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의 가을 Autumn in California
굿모닝 비숍 Bishop and Mammoth..
어릴적부터 단풍구경은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이 가는 여행인 줄 알았다. 쉰넘고 예순넘어 시간도 많고, 식물과 새를 좋아할 나이가 될때 가는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또한 단풍은 한국이 최고지.
건조한 이 곳 캘리California에서 한국처럼 환상적인 단풍이 있을리 없고, 비숍으로의 단풍 여행은 유명했지만 가 볼 생각이 단 1프로도 없었다.
더불어 비숍과 40분 정도 떨어진 매머스. *매머스 스키장은 미국에서 가장 큰 스키장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곳은 언제나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타러 가는 곳이지 가을 구경을 하러 간다는 생각은 한적이 없었다. 코비드 전에는 매머스에 푸른 나무와 눈이 없는 마른 바닥을 본 적이 없었다. 항상 눈으로 가득한 하얀 매머스만 봤던 것이다.
그러던중,, 2020년 가을.
코비드 때문에 집안에만 있다가 갑갑함에, 사람들이 드문 곳을 수소문하다가 가본 곳이 가을의 비숍과 매머스. 코비드가 여전히 위험할 때라 갈 곳은 많이 없고, 안전한 지역을 찾아 바람쐬러 왔던 곳이 이 곳이였다.
그때 그 곳에 감동했던것 같다.
항상 친하게 알던 사람이 어느날 낯선이처럼 달라 보이는 경우가 있는것처럼 그 장소가 그랬다.
눈이 전혀 없어 곤돌라의 와이어가 전기줄처럼 훤히 드러나 보이고, 스키복을 입은 많은 사람들과 모닥불 그리고 고소한 팝콘향이 가득했던 광장은 휑했다. 대신 맑고 청정한 공기와 하늘, 침엽수 사이에서 노란빛을 뿜어내는 낙엽들이 눈길을 끌었다. 덜 갬성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아이일때 보던 달력 속 풍경 사진 같았다. 바람 한점 없어 흔들리거나 떨어지는 나뭇잎이 없이 그대로 정지되어 있는 풍경.
한국처럼 알록달록 화려한 낙엽들이 수북히 넘쳐있는게 아니고, 드문드문 몰려 오렌지빛이나 노란빛을 띠고 있으니 더 시선이 집중되어 포인트가 되고, 또한 바위산과 침엽수들 사이에서 버티고 살아있는 모습도 기특해보였다. 가벼운 하이킹을 하고 난 후도 기분이 좋았다.
당시 좋은 기억으로 아쉽게 주말 여행을 하고 왔기에 다시 가고 싶었다.
코비드 덕분에 차로 여행할 수 있는 지역중에 좋은 곳 하나를 찾은거 같았다.
그리고 올해 이주전, 다시 돌아가보았던 곳.
비숍은 한국으로 치면 민박이나 작은 숙소들이 있기에 그냥 매머스에 있는 깨끗하고 믿을만한 호텔로 가서 묵었다. 당시 큰호텔들은 그나마 스팀으로 청소하고 리모컨을 살균 후 따로 포장해놓는등 나름 위생관리를 잘 했는데, 작고 프라이빗한 산속에 있는 숙소는 여전히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여행에도 매머스에 숙소를 잡고, 근처에 호수가를 빙 돌 수 있는 산책로를 걸었다. 대학생 같아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혼자 혹은 두세명 그룹으로 하이킹이나 산악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출발을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이미 여러번 온 사람들인양 지도나 네비도 필요없이, 헬멧에 카메라 달고, 호수가의 자연 컬러 톤과 비슷한 컬러톤의 복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가는 모습이 세련되어 보였다. 멀끔한데 틔지않으면서 그곳과 함께 어울리는..
싸늘하지만 가을의 향기를 품은 공기와 푸르른 하늘, 그리고 바위산과 어울려진 노란 낙엽들,, 이 있는 자연속으로 자유로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요즘 MZ세대들은 캠핑도 등산도 많이 하지만, 나의 세대는 나 포함 그런 취미를 가진 친구들은 많지 않았다. 또한 아쉽게도 이젠 체력적으로도 산악자전거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레져스포츠이다.
부러움의 눈을 돌려 멀리 호수를 바라보았다. 나와 일행은 큰 호수를 끼고 천천히 한바퀴를 돌았다. 호수는 마치 화가의 그림처럼 지상의 모든것들을 그대로 반사시켜 아름답다.
걸으며 사진도 찍고, 스쿠터를 타기도 하며, 그렇게 크게 한바퀴 돌고나면 몸이 건강해진 느낌이다.
매머스 지역에는 호수가 많다. 근처에 탠트 캠프장과 RV캠프장이 있고, 하이킹을 하고 산악자전거를 즐기며 호수에서 카누나 보트도 탈 수 있다. 근처 호수중 메리 호수Lake Mary가 가장 크고 주변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다.
비숍Bishop
비숍은 매머스에서 30-40여분 정도 운전해서 내려온다.
그곳 다운타운에서 요기를 하고, 맛난 육포 Beef Jercky를 사서 산으로 운전해간다. 주로 10월 초중반이 낙엽이 절정이라고 들었는데, 올해의 경우는 가뭄이라 그런지 둘째 주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낙엽이 좀 더 일찍, 그리고 검게 변하면서 떨어지는 모습에 조금 안타까웠다.
반면 2020년도에는 10월 말경에 갔었는데도 낙엽이 꽤 있었었다. 올라가는 길은 벌판이다가 갑자기 낙엽진 가로수길을 맞이한다. 그러다 또 벌판. 그곳에는 에스펜델 Aspendell, 사브리나 호수 Sabrina lake, 노스레익North Lake, 사우스레익South Lake등이 있고, 그 외에 개인의 일정에 따라 다른 여러 호수들을 들리거나 근처에서 하이킹을 계획하면 좋을거 같다.
오후 4-5시만 되어도 구름이 해를 가리면 춥고 어둑하므로 두터운 쟈켓을 가져가야한다.
이 근처에도 RV캠프나 일반 캠프장이 있고, 애스펜델에 숙소도 잇다. 그곳은 많은 낙엽나무들에 둘러 쌓인 아름다운 모습의 타운인데, 오래된 산장 느낌이다. 그곳 주변을 산책해도 괜찬을거 같다.
(인생샷을 건질지도 모른다.)
앞서 이야기한듯이 바위산과 어우러진 단풍 경치가 이곳이 인상적인 이유인듯하다.
캠핑족이라면 이 지역을 많이 강추하고 싶은 지역이다.
여러 주요 포인트를 구경하고 단풍놀이를 즐기고 내려오면 출출할때,
100년넘은 빵집 에릭샤츠 Erick Schat's Backery를 들러 샌드위치를 먹고, 그곳 시그니처빵들과 잼들을 쇼핑하여 돌아가면 금상첨화다. 겨울에는 스키장 가는길에 항상 들러 빵을 여러개 사 가서 여행동안 먹고, 다시 내려오면서 주변 지인과 내것을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시그니쳐빵 외에 몇개 입맛에 안맞아 실패하기도 했지만, 시그니쳐 빵인 Original Sheepherder 식빵은 일단 사길 권해본다.
사실 베이커리내 사람들이 너무 많고 샌드위치 줄도 길어서 여유롭게 빵쇼핑을 즐긴적은 없지만, 갈 때마다 이것저것 사람들 틈 사이로 새로운 빵을 집어와 맛을 시도해보는 재미가 있다.
좀 더 든든한 음식을 먹기 원한다면, 빵집 건너편 바베큐집 홀리 스목 텍사스 스타일 바베큐 Holy Smoke Texas style BBQ 도 그곳에서 맛집이다.
캘리포니아의 가을은 비록 4-5시간 운전해야하나 LA 근교에 낙엽이 있는게 어디냐만은,, 크고 웅장하고 사람들로 인해 바쁘지 않아서도 좋다.
사실 집으로 돌아올때면 한국의 알록달록한 단풍이 그립다. 한국의 높은 가을하늘과 금빛 은행나무, 수채화 물감으로 흐트러 놓은것 같은 울긋불긋 한국의 수북한 단풍. 그렇게 오랜만에 향수를 느끼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10월이라 할로윈에 관련된 글을 적으려 했는데, 가을이란 주제로 급히 바꾸어봅니다.
이태원 압사사건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카같은 어린 친구들이 쓰러져간 사진과 뉴스를 접하며 슬퍼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그 아비규환속에서 최선을 다하시며 고생하셨던 많은 분들의 마음과 정신이 더이상 힘들지 않으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 매머스 스키장은 다음에 레익타호와 함께 스키장 가이드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