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틈.’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한옥을 짓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다른 것보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서로 끼워 맞춰서 집을 짓는 것이 참 멋지네요.
그런데 처음부터 빈틈없이 딱 맞추어서 붙여버리는 게 아니라
목재와 목재가 서로 깊은 숨을 쉬어가며,
천천히 시간을 갖고 하나가 되도록,
적당히 틈을 주더라고요.
아... 그 부분이 참 감동이었어요.
적당한 틈을 통해 더욱 단단한 하나가 된다...
나는 너무 처음부터 빈틈없이 완벽하려고 한 건 아닌가,
나에게도 그렇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고,
그렇게 빈틈을 주지 않으면서 살아온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생각해보니 제주도의 낮고 울퉁불퉁한 돌담들도
바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틈을 주고 있네요.
바람에 맞서는 게 아니라
그렇게 바람과 소통을 하는 거였어요.
틈은 누군가에게는 약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통의 통로였네요.
약점이 될지,
소통의 통로가 될지는...
아마도 나만 알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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