 것이 아닌 걱정을

내 것인양 주인행세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살기 위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걱정해야 할 것과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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