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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액션가면 May 15. 2024

처음 만나는 오세아니아 epilogue - 귀국

2024.03.20 마지막까지 친절한 나라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날 거라 알람으로 깰 줄 알았는데 더 일찍 눈을 떴다. 다행인지 내가 챙기려고 할 때 누군가의 알람이 울려 밑에칸 사람도 이미 눈을 떠서 덜 미안했다. 일단 짐을 다 밖으로 들고 나와 로비서 다시 정리하고 키 반납하니 직원이 따봉을 해주신다. 버스 타고 열차로 환승하는데 개찰구 직원이 캐리어 끄는 거 보고 이쪽으로 들어가면 넓고 게이트가 열려있는 시간도 더 길다고 해 줬다. 마지막까지 친절한 나라.


공항 도착했는데 교통카드 잔액이 -10달러 정도 된다. 보증금이 10달러인데 환불 찾다가 환불금액과 비슷해서 그냥 안 하게 되었다. 언젠간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고카드를 가지고 돌아왔다. 국제선임에도 체크인과 보안검색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남은 돈으로 캥거루 육포를 사 먹었는데 말 안 하면 이게 캥거루인지 그냥 쇠고기인지 구별 못 할 맛이었다.

라운지 사용이 무제한이라 사용 가능한 두 개의 라운지를 둘 다 가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들른 프리미엄라운지. 안 프리미엄하다. 접시 설거지 상태 별로고 음식 그럭저럭인데 커피는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줘서 맛있다. 좀 쉬다가 샤워하려고 게이트 쪽에 있는 애스파이어 라운지로 이동했다. 깨끗하고 음식도 괜찮은데 샤워는 pp카드에만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라운지가 게이트 바로 옆이라 탑승 5분 전에 나왔다. 오! 옆자리 비었다. 화장실 비켜주는 거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올 때는 밤 비행기라 그래도 좀 잤는데 갈 때는 한 낮이라 잠이 잘 안 왔다. 그래도 옆자리가 비어 좀 자유로워 그런가 장시간 비행치곤 덜 힘들었다.

중국국적기를 타서 안 좋은 게 승객이 거의 다 중국인이라 승무원들이 아시안에겐 그냥 중국어부터 써서 잉글리시 플리즈를 몇 번이나 얘기해야 했다.

첫 기내식은 바로 나오고 쇠고기밥으로 받았다. 소스가 맛이 없어 싸왔던 비빔장을 곁들여먹고 소스에서는 고기만 골라 먹었다. 도착 3시간 전 나온 저녁은 돼지고기면. 남은 비빔장 비벼먹으니 그런대로 맛있다. 오늘 수틀리면 노숙해야 돼서 배고플까 봐 거의 다 먹었다.


짐을 호주서 제주까지 안 보내주고 상하이서 찾아야 된다기에 에어사이드에서 라운지 들락날락하려던 내 계획은 망했다. 24시간 비자받는 건 생각보다 안 어려웠다. 짐 찾으랬으니 baggage 표시 쭉 따라가다 보면 24/144 표시 있는데서 일반 입국신고서보다 작은 종이 적어서 줄 서면 된다. 심사 직원은 친절했고 내가 틀리게 적은 것도 수정해 주셨다. 브리즈번에서 출발하기 전 봐뒀던 숙소는 도착하니 매진되었다. 혹시나 비자받는데 문제가 생길까 봐 예약을 안 했는데 결국 공항 노숙이 결정되었다. 이렇게 수월할 줄 알았으면 준 비 좀 해서 시내 나가서 마라탕이라도 좀 먹고 숙박도 할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노숙 결정하고 노숙하기 좋다는 스타벅스랑 L체크인 쪽 둘러보고 식당을 확인 후에 밥 먹으려고 식당 찾는데 한국스타일 밥을 파는데서 모형을 보니 영 아니라 입국하고 1층에서 봤던 로손 편의점에서 삼김이랑 주전부리를 샀다. 중국돈이 없었는데 다행히 트레블월렛 된다! 먹고 따듯한 아메리카노 한잔 하러 스타벅스에 가니 아깐 헤매느라 안 보이던 빵집이랑 대충 밥 먹을만한 곳이 보인다.


커피 시키고 자리 잡으니 노숙의 기세인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역시 노숙의 전당이다.

밝은 불빛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더 못 자겠어서 앉았는데 그 빈자리에 바로 누군가가 앉는다. 0시가 지난 시각이었는데 여전히 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자리 뺏길까 봐 화장실은 2시가 넘어서야 다녀올 수 있었다.

다음날 제주행 비행기는 오전 10시였지만 짐 체크인을 키오스크로 6시부터 받아줘서 출국심사도 일찍 받아서 라운지에 갈 수 있었다. 한번 갔던 라운지라 익숙하기도 하고 밤늦은 시각이 아니라 따듯한 음식도 제공돼서 지난번보다 더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귀국 후 첫끼는 간짜장으로 이번 여행 마무리!


처음 가본 오세아니아. 처음 가본 호주는 다 좋았지만 한 가지가 아쉬웠는데 역사가 짧아 스토리가 별로 없다는 거였다. 예전에 쓴 유럽여행기를 오랜만에 다시 보면 추억을 느끼는 것도 있지만 글 자체도 재밌어 다시 읽기 좋았는데 이번 여행기는 나중에 다시 보면 추억은 느껴지지만 글 자체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호주는 대자연이 있고, 살기 좋아 삶에도 여유가 넘쳐 그런지 모두가 친절했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꼭 다시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여행 경로 지도 보기 https://bit.ly/slevin_au

* 총 사용금액 (항공권에는 멜버른-시드니-골드코스트 국내선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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