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발견-이봉호
자신만의 단단한 취향을 가진 이에 대해서 편견을 가진 사회는 위험하다. 오로지 평균치의 정서와 인성, 폭력적인 문화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편견사회에서 취향의 다양성이란 탄압이나 차별의 대상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고루하고 건조한 평균치의 인간만이 득세하는 비극이 연출된다. 장담컨대 취향을 무시하는 사회에게 미래란 없다.
사람이란 딱 읽은 만큼만 세상을 본다. 그 너머의 세상에 대한 관심이나 식견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정답을 가둬놓고 먼 길을 돌아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독서에 있다. 양서니 악서니 하는 구분도 책을 접해야만 가능하다. 독서 없이 변화와 가치를 논하는 것은 지독한 난센스다.
스스로 납득하기 위한 삶을 위해서라고 말하면 조금 거창하고 그저 대열에서 조금 벗어나 길가의 돌멩이를 톡톡 걷어차며 조금 한적하게 걷고 싶을 뿐이었다. 경주마의 안대를 붙이고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인생이란 철 지난 옷을 입고 비 오는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다.
나는 생에 대하여 단거리 주자도 장거리 주자도 아니었지만, 때로는 하염없이 전력 질주해야 했고 때로는 터벅터벅 신발을 끌며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소실점이 사라진 그림처럼 원근은 모호했으며 결승점은 언제나 언덕 너머에 있다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