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비관우자앙비 Jan 03. 2019

오늘 간만에 중국과 컨콜을 하면서

제목 그대로, 우리만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마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오전에 간만에 중국과 컨퍼런스콜을 하면서 느낀 것:


1. 여전히 한국에 대한 수요는 있음. (한중관계 뿐만 아닐, 중국-일본/미국 관계 다 안 좋아서 정치적 요소는 상수로 보임)


2. 다만, High Quality에 대한 것만. (이제 low end는 한국것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짐)  


3. 그리고 그 High Quality에 대한 가격이 높아짐. (역설적으로 Seller's market이 되어버림)


4. 한국에서도 경쟁, 중국에서도 경쟁. (다만, Content 바닥에서만, 중국의 buy side는 중국 스타트업들이 그러하듯, 엄청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고, 없어지곤 함)


5. 2019년엔 못다핀 꽃 한송이 피울 수 있을 것 같음. (이제,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짐, 90년대/2000년대 초반의 중국이라면 홀홀단신으로 들어가 장판파의 장비처럼 일당백으로 해낼 수 있었겠지만, (적어도, 한한령 그 이후에는) 이제는 확실한 중국 파트너를 잡고 함께 win-win하는 스탠스가 가장 유효한 성공 모델이 되어가는 듯.)


6. 2019년에는 남좋왕(남이 좋은 일 하는 것 왕)을 탈피하려 하오니, 뭐 암튼 잘 해봅시다.


----


최근 중국 관련해서 많은 이야기를 오프라인에서 하고 있는데, (온라인에 하기엔 좀 허접한 이야기라서 ㅋㅋ) 그 핵심 중 하나는 중국에 대한 관념이 아주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고 협업할 것들을 찾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일부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 갖고 있는 관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적어도) 제가 중국 이야기를 함께 하는 분들이 모두 공감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중국음식으로 예를 들어 보자면, 졸업식에 짜장면을 먹던 시절에는 중화요리 혹은 청요리라고 하면 짜장면, 짬뽕, 탕수육 밖에 없었습니다. 인천차이나타운에서 발현된, 산동 화교들이 만들어낸 한국식 중화요리입니다. 그 때 한국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가 "인구가 13억인데, 이쑤시개 하나 씩만 팔아도 부자되지 않겠나" 였습니다. 90년대 담론이죠. 제가 중국에 살 때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그 이쑤시개 이야기를 아직도 한다는 점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양꼬치를 필두로, 훠궈, 마라샹궈, 북경오리, 광동요리 등 다채로운 중국 요리 전문점들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식당김치의 70%를 칭다오에 있는 공장에서 만든다는 썰이 있기도 하고) 심지어 중국의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와 한국에서 성업하고 있기도 하지요. 중국 자본의 침투 상황도 이와 비슷합니다. 중국 내부의 변화는 더더욱 버라이어티하구요. 이 상황에서 이쑤시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우리가 아는 중국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중국이 바라보는 우리 역시 바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 시장은 이미 고도화 되었으며 (적어도 한국인들에게는) 이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멘땅에 헤딩하면 뚝빼기만 깨지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적어도 3뚝은 가지고 가면 모를까.


우리가 미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하는 데에는 교민 사회의 "세탁소"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세탁소에서 시작된 미국 시장에 대한 인식은 (물론 한국 전쟁 등 여러 정치적 요인과 이미 강성한 선진국이던 미합중국이란 지위도 있겠으나) 한국 사람들이 미국과 비지니스를 함에 있어 절로 겸손하고 열정적인 한인들의 미덕을 보여주게 만들었고, 많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냈습니다. 아마,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한 한인 사례가 나오겠지요.


반면, 중국 시장은 (사실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살았던 시절은 반세기 정도 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쉽다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중국이 G2를 논하고, 내수 강화로 외국을 견제하고 있는데,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당연히 게임이 되지 않는 시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쑤시개론이 성행한다면야 그건 필패의 인식이라 생각합니다. 세탁소로 시작한 미국 시장의 인식은 "인정"이자 리스펙트였습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도 리스펙트 하는 시각을 갖는 것이, 중국에서의 사업이 성공하는 방식이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시장을 리스펙트하지 않으면 서울 바닥에서도 성공하기 쉽지 않지요.


그래서 이상합니다. 왜 한국 사람들만 유독 중국 시장이 쉽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제 중국 시장은 어려운 시장이 되었습니다. 우리만 중국을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 일본, 유럽의 모든 high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도전을 하고 있고, 중국 내부 브랜드들의 성장 역시 무섭습니다. 안되면 막아버리니까요(페북이나 인스타나 유튜브나..케이스는 많지요. 그러니 틱톡이 생기고, 뭐가 생기고..) 중국을 조선시대처럼 사대하듯 바라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동등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미국에서, 일본에서 X빠지게 경쟁하듯, 이제 중국에서도 그 정도 경쟁해야 한다는 마인드셋이 있어야 이제 기회가 생깁니다. 말 그대로 (이제 인구가 15억이 되었으니) 15억의 브레인과 싸워야 하는 시장이니까요.


+


요새 동남아가 핫합니다. 동남아를 직접 파기에는 너무 늦었기 때문에 저는 중국을 끝까지 파서 동남아로 연결되는 길로 가려고 합니다. 동남아 주요 기업들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 길도 그렇게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기도 하죠.


암튼, 2019년에 중국과 비지니스를 하시는 모든 분들께 사업운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잘 해볼랍니다.


가즈아!!

매거진의 이전글 정답러가 주변에 있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