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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호 Apr 07. 2024

꽃놀이와 투표.

글로 쓰는 인증샷.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꽃잎 한 장만 떨어져도 봄빛은 깎인다.


반대로 생각하면 피어나는 꽃잎들로 봄빛은 점점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미완성이지만 이미 충분한 봄빛을 즐기러 모 기도원의 정원을 찾았다.


벚꽃 명소로 시민들에게 유명한 곳이다.


마음에 봄빛을 비추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돗자리에서, 꽃나무 아래에서, 사진기 앞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는 둘째를 안고, 신나 뛰어다니는 첫째를 쫓는 기쁨을 즐겼다.


매년 주어지지만, 매번 경이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같은 날.


정치 교과서의 말을 빌리자면 투표용지 한 장만 포기해도 민주주의는 깎인다.


투표용지 한 장 한 장이 모여야 민주주의는 본래의 영롱한 빛을 발할 수 있다.


나도 거기에 일조하기 위해 사전 투표장을 찾았다.


자신이 소유한 정치적 권리를 소중히 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기운은 정갈하다.


나도 조심스럽게 내 바람과 기원을 네모칸 안에 묵직이 찍었다.


꽃잎 같은 투표용지 한 장 한 장이 모여 나라의 봄이 다시 찬란하길.


4월에 잡힌 선거의 의미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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