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과장입니다. 1화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수능은 어떤지 대학교는 갈 수 있는지. 취업은 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고민을 하면서 지난 10대와 20대를 보냈었다. 수능이 안 나오면 군대라도 가야 했었고 취업을 해야 하는 플랜 A와, 대학교를 가면 보다 자유로운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취업은 늦더라도 대학을 나왔다는 간판이 생기는 플랜 B 까지 2가지 방향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지 생각해 봤다.
운이 좋게도 플랜 B가 되고 대학교 4년을 다니게 되었고 학창 시절에 친구들 중 일부는 군대를, 누구는 2년제를 다니면서 있었을 때 나는 아쉽게도 장학금을 받고 싶지만 못 받았고, 대학교 시절을 10대보단 자유롭게 경험하면서 보냈었다.
대학 생활은 작은 사회와도 같았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오고, 그 안에서 치열한 경쟁도 있고, 뜨거운 우정보단 불타는 학점과, 청춘, 그동안 공부를 했던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듯 진정한 욜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학시절에 만난 친구가 있는데 나에게는 학창 시절 친구만큼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만나는 베프가 생겼다. 군대도 같은 시기에 들어가고 같은 과였기에 졸업도 같이 하자며 의기투합하고 나의 대학 생활은 이 친구의 영향이 컸다. (지금도 서로 생일때마다 만나는 인생친구다.)
대학교를 다니게 되면 졸업을 앞두게 되면서 고민을 하게 된다. 더 공부할지 사회로 나갈지. 나는 제 3의 선택을 했다. 취업도 안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10대 때도 공부만 하며 달려오고 20대는 자유로웠지만 자유롭지 못했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었고 부모님과 얘기하여 졸업 후 1~2년을 쉬기로 했다. (부모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지만 앞으로 30년 이상 일할 텐데 20대 청춘 중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나는 쉬었고 친구는 직장을 다니고 그렇게 쉬게 된 지 2년 처음에는 막막함과 불안감, 이제 OO 대학교 학생 아무개가 아닌 백수가 된 나.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도 시간대가 다르고 아직 학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와 직장인이 돼버린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보고 백수를 청산하기로 했다.
취업은 쉽지 않다. 그런데 또 어찌 보면 쉽다. 비록 백수였지만 중간중간 알바도 하고 서비스직으로 일도 하며 살아왔는데 어디든 길은 있다. 마음을 먹고 입사 하고자 이력서를 써보지만 지난 2년간 백수생활로 올릴만한 것이 없던 현실적인 상황에서 내 전공을 살리고자 회사 문을 두드렸다. 졸업생이면 달랐을까? 백수여도 공부를 놓지 않았으면 달랐을 텐데 취업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어디든 좋으니 취업만 하고 싶었던 내게 오랜만에 연락한 대학교 친구가 다니는 회사에 면접 기회를 얻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게 17년 4월 내 입사일이자 아직도 다니고 있는 중소기업 회사 과장인 나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