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austin, onething
작년 말, 내 우주가 흔들렸다.
화성까지 날아가 모든 것이 내려다 보이는 현상을 경험했다.
일상은 그대로인데 세상의 모든 인과 관계가 보이고 느껴지는 듯(!) 하는 시점과 마주했다.
'사고가 났나?'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곳이 실제일까?'
'영화처럼 병원에 혼수상태로 누워있고 영혼만 존재하는 것일까?'
샤워기를 최고로 차갑게 틀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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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웠다.
뺨을 때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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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다.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에 사무쳐 하루 종일 허둥지둥, 이것 저것, 이리 갔다 저리가 길 반복하다 퇴근길,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나 자신과 만나게 되었다. 남는 것은 상처 투성이가 된 마음과 떠나간 이웃들, 멈추어 버린 꿈 등이 있었다.
<the onething>. 한국어판으로는 <원씽>.
모임을 앞두고 가볍게 들었던 책. 100가지 권하는 사회에서 1가지만 하라는 가벼운 첫 느낌과 달리 읽는 동안 소름 끼치는 기억에 파고들어 실패했던 이유와 생생히 조우하게 만든 묵직한 책이다.
구멍 난 뇌를 채워가면서 재기의 발판을 연신 닦으며 최종 목적지에 대한 지도 한 장은 스스로 그리고자 했던 나. 프레임에 갇혀 책의 메시지를 왜곡하는 자기 합리화에 빠지지 않기 위해 리드포액션에 자주 참여했다. 리드포액션, 말 그대로 행동을 위한 책 읽기를 뜻한다.
난생처음 본 나와 상관없는 불편한 책들을 수두룩하게 추천한 코치의 조언으로 '심리 치료 센터나 병원에 가는 것보다는 나아.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터득해서 나 같은 사람들과 같이 일어서는 거야.'라는 결심을 했던 것이 벌써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책을 읽는 것뿐이었을 때부터 나의 원씽은 블로그에 정리하며 알게 된 것을 구체화하는 작업이었다. 모호했던 세계관이 한 평 두 평 지경을 넓혀나가는 기분이 들었고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스스로 다리를 건설해 나가는 것을 다음 단계가 보이고....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식이다.
데드라인 없는 프리랜서의 삶이 계획표대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고마운 조력자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그렇게 다시 일어나 걸으며 보게 된 이름, 게리 켈라와 제이 파파산, Austin, Author, onething.
첫 장부터 멈칫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나와 비슷한 패턴으로 망해가던 게리 켈러와 그의 과거 회사 이야기. 성공에 중독된 시선으로 자신과 일을 대하는 방식 등이 상당히 닮아 있었고 차이점은 그가 먼저 겪었고 헤쳐 나왔다는 120% 해피한 시나리오다.
좋은 코치를 만나 룰을 만들어 해쳐 나왔고, 자신의 사업을 재기시켰으며 인생의 중요한 일로 '교육'으로 정해 힘을 집중하는 원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시선에서 <원씽>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재기 교과서이자 성공 중독자들의 치유책이 되기에 아주 알맞다.
특별히 한국 독자들에게 쓴 메시지가 위안과 용기를 북돋워준다.
"그래, 나는 살아있고, 미치지 않았어.
성공한 사람들이 모두 이런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구나. 큰 그림을 잊지 않고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서 내가 나를 보살피고 챙겨주는 마음을 의지력으로 갈고닦아보자. 그걸 진정성 있게 나눌 때 두 배 세 배로 이루어져. 바로 그거야."
딱 이거다.
큰 그림(큰 원) :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작은 초점(원 안의 하나의 점) : 지금 당장 시작할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인가?
가장 큰 목표를 정한 다음,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매일의 초점 탐색을 통해 이른 시간에 그 일을 해내고 나머지는 긴장을 풀고 자유를 허하고 우리의 건강과 가족과 시간을 보내라는 것. 의식적으로 일을 줄이고 큰 그림 속 하나의 초점을 향해 매일 그 일을 해내는 힘을 이야기하고 있는 원씽.
위대한 성과는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생각을 매일 아침마다 의식적으로 하다 보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도미노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제대로 된 하나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을 쓰러트릴 수 있다는 점. 뒷받침하자면, 1983년 과학자이자 작가인 론 화이트헤드는 <미국 물리학 저널>을 통해 도미노 하나가 줄지어 선 다른 도미노를 쓰러트릴 뿐만 아니아 훨씬 더 큰 것도 쓰러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 개의 도미노는 자신보다 1.5배가 큰 것도 넘어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도미노를 예로 든 원씽의 메시지는 날카롭지만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강력하다. '오호라, 하루에 하나씩? 그까이거 해보지!' '성공'에 중독되어 있던 나는 일과 나를 동일시하던 괴로운 때를 떠올렸다. 그런 생각이 인간적인 삶에 피를 말리고 생기를 빼앗아 가는 줄 몰랐다는 사실부터 다시 깨달아야 했다.
성공의 불도저 차량 운전자가 나였다면, 나는 초보인 주제에 30km 서행이라 적힌 학교 앞 거리에서 300km로 주행하는 그 꼴이었던 것 같다.
여기, 가장 먼저 뜨끔했던 6가지 리스트를 읽어보자. 참고로,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야근과 철야를 밥먹듯이 하는 스타일이라면 이 리스트를 체크해 보시길 바란다.
그는 책에서 이 잘못된 통념이 머릿속에 들어와 우리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원칙으로 자리잡기 일쑤라고 꼬집는다.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로 높이려면 이런 거짓말들을 몰아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아프지만 진실이다.
"내가 배운 성공의 핵심은 이렇다. 삶의 매 순간마다 가장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떳떳하게 "여기가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나는 내가 이 순간에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당신의 삶 속에 숨어 있는 모든 훌륭한 가능성들이 현실이 될 것이다. <원씽> 본문 중에서
앞서 이야기 한 내용들은 원씽의 1부 거짓말, 2부 진실이 전하는 메시지를 정리한 것이다. 거짓말에 속았던 나도 알겠고 진실을 바라볼 가이드라인도 이해했으니 이제 성과를 낼 차례.
3부의 타이틀은 위대한 결과다.
3장에서는 위대한 결과를 가능케 하기 위한 보다 근원적인 성공의 해부학 강좌가 이어진다. 바로, 매일의 중심에 목적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쉬운 방법으로 흔들리지 않는 초첨 맞추기 시술법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목적의식이 있는 도전과 그렇지 않은 도전은 옳곧은 길로 도달할 수 있는 동력이라는 사실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이다.
1일 1씽(?) 하기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달력에 X자 표시로 그 사슬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훌륭하고 엄청 쉬운 시각화 방법도 참고해 보자.
시간을 확보하는 달력을 만들 때 주의할 점
1. 휴식시간 확보하기
2. 단 하나의 일을 할 시간 확보하기
3. 계획할 시간 확보하기
이와 함께 우리의 집중력을 흐리는 4가지 유해 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것을 충고한다.
1. 벙커를 지어라
남의 방해를 받지 않을 장소를 찾아라. 사무실에 블라인드를 치고 접이식 가리개를 세울 것. 인터넷 브라우저를 모두 지우고 하는 김에 무선 네트워크도 다 삭제한 경영서 전문 작가 댄 히스의 예도 등장한다.
2. 물자를 비축하라
화장실 갈 때 빼고는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사무용품과, 재료, 간식, 음료를 벙커에 비축하라. 커피를 뽑으러 잠시 나갔다 오기만 해도 거기서 우리에게 무슨 일을 시키려는 사람을 만난다면 우리의 하루가 망칠 수 있다.
3. 지뢰를 찾아 없애라
전화기를 끄고 이메일을 닫고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빠져나와라.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의 관심을 100% 받을 자격이 있다. 참고로 내가 1일1씽을 시작한 뒤 전화기는 비행모드로 하고 있다.
4. 도움을 구하라
우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제 시간이 나는지 미리 알려라. 그들이 우리의 큰 그림을 알아보게 되면 그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이 일은 퓨처매핑과 결이 같다.
작가는 위의 4가지 상황을 설명하면서 시간을 따로 정해두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와 아니면, 자기 자신과 줄다리기를 해야 할 때마다 초점 탐색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한다.
"다른 모든 일을 쉬워지게 혹은 불필요하게 만들, 나의 시간을 보호해 줄 단 하나의 일은 무엇인가?"
해내기 위한 다양한 툴과 방식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 모두를 다 만나고 모든 것을 다 경험해볼 수는 없다는 점도 인정해야 했다. 나는 한 가정의 와이프이자 엄마, 여성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리더이자 사업가이기 때문에 시간은 금과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일로서도 성과를 내고 나를 바라볼 시간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신 새로운 방식이 본질적인지, 교육이라는 선을 향하고 있는지를 꼭 따져 본다. 따져 보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는 전직 기자, 에디터의 경쟁력이 여기서 나오니 믿어도 좋다. 궁극의 목적지를 정한 후에는 그저 묵묵히 하루라도 빨리 실행해본다. 정해진 날까지 해 보며 이리저리 체크하고 좋은 방법들만을 다시 편집해서 여러분들과 나누며 함께 이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책에서는 하나의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기까지 66일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당신만의 데드라인을 정할 때 참고해 볼 것.
그런 의미에서 효과를 본 것은
-함께 책 읽기
-나를 찾는 100일 메모 프로젝트
-온라인 채널에 서평 남기기
-1일 1 피드를 통해 일에 도움되는 정보 나누기
-길을 읽은 사람들을 알아보고 응원하기
정도 들이다.
어느 하나, 하루 이틀 사이에 바뀌는 법은 결코 없다. 카운트다운을 하고, 묵묵히 이어가다 만나는 사람들과 새로운 장소에서 매일 나의 단 하나를 꾸준히 세우는 것. 그것만이 도미노를 쓰러트리고 목적 있는 삶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그걸 아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서서히 넓혀가는 것은 축복이다. 나의 경우 하루아침에 세상이 뒤바뀐 것 같은 충격을 느꼈기 때문에 다시 일어나 한 발자국을 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더 큰 의지력이 생겼고 목적과 수단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은 이런 기분이 꽤 근사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글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 앞에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 되는 오늘. 2020년을 96일 앞둔 지금이 새로운 방법을 통해 여러분과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카운트다운이라고 생각해보자.
우연히 마무친다면, 일하는 여성들이 함께 탄 배가 순항중 임을 보고 응원해주시길, 또는 함께 떠나보는 용기를 내보시길 권한다. 아무래도 혼자서는 힘든 길이기 때문이다.
"이루고 싶은 일이 있으신 분, 함께 가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