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담 말고 노욕
연휴가 끝나갑니다. 연휴 뒤에는 출근입니다.
연휴 이후로 미룬 일들이 산적합니다. 우울합니다.
출근 걱정으로 인한 우울감에 지배되지 않기 위해, 뜬금없이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질문하기를 좋아합니다. 심지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많이 합니다.)
‘너는 25년 추석연휴 이후로 어떤 직장인이 되고 싶으냐?’
제가 답했습니다. 제가 묻고 제가 답했습니다.
‘저는 남욕(험담)을 하지 않는 직장인이 되고 싶어요.’
사실 저는 회사에서 남욕을 하지 않기 위해 은근히 노력을 많이 합니다. 만약 노력하지 않는다면 입만 열면 남욕할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 노력의 결과로, 저는 가급적 저보다 직급이 낮은(혹은 월급이 적은) 분들의 욕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저는 그분들에게 만족하는 편입니다. 저도 월급이 적지만 저보다 더 적은 월급을 받는 분들이 그 정도 일을 한다면, 대만족이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성과가 나은 분들도 많습니다. 아... 그 분들이 제욕을 하려나요...)
하지만 저는 저보다 직급이 높은(혹은 월급이 많은) 분들에게는 거의 만족하지 못합니다.
‘아니, 저 월급 받고 저 정도밖에 못하나...’ 대부분 이런 생각입니다. 하지만 직급이 야쿠자라고, 앞에서는 티를 낼 순 없습니다.
그래서 뒤에서 욕을 합니다. 그것도 아주 찰지게 욕을 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욕을 해봤자 결국 남는 것도 없고, 내 입만 아프다는 걸.
게다가 그 욕을 하는 동안, 내 마음은 점점 병들고 있다는 걸요. 결국 남욕은 ‘남의 단점’을 이야기하는 척하면서 ‘내 마음의 불만’을 돌려 말하는 행위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내일부터 안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제가 완벽하게 달라질 리는 없습니다. 아마 첫 출근날 오전 회의만 지나도 속으로는 다시 '(욕) 시작'할 겁니다. 그래도요, 그 다짐 하나로라도 조금은 나아질 겁니다.
이번 추석 이후로 저는 욕을 줄이는 직장인, 대신 웃음을 늘리는 직장인이 되어보려 합니다. 왜냐면 욕은 쉽게 전염되지만, 웃음은 더 멀리 퍼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