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driven life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이다.
알프스에 주둔하던 헝가리군 소대장이 얼음으로 뒤덮인 황무지로 정찰대를 파견했다. 공교롭게도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멈추지 않았다. 정찰대가 돌아오지 않자 소대장은 부하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했다.
사흘째 되던 날, 정찰대가 돌아왔다. “어떻게 돌아왔느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중 한 명이 주머니에서 지도를 발견했어요. 그것이 우리를 진정시켰어요. 눈보라를 만났지만 지도에 의지해 돌아올 수 있었어요.”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던 소대장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알프스 산맥이 아니라 피레네 산맥의 지도였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얼베르트 센트죄르지가 겪은 실화다.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서 계획이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계획 자체가 목표를 향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1958년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가난한 유학생은 기숙사 근처의 정원을 산책하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내가 여기 와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은 나라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어. 나는 과연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래. 내 삶의 이력서를 작성해보자.’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종이 한 장을 꺼내 자신의 인생 경로와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미래이력서를 작성했다.
나의 미래이력서
❏ 1960년 박사학위 취득
❏ 1961년 한국 대학의 조교수
❏ 1980년 한국 대학의 학장
❏ 1992년 한국 대학의 총장
❏ 2000년 70세, 은퇴
20대에 외로운 타지에서 미래 이력서를 작성하던 청년은 훗날 자전적 소설 《50년 후의 약속》에서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나의 미래 이력서에 의하면 나는 1960년에 박사학위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비록 1년 늦었지만 그 비전은 실제로 성취되었다.
나는 34세에 한국 문교부의 고등교육국장이 되었으며,
39세 되던 1969년부터 이미 단과대학 학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1세에 경희대학교 부총장이 되었고,
54세에는 다른 종합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내가 글로 적은 비전보다 여러 해 앞당겨진 것이다.”
목표와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원설 박사의 얘기다. 그는 34세의 나이로 최연소 문교부 고등교육국장을 지냈으며, 경희대 부총장, 한남대 총장, 숭실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의 미래 이력서는 현실에서 그의 진짜 이력서가 되었다.
영화 <기생충>의 무능한 가장 기택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한 인생과 계획하지 않은 인생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처음 가는 곳을 여행할 때 지도를 보고 따라가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난다. 옆길로 새기도 하고, 가다가 다쳐서 목표로 했던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지도를 보고 따라가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희망이 생기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예상했던 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지도가 여행의 나침반이 되어주듯이, 계획은 우리 인생의 지도가 된다.
서른한살에 군대를 제대하고
별다른 계획도 없이 지원했던 취업원서도 다 떨어지고 막막한 현실에 놓여있던 한 청년도
평소 가지고 있던 노트에 제대 후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를 하나 하나 진지하게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 목표를 매일같이 되새김질했다.
그리고 그 때 적었던 목표 다섯가지 중 현재진행중인 하나를 제외하고
네가지는 모두 이루어졌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이야기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목표가 인생을 이끌어주는 힘이다.
Purpose driven life!
꿈을 날짜와 함께 적어 놓으면 그것은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그것은 계획이 되며,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은 실현되는 것이다.
― 사업가 그레그 레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