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고, 힘들고, 짜증이 날 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결혼하면 출가하고, 그렇게 가정을 만들어 살면서 부모님 집에 가는 것이 명절에나 얼굴을 보는 게 다였을 정도로
왕래가 많지 않던 시절이 있고,, 지금도 한번 찾아뵈려고 할 때도 맘 잡고 찾아뵈야 하는 분도 계십니다.
요즘은 부부가 같이 일 하다 보니 부모님 근처에 살면서 도움도 받고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
오히려 결혼하면 멀리가 살다가도 아이 하나 낳으면 옆으로 이사를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 아홉을 낳고도 일하며 부모 손 빌리지 않고 잘 키웠다는 부모님.
내리사랑이라고 첫째가 동생들을 키우고, 또 그 동생이 그 동생들을 키우고, 그렇게 보모 아닌 보모 역할을 하며 집안 살림까지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아원, 유치원, 학교, 그 많은 학원들... 아이가 하나라도 아침에 유치원 데려다가 다시 데려오고, 학원 보냈다가 다시 데려오고, 중간에 식사도 챙겨야 하고 간식도 챙겨야 합니다.
'
'애들은 그냥 놔두면 알아서 큰다."
예전에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놔두면 알아서 크겠죠..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린 부모님 근처로 가 살기 시작합니다.
황혼 육아...
원하지 않았지만, 해야 하는 육아.
내 자식 힘들다는데 안 해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근데 이런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나이 들어 적적한테 손주, 손녀 재롱 보니 그게 효도 아냐?"
에라이~~~
자기 합리화.
고마운 줄 모르고, 저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는 이에게는 나중에 손주, 손녀 키워줘 봤자 좋은 소리도 듣지 못합니다.
젊을 땐 자식 위해 살고, 나이 들어서는 그 자식 힘들까 손주, 손녀 키워 주시는 부모님...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나도 때로는 혼자 있고 싶다."
자식 맡겨 키우면서 감사한 마음은 손톱만큼 없이 "키워 줄 만하니깐 맡기는 거지..."라는
그 생각은 부모니깐 그런 생각을 하는 걸까요? 아님 원래 그렇게 자기 합리화와 이기주의일까요?
1년에 가끔 보면 반갑습니다.
뭘 하나 줘도 그게 그렇게 감사합니다.
하지만, 자주 보는 사람한테도 그런 생각이 들까요?
처음엔 미안해하며, 감사해하더니
편안하게 누리게 해 주니 그 편안함이 원래 권리인 줄 아는 사람...
나이를 먹었다고 할 일이 없고,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게 아닙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나이를 먹으면 그에 맞는 생활을 찾기 마련입니다.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나고, 취미 생활도 하고, 종교를 가지며, 글도 써보기도 하고...
가족을 건사하느라 하고 싶었던걸 뒤로 미루고 미뤘던 꿈을 다시 펼쳐 보고 싶어 합니다.
우린 어릴 적 선생님의 물음을 기억합니다.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요?"
되고 싶은 꿈을 꿈꾸며 살고, 이루지 못한 꿈에 미련을 갖고 나이 먹은 지금이라도 해볼까?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꿈은 꿈으로 끝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하루 종일 손주와 손녀를 보며 그 꿈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부모이기에 당연히 해 줘야 한다가 아니라,
부모이기에 해주시는 것입니다.
혼자가 좋아질 때는 지금 많이 지쳤다는 증거입니다.
부모님께 한번 물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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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대답이 내 행동에 대한 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