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편지에 이어서...
2. 가정적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
요즘 남자들은 예전과는 달리 가사일도 분담하고 육아참여도도 많이 높아졌단다.
남녀가 평등한 환경에서 함께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며 어느 정도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갔기 때문일거야.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지.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면서 부부는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나고
기업을 경영하듯 결혼이라는 시스템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의 성패가 갈린단다.
이 때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게 대단히 중요하지.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 사람이 진짜 본 모습을 제대로 알 수 없단다.
가정생활을 제대로 꾸려나가는데 적합한 파트너인지 아닌지,
왜냐하면 실제적인 문제는 육아를 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기 때문이야.
특히 자신의 본능을 거스르고 억압하며 타인(아이)의 본능 위주에 24시간을 맞춰야하는 기간이 몇 년간 지속될 때
사람의 정신적, 신체적 한계와 바닥이 얼마나 많이 시험당할까?
이건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런 시간들을 기꺼이 함께 하는 사람인지, 서로의 짐을 나눠가지고 묵묵히 하루하루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인지.
이러한 가능성들을 점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몇 가지 있단다.
첫째, 그 사람의 하루, 일주일, 한달 일과를 자세히 살펴봐라.
매일 출근, 퇴근하고 퇴근 후에는 뭘 하는지, 주말에는 어떤 일들을 하는지,
루틴이 선명하게 보이고 왜 이렇게 재미없이 사나 싶을 정도로 집과 회사만 왕복하면서도
만날 때 해맑고 밝고 건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남는 시간에 간단한 운동을 하거나 혼자 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자거나 TV나 영화를 본다는 사람,
때로는 친구들도 만나지만 혼자 단순한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휴식도 취하며 소소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미혼의 입장에서는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런 사람이 결혼해서는 직장에서 있는 시간을 제외한 남는 시간에
너의 곁에서 (육아를 제대로 돕든 안돕든) 함께하고 너의 곁을 지킬 사람이다.
둘째, 취미가 너무 강렬한 색상을 띄는 사람은 되도록이면 피하라.
너무 강력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결혼해서는 이러한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너를 힘들게 하고 갈등의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헬스장에 자주 가며 30분-1시간 정도 건강관리를 하는 것은 좋으나
근육질 몸을 가꾸는데 더 신경을 쓰고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은 배우자로서는 글쎄다. (외모와 겉치레, 겉치장에 신경쓰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너와 손을 잡고 데이트 겸 운동 겸 가끔씩 등산을 가며 자연을 만끽하는 것은 좋지만
등산동호회에서 매일 주말에 새벽부터 빠짐없이 등산을 가며 전국방방곡곡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배우자로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게임, 낚시, 등산, 다이빙, 바이크, 수집, 등등 00동호회적인 성격을 가진 강력한 취미들,
결혼하고 나서도 취미에 몰두하는 사람은 배우자와 함께 육아하고 가사일을 해야할 시간을 매우 아까워하며 그런 일 때문에 자신의 취미가 방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취미활동을 하러 나가 자리를 많이 비우고 그 사람의 배우자는 외로운 결혼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취미들로 인해 가정의 재정에 무리가 오는 것은 덤이다.
특히 그러한 취미 때문에 너와의 약속을 자주 어긴다면 결혼 이후에 가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반드시 걸러라.
셋째, 외모나 옷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소탈한 사람을 주목해라.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자신의 체형과 분위기에 어울리며
옷이 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단정하기만 하면 되는데
명품을 찾거나 매일같이 옷쇼핑을 하거나 과도하게 치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거나 헤어스타일까지 요란한 경우는 좀 문제가 있다.
겉치레에 신경을 쓴다면 외적인 것으로 자존감을 채우거나 자존심을 높이는 경우일 수가 있다.
그 것 외에 너무나 중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괜찮은 남자는 옷이나 외모에 그렇게 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몇 벌 가지고 돌려입지만 세탁을 잘 해서 깔끔하게만 입고 다니면 되지
남성잡지에서나 나올법한 모습으로 항상 등장한다면 너의 미래를 맡기는 것은 잠시 생각을 멈춰봐라.
결혼을 해서는 주는대로 입는 까탈스럽지 않은 남자가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무엇이 인생에서 중요한지 우선순위에 따라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그 사람의 부모님의 관계를 잘 살펴보라.
남자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묻고 들어라.
남자는 아버지를 닮는 경향이 많으므로
아버지가 가정에서 어떻게 살아오셨는지를 보고 배우고 결혼생활에서도 그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어보고, 지난 주말에 부모님은 뭐하셨는지, 집에서는 보통 뭐하시는지 일상이야기를 자주 들어라.
그 이야기를 통해서 단서를 모으고 추론해봐라.
아버지가 요리를 잘하셔서 자주 식사를 차려주셨다든가, 외식을 자주했다든가,
음식쓰레기나 분리수거는 아빠 담당이었는데 요샌 자신이 한다든가,
주말에는 두 분이서 자주 함께 놀러가신다든가, 어린시절 아빠와 함께한 추억이 많다든가,
아빠가 엄해서 무서웠다든가, 아빠가 별로 시간을 못내셔서 친하지 않다든가, 등등
부모님의 모습과 두 분의 관계를 머리 속으로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단서를 모아라.
그 모습이 미래에 너희 부부의 모습에 일부 반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랑하는 딸, 이번 주제도 잘 생각해보고 다음에 또 이어서 써볼게. 좋은 하루 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