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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와이우리집 Aug 13. 2024

여자에게 결혼은 정말로 중요하단다(1)

우리 사랑하는 딸,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방학이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

2박 3일의 할아버지 캠프를 시작으로 아빠와 함께하는 북한산과 아쿠아리움 나들이까지,

너희 둘을 데리고 방학을 보낼 수 없어서 할아버지와 아빠가 휴가를 내시고 일주일을 채워주었단다.

삼촌도 함께 휴가를 내어 어리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여장군들과 놀아주느라 고생했지.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을 거치면서 돌아보니

여자의 삶에 있어서 결혼을 한다는 것은 인생의 제 2막이 펼쳐지는 것이고

시간의 바다를 넘어서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다시 예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도 없고, 예전의 나로도 돌아갈 수가 없어.


그러니 정말 정말 신중하게 배우자감을 깐깐하게 따지고 고르고 골라서

너의 삶의 기본 바탕이 될 여러가지 조건들을 신중하게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만약에 그렇게 고르고 고르는 과정에서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한다면

그 시기를 늦추는 것도 좋아. (하지만 결혼과 출산은 꼭 추천한다. 이건 나중에 다시 얘기할게.)

절대 시간에 쫓겨 결혼하거나 외로워서 하거나 체면 때문에 하거나 하는 일은 절대 하면 안되.


결혼만 하면 해피엔딩으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

결혼은 그저 시작일 뿐이고 네 인생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시작될거야.

달콤한 신혼? 그건 잠깐이다.

결혼은 현실이고, 감사하지만 지루한 일상의 연속이다.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늘 평균치를 유지해야하는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벌써 사랑의 유효기간 2년은 지나가버리고 사람이라는 본질이 남는다.

그 사람에 따라 너의 일상이 (물 밑은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수면위에서는 평화로운 세계가 펼쳐질수도,

매일매일이 행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옥이 될 수도 있단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하는가   


1. 져줄 수 있는 마음이 있는 사람   


몇십년간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갖고 자란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되면

사소한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고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싸움이 있는가하면

소소한 말 한마디 때문에 때로는 남편과 피튀기는 전투를 해야할 때도 있단다.


정말 바닥까지 보이면서까지 싸우게 되는데

이때 자존감이 낮거나 자존심만 센 사람 혹은 가부장적이거나 이해심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너의 결혼생활이 정말 피곤하고 외로워 질 수 있다.

(연애때 그런 기미가 보인다면 싹을 잘라내고 얼른 손절해야한다.)

(너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때론 삼키고 너그럽고 크게 넘어갈 수 있어야한다. 가끔 열받을 때는 아들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너를 가스라이팅할 수 도 있다는 위험성을 갖고 있단다.

마치 너가 문제인 것 처럼, 지속적으로 너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자신의 말이 맞다고 주입할 수 있다.

스스로 능력있고 자존감이 높아서 주변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이고 가정적이며 이해심이 많은 사람은

사실 여자가 감정적으로 대하거나 토라지거나 서운한 걸 가지고 싸우게 되면

미안하다면서 항복선언을 하거나 너의 말을 (한 귀로 흘려버리더라도) 끝까지 들어주고 마음을 달래주며

요동치는 파도와 같은 상황을 진정시킬 줄 아는 현명함을 갖고 있다.


특히 임신기간과 출산이후에는 여자가 호르몬의 복합적인 조종으로

달리 감정기복도 심하고 때로는 스스로 미친사람이 아닐까 싶은 순간도 오는데

이때 배우자가 이걸 컨트롤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몸도 힘든데 마음까지 정말 힘들어질 수 있다.


이걸 해낼 수 있는 배우자는 왜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걸까?

일단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남자들은 그런 감정싸움에 일일히 진심으로 대응하기에 너무나도 바쁜 사람들이다.

일로 바쁘거나, 공부를 해야하거나, 게임을 해야하거나, 친구를 만나야하거나, 넷플릭스를 봐야하거나, 그냥 피곤하거나,

남자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섬세한 감정선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눈치도 없고

그래서 솔직히 얼른 그 상황을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의 편을 들어주고, 아내말이 맞다고 하고 그저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인 것이다.

그런 남자와 일상을 살아갈 때 (진심어린 항복은 아니겠지만?) 너가 전투끝에 평화로운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그렇게 자기 생각을 주입하며 끝까지 고집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선에서 양보할 줄 아는 배우자가 좋은 사람이다.


결혼 초기의 이 전투를 무시하면 안된다.

이 전투 끝에 배우자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고 너의 앞으로의 결혼생활의 향방을 점칠수도 있다.

그리고 세계대전 수준으로 다툼이 이어지더라고 그 끝에 배우자의 항복선언을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가정내에서 여자가 권력을 쥐고 주도권을 가질 때 가정에 평화가 찾아온다.

여왕이 되어 가정을 통치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가 진짜 권력을 다 가졌다고 착각하지마라.  

여자는 남자를 지배하지만, 남자는 세상을 지배한다.

제 1의 권력이 있지만 실세는 따로 있다.

결혼생활에서 상당수 중요한 부분은 남자의 의견을 참고하고, 의지하게 된다.

남자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은 정말 중요하다.

남자의 힘을 인정하고 너는 그 힘을 네 것으로 만들어라.

티격태격하더라도 조율의 과정을 거쳐 그 끝에

완벽히 다른 서로를 이해하고 위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결혼생활은 비로소 안정을 찾고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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