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앨리스고 Feb 06. 2023

브라질에 첫발을 꾸욱

나의 이방인 DNA

한 달간 준비하여 컨테이너 짐 부치기, 아이 국제학교 준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잠시 작별인사를 하며 2022년의 마지막 달을 보냈다. 2022년의 마지막날은 이제 가기만 하면 된다는 들뜬 마음과 3년 동안 한국과 이별한다는 아쉬운 마음에 와인을 주량 이상 마시고 말았다. 그렇게 2022년, 나의 33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은 내 기억 속에서 실종되고 말았다.


2023년 새해가 얼굴을 내밀고, 나의 새로운 다이어리는 표지도 2023년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었지만 브라질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2022년 12월 32일, 33일, 34일, 이렇게 보내기 아쉬운 2022년을 지겹게 붙잡고 있었다.


2023년 1월 20일, 상파울루 과룰로스 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에서 남미로,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드디어 넘어왔다. 28시간 가까이 비행기 안에서 이 나라 저 나라의 상공을 꾸역꾸역 날아가 새해로 도착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브라질에 첫발을 꾸욱. 내디뎠다.

외국생활은 진절머리가 나 한국으로 돌아온 나다. 이방인으로 삶이 싫었던 나는 귀국 후 마치 자궁 속 태아처럼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꼈다. 그런 내가, 아이 러브 코리아 내가, 영어 하나 통하지 않는 남미, 브라질에 오게 되었다. 나의 이방인 DNA는 나를 다시 삼바의 나라로 기어코 끌고 온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평선과 밤하늘의 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