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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모니카 Mar 10. 2021

'당기시오'

별 일 아닌 거죠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문에 '당기시오'라고 써 있어서 당겼더니 안 열리고, '뭐야?'하면서 밀면 어이 없게 열릴 때. 아니면, 당기라는 쪽은 잠겨 있고 반대쪽 문이 열려 있기도 하고요. 되게 웃긴데, 생각해보면 또 되게 흔한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은 그런 일을 겪어도 그 순간만 지나면 다 까먹어. 별 일 아닌 거죠, 뭐.

멀어지는 순간에도 온도를 매길 수 있다면, 우리도 딱 그 정도지 싶어요. 별 일 아닌 온도. 미지근한 대충 그 정도. 체온 그 언저리.

그래도 나는 역시 그것조차 좋았다고 생각해요. 유난 떨며 안녕히, 잘 지내시란 말보다는 일상의 안부를 물으며 등을 돌리는 편이 더 자연스러우니까요. 다시는 서로 안부를 묻고, 또 그에 답할 일이 없을 걸 알면서도 소란스럽지 않게. 이것도 별 일 아니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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