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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미숙 Oct 03. 2021

용기

시작만 하면 무모해지고 책임지면 결과가 따를 것.

용기

1.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


서른 중반이 넘어서 용기를 내

새로운 길을 가고자 공부를 시작했고

계속 도전하고 있다.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주말마다 작가 아카데미 수업을 받고 있다.

기초반을 수료했고 바로 중급반을 지원해 수업을 시작했다.

시놉시스를 쓰고 대본 쓰기를 연습한다.

 

웹소설 연재를 시작했고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읽어주며 좋아요를 눌러주는 주변인들의 응원에 보답하고자

매일매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수정하고 다시 수정한다.


그런데, 용기를 내 시작한 일들이 요새 조금 버겁다 느낀다.


나의 하루는 아침 8시에 시작해 밤 12시를 넘겨야 겨우 끝나고

일과가 끝나야 잘 준비를 할 수 있다.

선미도 아닌데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차라리 잠을 줄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몸이 늙어가는지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가위에 눌리고 기가 딸렸다.

몸의 이곳저곳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루를 바삐 움직이는데도 몸무게가 늘었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체력이 떨어졌다.


용기 내 시작한 일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게 아닐까.

이건 용기가 아니라 그냥 무모하게 덤빈 게 아닐까


어느 날, 퇴근길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엄마는 옳다구나 하면서 대답했다.


"그러게 너는 왜 그렇게 어려운 길만 가는겨. 쉬운 길도 많은디"


엄마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번 추석에도 돈 많은 남자 만나 시집가서 편하게 살지

나이는 들어서 작가가 되겠다고 사서 고생을 한다고 말하던 엄마였다.


엄마로서 당연한 걱정이었다.  

이해했다.


"어려워도 가고 싶은 길이야. 그래서 갈 거야."

"그래..... 잘 되겠지."


엄마와 짧은 통화를 마치고 반성했다.


어떻게 용기 내서 시작한 일인데 버겁다고 칭얼거렸을까.


용기만 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용기 내서 시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용기에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래서 나는 내 용기에 책임을 지기 위해 오늘도 책상에 앉는다.


내 손가락이 물러 터지든 조회수가 터지든, 대본이 공모전에서 터지든


언젠가 터지겠지!!!!!!



2. 시작만 하면 무모해지고 책임지면 결과가 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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