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얼굴
‘다른 얼굴.’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잔뜩 긴장이 된 상태로
사람들을 만나고, 일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시 쉬는 동안 쇼윈도에 비친 내 얼굴을 얼핏 봤네요.
긴장과 불안과 고단함이 섞인 낯선 이의 얼굴.
그러면서 드는 생각.
‘지금의 이 얼굴은 나의 얼굴이 아니다.
나는 내 얼굴로 살아오지 않았구나.
나는 꽤나 오랫동안 나에게조차 낯선,
다른 얼굴로 살아왔구나.
다른 누군가가,
다른 상황이,
다른 욕구가,
다른 무언가가 원하는 얼굴로 살아왔구나.’
그렇게,
내가 알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기도 한 얼굴을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오늘,
나의 얼굴을 찾아보려고요.
일단...
거울을 한번 쳐다볼 거예요.
씻을 때 말고요.
그냥 나를 보기 위해서 말이에요.
내 감정이 비칠 때까지요.
내 마음이 비칠 때까지요.
거울을 오래 쳐다보는 게 쉽지 않은가요?
저도 그래요.
그래서 꾹 참고 있어요.
으...
그래도 ‘나’잖아요. 완전히 잘하고 있는 ‘나’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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