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좋지 아니한가! 13 - 엘 칼라파테

모레노 인생 첫 빙하. 페리토 모레노!

by 액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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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식엔 그동안 아껴뒀던 간편국을 꺼냈다. 전날 라멘에 실망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던 닭곰탕. 역시 따듯한 국이 최고다. 오늘 투어 중 점심이 마땅치 않을 거 같아 아침에 마트 들러 물이랑 빵사고 모레노 빙하로 출발했다. 가면서 버스에서 대략적인 설명을 해주는데 엘칼라파테는 3만 명 정도 살고 있는데 90프로 정도가 관광 관련 종사자이고, 여름에만 장사하고, 겨울엔 거의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 한다고 한다. 스키장을 운영하기에는 경사도 많지 않고, 바람이 너무 강해 스키를 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다. 겨울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고, 아침 10시에나 해가 뜨고 5시 반에 해가져서 날이 짧아 뭘 하기에도 적절치 않다고 한다. 그리고 빙하의 예전 사진과 현재사진을 비교해 주는데 온난화로 인해 빙하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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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 빙하가 세계적으로 제일 크거나 그런 건 아닌데 육로로 진입하기 가장 쉬워서 유명하다고 한다. 국립공원 입장권은 어제 표 있으면 피프틴 퍼센트 할인이라고 들었는데 피프티 퍼센트였나보다. 엘찰튼에서 사람들이 표 안 끊고 들어간 거에 대한 실망을 약간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첫 번째 뷰포인트는 빙하가 멀리 보이긴 하지만 처음이라 신기해서 우와우와 하며 봤다. 트레킹 먼저 할 줄 알았는데 보트투어 먼저 한다. 한 시간가량의 투어인데 빙하에 꽤나 가깝게 간다. 빙하냉기 때문에 엄청 추울 거라 했는데 바람이 별로 안 불어 그런지 별로 안 춥다. 영상에 담지는 못했지만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도 봤다. 소리가 꽤나 크다. 무너지는 게 눈에 보이면 '따당'하고 소리가 뒤늣게 따라온다. 보이는 거 외에도 무너지는 소리는 수시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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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페리토 모레노 전망대. 산책코스가 서너 군데 있는데 장애인도 출입하기 쉽게 만들어놨다. 빠르게 빨간 코스를 돌고 중앙 노란 코스를 거쳐 파란 코스 반쯤까지만 갔다가 돌아와서 빵을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전망대이지만 빙하가 생각보다 멀지 않고, 조금 위쪽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게 장점이라서 시간이나 예산이 부족하면 보트투어는 안 해도 되겠다고 느껴졌다. 무너져내리는 모습을 찍어보겠다고 기다리며 아까 차에서 들은 빙하가 많이 줄은 얘기를 들으며 걱정을 했는데 무너지길 기다리고 앉았는 걸 보고 인간의 양면성을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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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시내서 식사도 하기로 했는데 다운타운에 드롭도 가능하데서 거기서 내렸다. 승객들 대부분 생각이 같아서 거기서 대부분이 내렸다. 기념품 가게 좀 구경하고 저녁 먹으러 갔다. 이 동네도 시내 중심가에서 좀 벗어나면 물가가 싸지나 보다. 다운타운과는 좀 떨어진 식당으로 향했다. 가면서 길이 포장이 안되어 정말 이런데 식당이 있다고? 싶을 정도의 험한 길이다. 그렇게 찾아간 식당은 전망도 좋은데 가성비가 엄청나다. 2인 양고기 주문했는데 남자 둘이서 배 터지도록 먹고도 결국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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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저녁을 하고 마트 들러 또 물사고 숙소 들러 좀 쉬었다가 일몰도 볼 겸 엘칼라파테 싸인 옆 트리에 불 들어오겠지 하는 맘으로 나갔다. 엇? 누가 봐도 불 켜질 거 같이 생겼는데 안 켜지네? 아쉬움에 발을 돌리려는 순간 거짓말처럼 불이 켜졌다. 사진 후다닥 찍는데 1분 정도 켰나? 전력 문제인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더니 꺼지더니 다시 켜지지 않았다. 이것도 이번 여행 중 행운이라면 행운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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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어가는 날. 투어 못하거나 날씨 대비해서 버퍼로 잡아둔 날인데 그동안 날씨운이 따라서 할 건 다 해서 오늘은 쉬기로 했다. 그렇지만 오늘도 2만 보를 넘어버렸다지

느긋하게 일어나서 조식 챙겨 먹고 호수 쪽을 산책하기로 했다. 꽤 걸어서 호수 전망대를 갔는데 물이 빠진 건지 호수가 너무 멀어서 볼 게 좀 없다. 엘칼라파테 싸인도 있지만 그저 그래서 볼만하지 않다. 보호구역 근처라 새떼들도 있고 약간 습지 느낌이 난다.

이른 점심은 여기 온 첫날 와플 전단지에 10프로 할인한다기에 가봤다. 여기서 먹어봐야지 했던 마테차를 드디어 마셨다. 둘이서 하나씩 주문하려 하니 하나만 주문해서 나눠 마시란다. 남미의 마테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나눔의 문화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동안 다니면서 봄비야(필터가 달린 마테차 전용 빨대) 하나로 돌려 마시던걸 봤는데 그게 문화였던 것. 마테차잎을 전용잔에 넣고 물을 리필하며 마신다. 마테차 전용잔을 사갈까도 했지만 애물단지 될 거 같기도 하고, 돌아가는데 짐도 될 것 같아 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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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쉬러 돌아가는데 길거리에서 무슨 행사를 한다. 엘 칼라파테시 설립기념일 행사이다. 오다 보니 오늘 날짜와 같은 날짜의 도로 7 de diciembre가 있던데 그 도로도 이 설립일을 의미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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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쉬다가 밥 먹으러 일식집을 갔는데 라멘이 3만 원이 넘는다. 이건 아니다 싶어 근처 레스토랑으로 갔다. 파스타와 리소토 익숙한 메뉴를 먹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 들러 파타고니아 와인 하나 겟. 방에서 좀 쉬다가 공용공간에서 와인 마시는데 숙소 오가며 계속 보이던 브라질 사람과 대화하게 됐다. 주위도 안 시끄럽고, 발음도 명확해서 이 친구랑은 그래도 대화가 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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