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면서도 꽤 다른 동북아시아 여행기
한시도 재미없을 수가 없는 하얼빈! 다시 중앙대가 거리로 나왔다.
거리 걷다가 갑자기 사람이 많이 모여있길래 가봤더니 캐리커처 같은 거 그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다들 모여서 보고 있더라... 얼마나 잘 그리면 그리는 걸 보는 건지... 어느 한쪽은 진짜 사람이 정말 많은 곳도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걸어서 온 곳은 100년 꿔바로우 전통 맛집 '라오추지아'에 왔다.
우리가 아는 꿔바로우는 여기 라오추지아에서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2017년 12월 말 빙등제 임시개장하는 걸 보기 전에 이 라오추지아에 와서 먹고 가려고 했는데 웨이팅이 무려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어서 빙등제를 보고 왔었다. 너무 추웠어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고 특히 꿔바로우보다 아이스크림 튀김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여기 와서 꿔바로우, 량피 그리고 아이스크림 튀김을 시키기로 했다.
도착해서도 웨이팅이 있었다. 1~4명, 5명~8명 정도 두 개의 팀으로 나누어서 대기표를 받았다.
우리는 3명이어서 중간테이블로 받았고 우리 앞에 두 팀정도가 있었는데 20분 정도 기다렸던 걸로 기억난다.
우리는 아침에 춘빙을 먹었기 때문에 배불러서 량피, 꿔바로우, 아이스크림 튀김 그리고 추가로 패션후르츠 주스까지 시켰다.
나는 6년 전에 여기서 량피를 너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오랜만에 먹어봤는데 정말 그대로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여기는 꿔바로우 맛집이라기보다는 량피 맛집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꿔바로우도 맛있었다. 바삭하고 쫀득하고 몇 년 지나도 변하지 않을 맛이었지만 꿔바로우는 개인적으로 이젠 어딜 가도 다 맛있어서 첫 번째 방문했던 식당이 가장 맛있었다.
근데 먹으면서 옆테이블에 꼬마가 우리 먹는걸 계속 쳐다봤었다. 외국인인 게 티가 났는지 띠싼시엔을 먹으면서도 우리를 보는 게 귀여웠다.
먹으면서 중간에 아이스크림 튀김이 나왔다. 아이스크림 튀김이 생각보다 엄마랑 동생이 매우 맛있다고 만족했었다. 안 느끼하고 시원하면서도 촉촉한 맛이어서 아직도 생각난다고 했던 음식이었다.
아주 배부르게 먹고 나올 수 있었다.
옛날 러시아 기차 풍경으로 만든 식당, 6년 전에도 올해도 변한 건 없었다. 음식 맛도 여전해서 좋았다.
식당에 들르지 않고 밖에서 포장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꿔바로우라고 적혀있는 거 보니 꿔바로우만 파는 것 같았다. 가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 같은 꿔바로우 러버한테는 딱인 곳이다!
태양도 갔다 오면서 케이블카에서 현지인이 오늘이 어린이날이라고 했어가지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을 위한 간식들이 즐비해 있었다. 내가 갔던 호텔은 큰 커피머신이 있는데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무료로 내려준다. 우리가 딱 시간 안에 도착해서 하나 내려달라고 해서 내려줬다.
솜사탕 만드는 기계도 있고 간식들도 있어서 몇 개 챙겨 왔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피곤해서 일단 전날 갔었던 마사지원에 예약을 하고 싶었는데 전화가 불가능해서 리셉션으로 가서 예약을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전화하는 게 아니다 보니 6시에 가겠다고 했다가 리셉션 직원이 언제든 가도 된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6시 이후에 다 가능한 건지 물어봤더니 맞다고 하고 숙소에 들어왔다.
숙소에서 잠을 청하다가 6시 20분쯤에 일어나서 일단 6시 이후 아무 때나 와도 된다는 소리에 30분까지 갔다가 알고 보니 6시에 딱 예약을 했다는 건 줄 알았다는 것이다. 소통의 오류가 생겨서 결국 마사지는 이번에는 나만 받고 나왔다. 딱 6시에 가야 한다고 말했으면 좋았을 텐데 외국어로 얘기하는 거다 보니 또 내가 얘기하는 게 아니다 보니 이런 오류가 생겼다.
마사지를 잘 받고 나와서 숙소에 잠깐 들르고 야시장 가기 전에 숙소 근처 성소피아 성당을 갔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내가 2017년 9월에 와서 성소피아성당을 보고 러시아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들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또 눈 덮인 추운 겨울날의 성소피아성당 때도 새록새록 기억이 떠올랐다.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내 러시아친구들이 성소피아 성당을 보면 정말 러시아 건축물이랑 똑같다고 한다.
사진 같은 경우는 앞에는 사람이 많다 보니 뒤에 와서 찍으면 더 이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성소피아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 성소피아성당에서 하사대 야시장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사실 교환학생 시절 하얼빈에서 가장 크다는 하사대 야시장을 가본 적이 없었다. 흑룡강대 앞에서도 야시장이 열어서 가까우니 흑대 야시장을 주로 갔지만 하사대 야시장은 멀어서 안 갔었다. 근데 도착하자마자 정말 큰 야시장 부스들이 즐비해있었다.
사람은 그래도 지나갈 정도는 충분했어서 적당히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원래 하사대 야시장 하면 백종원 님이 여기서 먹은 카오렁미엔도 먹어줘야 하는데 백종원 님이 먹은 곳을 못 찾겠어서 그냥 넘어갔다.
쭉 지나가면서 보는데 엄마가 여기 맛있어 보인다고 계속 기웃거리셨다. 밀가루 반죽 같은 걸 하고 화덕 안에 붙이는 걸 보고 이건 정말 맛있겠다 싶었다.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번 가서 물어보니까 로우빙이라고 해서 고기, 야채 등을 밀가루 반죽으로 버무려서 얇게 핀 후 화덕에다가 구워서 먹는 음식이라고 했다. 나는 하얼빈에서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음식이었는데 꽤 맛있어 보여서 2개 정도 사기로 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선택할 수 있고 하나에 6원, 9원밖에 안 해서 매우 저렴했다.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한국어로 유창하게 사장님이 이야기를 하셨다. 한국드라마에서 많이 들었던 단어나 문장을 얘기하셨다.
한입 먹어봤는데 바삭하니 맛있었다. 쫀득하기도 하면서 담백해서 정말 우리 엄마 입맛에 딱이었다.
그리고 '범죄도시'에서 장첸이 먹었던 마라롱샤도 보여서 이것도 먹자고 했다. 왜냐하면 식당에서 그냥 먹기에는 비싸니까 야시장에서 샀다. 마라맛이랑 매운맛이 있었는데 둘 다 샀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꿔바로우! 나는 이번에 하얼빈 와서 무조건 1일 1꿔바로우 하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꿔바로우를 바로 샀다.
여기 사장님께서 만들면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좋아하셨다. 그러면서 중국어 잘한다고 하셨다. 이건 거의 뭐 기본으로 듣는 얘기인 것 같다.
20년 동안 꿔바로우 만들었다고 하셨다. 바로 먹었으면 맛있었을 텐데 숙소 가지고 와서 먹어서 좀 식어서 아쉽긴 했지만 정말 맛있었던 꿔바로우 맛집이었다.
그리고 동생은 양꼬치를 시도를 안 해봐서 지나가면서 양꼬치를 찾다가 하나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한 개만 주문했다.
번호표를 받았는데 계속 기다렸는데도 안 나와서 가봤더니 옆쪽에 받은 표를 줘야 했었다. 기다림 끝에 받아서 먹어봤는데 양꼬치도 물론 맛있었다.
지나가면서 크바스도 팔길래 한잔 사들고 택시 타고 숙소로 왔다.
숙소 밑에 마트도 있어서 맥주도 같이 사들고 왔다. 마라롱샤는 비록 새우 자체가 작아서 살 자체가 꼬리 부분에 많아서 양이 적긴 했지만 매우 맛있었다. 마라맛보다 저 갈릭맛이 은근 중독되었다. 그리고 꿔바로우 같은 경우는 20년 전통인 이유가 비록 식었지만 쫀득하고 안에 고기도 실해서 좋았다. 크바스랑 같이 먹으니까 더욱 꿀맛이었다.
그렇게 다음날이 마지막날이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내일을 위해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