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이 사라졌다
글이 안 써질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조금 전 업로했던 한 편의 글을 올리기까지 두 가지 질문이 나를 괴롭혔다.
"올릴까?, 말까?"
고민 끝에 글이 정체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여 있는 물이 오래되면 썪게 마련이듯이 이미 써놓은 글마저 통째로 갈아엎고 싶어질까 봐 발행 버튼을 질끈 눌렀다. 몇일 동안 딱딱한 문체만 써진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뜯어 봐도 문장 표현력은 고작 "사과는 빨갛고 맛있다" 정도가 전부이다. 평소에 책을 읽다가 참신한 소재나 좋은 문장이 떠올랐던 경험이 있어 노트북을 잠시 덮고 독서에 몰두해 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다채로운 글감과 창의적인 문장들이 넘쳐나는 작가들이 지금은 몹시 부럽다. '글이 안 써질 때'를 검색해 보니 안 써져도 일단 앉아서 꾸준히 써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머리가 하얘지고 문체는 더욱 간결해지고 만다.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다. 다른 문화 생활 없이 글쓰기와 책에만 몰두해서일까. 잘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일까. 긴 백수 생활에 나도 모르게 찾아온 무기력함이 원인일까. 글을 알면 알수록 글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