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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미숙 Oct 11. 2021

걱정

명품보다 비싸니 함부로 하지 말 것.

걱정

1.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


2021년 감정 시상식. 

걱정 부문. 대상. 양미숙.


시상소감.


올 한 해 분에 넘치는 정. 그리고 그에 더한 불안까지...

제가 이런 걱정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지 참 얼떨떨한데요.

그래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괜한 걱정과 불안을 사서 하시는 바람에 저를 병들게 해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원망의 말씀을 전합니다.


먼저, 제가 아동학대라도 저지를까 걱정되는 마음에 CCTV까지 챙겨보시면서 저지르지도 않을 폭력에 대한 예방이라며 저를 감시해주신 분.


그에 보답하듯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우는 아이를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달라 아무렇지 않게 요구하시던 분.


두 분의 걱정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겁니다.


두 분이 밥상을 차려요. 저는 그저 안 먹겠다고 거절만 했는데도 이렇게 상을 받게 되더라고요. 두 분 덕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다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불행. 그 와중에 더 이상 불행하지 말라고 걱정보다는 믿음을 보여준 분들 때문에  더 이상 걱정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엄마, 아빠, 나 이대로 안 죽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친구야. 30대 암환자에게 더 짐이 되어

늘 미안한데 이제 걱정스러운 누군가가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양미숙.

당신은 걱정도 받고 스스로도 걱정하면서

왜 자신을 병들게 했는지 제일 원망스러웠지만

당신의 걱정의 걱정이 아니었다면

그냥 그 걱정 구렁텅이에서 자기 자신을 불행히 여기며 우울에 잠식당했을 거예요.  

스스로 벗어날 생각을 해 준 것에 감사합니다.


나는 살고 싶어요. 내가 원하지도 않는 걱정해주신 것. 다 필요 없어요. 그러니 이제 그만 걱정 좀 사서 해주세요.


이제 나에 대한 걱정은 대상의 품격에 맞게 비싸게 가격을 매길 것이니 함부로 하지 마세요.


2. 명품보다 비싸니 함부로 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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