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여러가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다가오지만
어느 순간까지는 인간관계가 정말 많은 고민을 안겨준단다.
엄마가 '어느 순간까지는'이라고 말한 이유는
너희들이 성인이 되고, 자립을 하고 네 삶을 꾸려가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관계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너와 잘 맞는, 진정한 인간관계를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야.
물론 그 때가 되어서도 소소한 관계문제들이 생기는데
그건 그때 그때 해결해나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단다.
너희가 충분히 성숙한 사람이 된다면 그럴 능력을 갖게 될거야.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까지는 네모난 박스같은 교실안에서
너희가 선택하지 않은 정해진 공간과 시간에서 인간관계가 형성이 되.
그리고 그 관계때문에 너희는 때로는 웃기도 하고 마음이 슬프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화해도 하고 또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도 할 거야.
어떤 친구와 오해가 생기거나 사이가 좋지 않아질 경우에는
학교는 어쩔 수 없이 가야하고 교실안에서 또 봐야하는데
그것처럼 고역인 것이 없을거야.
그 틀어진 관계때문에 때로는 다른 친구들까지 너희를 섭섭하게 할 수도 있고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어.
엄마도 다 겪어봤던 일이란다.
이 때는 친구들이 10년지기, 20년지기 앞으로 영원할 것 같고
이 친구들이 없으면 난 어떻게 하나 좌절하고 내가 문제인가 스스로를 자책할 수도 있어.
아무것도 집중을 할 수가 없고 의기소침해질 수 도 있지. 아마 공부도 잘 안될거야.
그렇지만 절대 그럴 필요없어.
엄마가 말했지? 너희가 학창시절 겪는 인간관계는 너희가 '선택하지 않았다'고.
정말로 한정적이고, 자유롭지 않은 관계란 말이야.
한 반안에 있는 친구들이라고 해서 다 친해질 필요는 없다.
오은영 박사님도 말했어. 반아이들은 한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이고,
그 중에서 내 마음과 맞는 몇몇과 친구가 되는 거라고.
그렇다고 나몰라라하는게 아니라 함께 1년간 지낼 사람들이니까
서로 친절하고 매너있게, 협동하고 배려하고 예의있게 대하면 되는거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만약 누군가가 지나치게 너의 일상을 방해한다든가 예의있게 대하지 않고 선을 넘는다면
그건 네가 먼저 정중하게 선을 그어줘야한단다.
'너는 나에게 그럴 자격이 없고 나는 너의 행동이 불쾌하다'라는 메시지를 진지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어.
너의 소중한 일상의 시간들을 그 어떤 누군가도 침해하게 내버려둬선 안된다.
선생님이나, 엄마아빠에게 꼭 얘기해줘야한단다.
그리고 엄마아빠가 언제나 너희 편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너희를 사랑한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래.
그 영원할 것 같던 학창시절의 인간관계도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지면서 점점 멀어질 수 밖에 없단다.
좋은 대학에 간 친구들은 그들끼리 또 그룹을 형성해서 지내고,
직장이 달라지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달라지고,
결혼을 하면 기혼인 사람들끼리 소통을 하게 되고
또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배우자가 속한 세상에 함께하게 되며,
육아까지 하면 아이 친구 부모들과 주로 만나기도 하고,
냉정하게 말하면 '끼리끼리' 어울리게 된다.
너희가 어떤 그룹에 속한 사람이 되어야지 이제는 그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삶의 목표와 꿈을 하나씩 이뤄나가며 열심히 살아가면서 어떤 그룹에 속하게 되었을 때
그들이 또 너희랑 어울리고 싶어할 거야.
즉, 어떤 인간관계보다도 너희가 너희 자신과 친해지고 아껴주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해.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내가 지금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5년 뒤 10년 뒤 나는 뭘 하고 싶은지 고민하고
현재의 과제에 몰두하고 성과를 내고 때론 실패도 하면서 성장하고
내 삶 자체가 무척이나 바빠서 다른 것에 신경쓸 겨를 조차 없을 때
우리는 그 자체로 빛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된단다.
내 삶을 잘 가꿔가는 중이라면 그 어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사소하게 느껴지고
관계의 중요한 부분만 남겨지게 되.
이것이 앞서 말했던 진정한 인간관계를 깨닫는 '어느 순간' 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친구라는 개념을 넓게 가져야한다는 거야.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고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달에 한 번 봐야 진정한 친구가 아니라는거지.
삶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내 삶에 몰입하게 되면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적어지고
굉장히 느슨한 사이인 사람들이 많아진다.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과도 서로의 삶에 집중하느라 자주 못보고 연락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단다.
그렇지만 현재 살아가는 단계의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으며,
각자의 상황 속에서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그럴 수 있음을 이해할 줄 하는 성숙함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상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같은 목표와 꿈을 가지면서 소통하며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으며 때로는 위로를 받기도 한단다.
그런 느슨한 관계가 많아질 수록 우리는 인간관계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베스트프렌드만이 그런 역할을 하는게 아니야.
그리고 그런 느슨한 관계로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기도 한단다.
그러니 두루두루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열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그런 사람도 있나보다 하고 상처받지말고 훌훌 털어내며 지나가고
또 마음에 맞는 사람에게서 기분이 좋아지고 그렇게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친구들을 만나가면 되는 거란다.
10명의 지인 중 1-2명이 괜히 신경쓰이는 사람이면 보통 그 사람에게 부정적인 에너지가 집중되게 마련이다.
그러지말고 너희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너희와 결이 맞는 나머지 사람들만 생각해라.
그런 사람들과 만나고 교류하기에도 너희의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너희가 열심히 걸어가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할 때 인생이 더 즐겁고 풍요로워진단다.
그러니 얘들아, 친구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좋은데
현재 너희가 서 있는 인생의 단계에 충실해서 너희가 해야할 일에 집중하렴.
너희 스스로와 우선 베스트프렌드가 되렴.
목표와 꿈을 이루고 인생이라는 긴 너희만의 이야기를 완성해나가길 바란다.
공부해야할 때는 공부에 몰입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고,
너희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고
열심히 연애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나만의 가족을 만들고 계속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 전진하고.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나의 현재 모습을 비춰보고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기분이 안좋아지기도 한단다.
욕심내어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너희 삶이 탄탄해지고 중심을 잘 잡고 있을 때
비로소 인간관계에서 자유로워진다.
왜냐하면 너희 삶 자체가 만족스럽고 충만해서 그 어떤 인간관계에도 집착할 필요가 없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맥관리를 하려는 일은 제일 쓸데없는 일이니 하지 말아라.
인맥은 절대 관리할 수 없으며, 본능적으로 관리당하는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사람관계는 마음을 주고 받는 관계다.
마음이 맞고 공통된 연결고리가 있어야 관계가 이어진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이 있듯이
냉정한 현실을 말하자면 그 세상에 들어가야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
그들과 친구가 되려고 연락하려하고 주위를 서성일 시간에
그 세상에 들어가려고 부던히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라.
그래서 그 세상에 들어갔을 때 어느새 너의 주위를 둘러싼 사람들이 바뀔 것이다.
긍정적이고, 친절하고, 너희의 삶을 열심히 살고 너희가 알고 있는 것이나 재능을 나누고 먼저 주어라.
그리고 너희의 현재 모습을 알려면 지금 교류하고 있는 5명을 잘 살펴라. 그들의 평균치가 너희 자신이다.
내가 지금 누구와 어울리고있는가 의식적으로 점검해라. 사람은 어울리는 사람들에게 금방 물들게 된다.
그리고 꼭 기억해야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기본값은 'Give & Take'라는 것이다.
주고 받는 관계다. 꼭 물질적인 것이나 유용한 정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힘찬 에너지, 위로, 공감, 즐거움, 행복, 풍요로움, 인정과 존경, 존중, 사랑
이러한 모든 가치들도 교환하는 대상에 포함된다.
내가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으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다.
내가 줄 수 있는게 없다면 사람들은 날 찾지 않는다.
너희도 그렇지 않은가? 반대로 생각해도 마찬가지이다.
엄마가 말한 것들을 잘 생각해보고,
엄마는 사랑하는 너희들이 인간관계에 너무 휘둘리거나 소중한 시간이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
내가 바로 서면 세상이 바로 선다는 것을 꼭 기억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