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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풍회 Jul 07. 2023

미국간호사이민자남편

새로운 시작?

이민 초기에서 지금까지 6년이 넘는 기간이 흘렀다. 그리고 나의 상태를 점검해본다.

아직도 어정쩡한 그런 상태가 계속되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자주 마음의 침체감을 느끼며, 뭔가 나아간다는 느낌보다는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축 늘어져서 햇빛이 비추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 사실상 원래 다니던 한인교회도 다니지 않고 기도도 잘 하지 않는다. 특별히 뭔가 나빠지지 않았지만. 어정쩡하고 폐쇄적임 삶의 일상이 어어져 간다. 가끔 주말에 가까운 곳을 아이들과 놀러간다. 아내도 중부의 생활에 대해 지쳐있고 이주 계획을 진행 중에 있다. 사실 여기의 삶에 대해 어느정도 적응하였고 모든 것이 이전의, 심지어 1년 전보다 훨씬 편해졌다. 긴장감은 줄고, 문화적 차이를 고스란히 인정하려는 자세가 더 좋아진다.  그리고 한계의 부분까지도 수용하려는 내 자신을 본다. 그런데… 무언가 가슴속에서 움직여 나의 의지를 끌어내지 못한다. 가끔은 일터에서 보는 대상자(client 라고 부르지 않고, participants 라고 부른다)들에게 진솔함을 꺼낸다. 예전에 느끼던 한국에 대한 향수조차도 색을 바라고 시들어가는 꽃잎과 같이 자꾸 옅어져 간다. 삶은 흐르고 공식적인 나이는 늘어간다. 이런 인생에 대해서도 그렇게 원망되지 않지만, 조금 역동적이고 알찬 인생을 살고 싶은 개인적이 소망이 있다. 재정적이 부분에서는 큰 패턴을 바꾸지 않는 이상- 총체적 점검을 통한 긴축, 절약, 소비금지 또는 모험을 도전, 사업을 통한 큰 부의 축적- 계속되는 크레딧카드 발란스에서의 압박감, 기존 loan에 대한 되값음, 에 따른 막대한 이자지출-사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면, 우리는 엄청난 이자을 은행에 퍼 준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비슷할 수 이지만, 한국에서 보다 1/3정도 강도높은 찌질한 삶의 영위하며, 그냥 미국에서 살고 아이들은 우리보다 질좋은 삶을 살거라는 기대, 희망을 붙잡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찌질한 삶을 연명해 간다’ 라는 극단적이 표현까지는 너무 염세적인 것 같지만 사실 그 정도의 표현이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그럼에도 감사한 마음을 담으려고 한다.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갈 수 있다, 오늘의 아침 공기와 햇살을 맞이할 수 있다. 기도와 신앙을 꾸준하게 하진 않지만 절대적 존재에 대한 의심은 없으며, 그는 항상 우리를 돌보아 줄 것이라는 변하지 않는 믿음. 그럼 것들이 존재함에 감사한다.

큰아이는 우리의 걱정에 비해 느리지만 성장하고, 적어도 다른 사람들의 도와주려는 이타적인 마음과 순수한 마음을 지니며 살고 있다.

작은 아이는 생활 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지켜봐 준다. 독특한 성격을 지닌 점-filtering 없는 직접적인 말, 타고난 사람에 대한 관심, 애교, 가끔 속을 알 수 없지만 그만의 세계관을 타인과 공유하려고 하는 시도가 다른이들에게 호감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처럼 보인다.

아내는 장인어른의 나이로 인한 지병, 노쇄하심, 무기력함을 보이시는 경향. 등으로 걱정이 많다. 그리고 긴기간 동안 키워온 자신만의 우울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아내는 선택하려고 하고 설득하려고 한다. 타주로의 이주, 예전에 텍사스를 계획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한국 본토에 가까운. 괌 또는 사이판.

나 또한, 여기 생활보다는 새로운 곳으로 가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싶다. 여기 생활, 특히 아내와 나의 직장생활은 무서우리만큼 완벽에 가깝다. 대부분은 백인들이만 지극히 supportive 하며, 와이프는 shot nurse-공식적 명칭은 까먹음.-로써 나는 field officer로써 직분에 대해 기대이상으로 소화하고 있고, 작지만 계속되는 pay raise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방문 대한 경제적 실질적인 부담감- 한화로 약 1500만원 예상, 체류기간 약3주- 그로인해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더해가고, 여기의 삶의 장점보다는 지쳐가는 나의 모습에 더욱 신경이 간다.


여기 현지에서 알게된 교회 식구들과 지인들에게 미안함이 있다. 어정쩡하게 관계를 끊고 지낸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우리는 사실 실질적인 이주계획을 착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주 정확하진 않지만, 내 감은, 무의식은 나에게 말한다. 미국에 온 너의 모습처럼 끌려가는 새로운 시작이 아닌, 너의 모습을 새롭게 찾아가는 새로운 장을 찾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 감은 다시 말한다. 조만간 움직이게 될거라고.여러가지 아쉬움, 안정을 다시 깨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담감 내지는 극심힌 고민이 밀려드는 것은 확실하지만, 내 의지가 새로움을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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