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과장입니다. 2
대학교 생활을 해보면서 들은 선배들의 이야기, 백수 였을때 들었던 친구들의 직장 생활, 사람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했던 말은 '지금까지 배운 것과 회사, 사회는 다르다.' 였다. 공감이 안되지만 지금은 너무나 공감이 되는 말로 희대 명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학창 시절 배웠던 여러 과목과, 대학교 때 배운 전공도서 등 사회에 나가면 얼마나 활용하며 쓸까? 절반이라도 쓴다면 많이 활용한 거라 할 수 있다. 거의 활용하기 보단 다시 취업한 곳에 맞춰 새로 배우는 막내가 된다.
큰 포부를 가지고 입사해도 내가 배운 건 우물 안 개구리 였고, 사회와 직장은 많이 아주 많이 달랐다.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 포지션은 디자이너, 중소기업이지만 디자이너가 필요해 친구 소개로 디자이너로 입사를 하게 되었고 첫날 했던 업무는 CS였다.
조금 더 말하면 중소기업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전공과는 관계없이 여러 일을 해야 하고 하게 된다. 할 수 밖에 없다. 단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장점으로는 여러 업무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그래서 디자이너지만 CS 업무가 주 업무가 되었고 부 업무는 포장, 배송, 그리고 마지막이 디자인이었다.
디자인 전공을 하고 4년간 배운 것을 2년간의 백수생활로 그냥 알고만 있다 정도였던 내게 디자인으로 미친듯한 디자인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입사 후 CS 업무로 1년 반 이상을 하면서 보내게 되었다. 계속 일을 하면서 내게는 그래도 4년간 대학을 다니면서 디자인을 살리고 싶었고 후임이 생기면 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말에 기다렸다.
2년 가까이 다니고 사람을 더 뽑게 되었는데 뽑는 직군은 디자인, 입사를 한 사람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나는 여전히 CS 업무를 하게 되었다. 익숙해서 인지 여전히 나는 디자이너가 아닌 CS. 물류 이쪽에서 일을 하고 고 있었다.
CS 업무 외에도 물류도 그 외 작은 디자인도 하고 그랬지만 회사는 나를 디자이너로 보지 않았다. 몇 번 말을 했지만 이미 정해져 버린 파트에서 말을 하고 나서 생기는 추가 업무, 마케팅. 왜 말해서 더 업무를 하게 되었는지 차라이 말을 하지 말껄 하는 생각도 헸는데 결국은 마케팅도 하게 되었다.
와 너무 좋아 죽을 거 같다. 하는 업무에서 또 업무가 추가 되고 다른 분야도 조금씩 찍먹을 하지만 주 업무에서 계속 부 업무가 늘어만 가는 상황이었고 3년쯤 되었을 때 드디어 CS 업무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CS 업무에서 벗어나니 회사는 다른 여러 업무를 주었고 점점 다른 업무도 할 줄 아는 만능이 되어 가고 있었다.
밑에 직원이 빠져도, 위에 상사가 없어도,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어느 파트에서든지 할 수 있는 내가 되었고, 그만큼 신경 쓸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았다. 내 주 업무는 마케팅이라고 한다. 분명 마케팅이 맞는데 사람이 없을 때마다 그 업무는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내 업무가 되면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은 내가 배운 것을 써먹는 스페셜 리스트가 아닌 필요한 곳에 쓰이고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한 곳이다.
내가 알았던 사회생활과는 거리가 멀지만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CS도 물류도, 마케팅도, 가끔은 회계도 하고 지금의 나 자신을 보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라는 말보단 다른 생각이 난다.
정말 선배와 친구 말처럼 직장과 사회는 다르다. 경험자 말을 무시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