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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바 May 01. 2018

고젝 없이는 못 살아

인도네시아 최고 어플 GOJEK

고젝은 어떻게 중국의 웨이신(WeChat) 화가 되어 가고 있을까? 다른 점이 있다면 웨이신은 채팅앱으로 시작되었고 고젝은 오토바이 택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오토바이 택시를 칭하는 '오젝'과 영어의 'go'의 합성어이다. 2010년 허름한 사무실 하나를 빌려 담배를 돌리며 기사를 섭외하고 전화기로 오더를 받는 콜택시의 시스템으로 시작된 고젝이 어플을 론칭한 것은 불과 3년 전.


미비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교통체증으로 인해 이러한 오젝은 생활과 뗄 수 없는 교통 서비스다. 자카르타에서 걸어서 10분 걸리는 곳을 한 시간 동안 차를 타고 가는 것이 흔할 만큼 전 세계 최악의 교통 체증을 겪는다. 3년 전 이 어플은 길거리로 나가 오젝을 섭외해서 이용하는 대신 클릭 몇 번으로 그들을 부르고 실시간 위치와 요금까지 정해 주니 흥정을 할 필요도 없게 해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주 쉽고 간단해졌다.


초창기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어플의 라이더들에게 고젝의 칼러와 로고가 선명한 재킷과 별도의 헬맷을 지급했다. 라이더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이 되었다. 바로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와 물건을 운송하는 서비스가 이어졌다.  론칭부터 해도 별도의 전자결제 시스템은 없었다. 충전을 통한 이머니로 사용이 가능한  일명 '고페이'를 이용한  시스템을 도입할 당시 고 페이와 현금 결제의 차액이 커서 유저들이 고페이를 이용하게끔 유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각의 분야에서 1등으로 불리는 택시, 음식 배달 등의 어플이 별도로 존재하는 반면, 고젝은 오토바이 택시를 시작으로 하나씩 서비스를 확장했다. 오토바이 택시, 음식 배달,  대형 운송 서비스(트럭)와 마트 배달과 마사지, 집 청소, 출장 미용서비스, 차량 점검  같은 서비스다. 고 페이가 자리를 잡자 이머니를 이용한 전기요금이나 케이블 TV 요금 같은 페이도 어플 내에서 직접 가능해졌다. 영화관의 티켓을 끊을 수도 있고 핸드폰 요금의 페이도 가능하다. 이제 약들도 고젝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이런 확장성은 오토바이 배달을 시작으로 오토바이라는 매개로 할 수 있는 모든 배달 서비스를 아우르고 고 페이를 통한 모든 결제를 할 수 있는 연계성이다.


이러한 고젝 만이 가진 확장성은 별도 독립 어플을 가지고 있는 블루버드 택시마저 하나의 서비스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했다. 블루버드 어플이 애초에 편리성이 떨어지는 구성이기도 했지만 다수의 사용자를 가진 고젝의 카테고리를 이용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2015년은 고젝이 미친 속도로 발전을 한 연도이다. 론칭하자마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사용자와 덧붙여지는 서비스는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업그레이드를 거듭했다. 하지만 서비스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아이콘으로 표기되는 처음 화면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이런 어플에 잠깐 시련이 있었다.     IT 서비스에 이해도가 떨어지는 운송서비스 근로자들이 고젝이 염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신의 시장을 빼았는다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몇 차례 집회가 일어나고 어플을 쓰는 라이더들의 통행을 금지하 거다 싸움도 일어났다. 2015년 인도네시아의 교통부 장관은 온라인 교통 서비스를 금지를 발표한다. 그러나 이것은 금세 없던 일이 된다. 인도네시아의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의 IT육성 산업에 반하는 발표였기 때문이다.  


고젝은 이 사건 4개 월후, 우버나 그랩 택시와 같은 ‘고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5년 많은 온라인 교통 어플들이 기존의 택시나 운송 근로자들과의 부딪힘을 겪고 있었다. 특히나 우버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어플을 쓰면 인도네시아의 도움이 안 된다거나,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다는 루머가 돌며 반 우버 운동이 펼쳐지기도 했고,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그랩 택시 역시 인도네시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서는 부대낌을 겼어야 했다. 그래도 공식적으로 동남아 연합의 모든 사업들은 연합 내 국가의 사업에 협조해야 하므로 공식적으로 우버보다는 그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고젝의 매리트는 여기서 빛나기 시작한다. 고 는  인도네시아의 우버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 일반인들은 고젝은 인도네시아 회사로 인지하고 받아들였다. 이미 우버나 그랩이 민족주의의 테두리에서 부대낌을 겪으며 자리를 잡은 데다가 고젝은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것이라는 인식은 기존 그랩을 사용하던 유저들을 대거 이동시켰다. 처음 고카를 런친하면서 나머지 두 개의 어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을 모았다. 초창기에는 그랩과 고카를  같은 거리 기준으로 부르면 보통 요금의 30프로 정도 저렴했다. 현재의 거의 같은 요율이다.


여기에 그랩과 우버에서만 작동하던 어플 내 채팅 기능이 추가되면서 고젝의 고카는 날개를 달았다. 우버는 최초 사용자에게 1만 원 정도의 쿠폰을 주면서 사용을 유도했다면 고젝은 수시로 무료 쿠폰이나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그것도 영리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공지를 통해 쿠폰이 날아온다고 해도 바로 자동 삽입이 아니라 공지 내의 쿠폰 번호를 입력 함으로 할인을 받게 한다.

현재 고젝은 모든 서비스가 모든 도시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는 않다.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현재도 도시별로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서비스도 자카르타와 발리에서는 되지만 반둥에서 안 되는 것들도 있다. 그랩이 사용요금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그 포인트를 재사용하게 한다면 고젝은  사용할 때마다 '플레이 토큰'을 준다. 화면의 토큰을 돌리면 1점부터 15점까지의 포인트중 하나가 자동으로 선택된다. 이렇게 모은 포인트로 바우처를 얻을 수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의 할인이라던가 음식점 무료 쿠폰 같은 것들이다.


이 서비스는 실제 포인트를 이용하기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바우처 리스트를 통해 입점된 점포들의 광고 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 원하는 물건을 얻기까지의 포인트 숫자도 상당히 높거나 거리가 있기 때문에  바우처의 제공자가 사실 손해 볼 일은 없다. 그래도 편의점은 자잘한 음료수의 할인부터 온라인 쇼핑몰의 할인 쿠폰들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에게 실용성이 있어 보여 충성 고객 노릇을 자처하게 된다.


그다지 크게 사용할 일이 없는 포인트들이 모여 가자 고젝은 영리하게 포인트 소진 작전을 쓴다. 앞에서 말한 사용 횟수에 따라 토큰을 돌려 높고 낮은 포인트를 얻게 하는 약간의 사행성이 있었다면 모은 포인로 호주 등의 여행권에 응모하게 만든다.


현재 고젝은 명실상부 인도네시아 어플 1등이다. SNS와 웹브라우저를 빼고 나면 9등의 자리에서 1등이 된다. 오토바이 택시는 잊어도 된다.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음식을 배달해 먹고 물건을 보내고 맛사지사를 집으로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아, 고젝은 돈도 이체해 줄 수 있다 어플 간으로 말이다. 전화번호만 있으면 내 계정에 있던 고 페이(이머니)를 원하는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전송 가능하다.

중국에서 웨이신(WeChat)이 모든 것을 통합해 냈듯이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모든 것들을 고젝 하나의 어플로 장악해 가고 있다. 가끔 업데이트 때마다 생활 기반 서비스들을 고 라이프라는 별도의 어플로 뺐다가 통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상당의 유저들은 고젝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워졌다.


물론 인도네시아에는 메이드와 운전기사의 문화가 있고 천 원 정도이면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미 정해진 금액을 파악할 수 있고 배달자가 실시간으로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고젝의 편리성을 맛보았으니 이미 고젝은 별다른 큰일이 있지 않는 이상 웨이신만큼의 성공을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한다.


인도네시아 역시 아직도 자기 이름 밑으로 은행 통장이 없는 이들이 많다. 통장을 빌려 쓰는 대신 이제 고젝 어플을 빌려 쓴다. 이전 편에서도 말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중간 단계가 없다. 늘 건너뛰기를 한다. 비디오테이프 없이 DVD로 데스크 탑 없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한다.  


사실, 인도네시안이 굳게 믿고 있는 인도네시아 기업, 고젝을 움직이는  마카림(Nadiem Makarim)은 싱가포르 국적이다. 마카림을 제외한 나머지 창업자 2 명 역시 외국인이다. 다만 마카림의 외조부가 인도네시아의 독립 운동가로 유명 한 사람이고 아버지 역시  인도네시아인이자 하버드를 졸업한 변호사이다.   사용자들이 외국계 기업이라고 미워하던 우버와는 다르게 자국 내 기업이라고 치켜세운다.


인도네시아는 민족주의 국가이다. 300여 개의 민족과 700개 이상의 지방어, 1만 7천 개의 섬이 모여 만들어진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 국민임을 한껏 내세우지 않으면 통합이 힘들기 때문에 이들은 인도네시아 국민임을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게 교육 받았다.  이것만이 이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당히 내로남불의 성향도 있다.


올해 3월 초, 고젝의 몇 년 안에  IPO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발표되었다. 이미 어플을 론칭한 1년 후인 2016년에 회사 가치를 $1.8 billion(CB Insights in 2016)으로 평가받았다. 고젝은 아직 인도네시아에서 최고를 찍지 않았다. 어플을 론칭하지 않은 무수히 많은 도시들이 기다리고, 이미 론칭을 한 도시들에 새로운 서비스 카테고리들을 추가해야 한다. 아직 이들의 최고는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도까지 진출했다. 전 세계의 인구 순위 2등의 인구와 4등의 인도네시아를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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