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 핵심가치를 녹여둔 공간구성, 그 고민의 기록
대학생 시절, 그 당시 대기업에 재직하던 친척형이 전해 달라는 물건 때문에 근무하는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
처음 느낀 감상이었다.
새하얀 석고보드 천정 마감에 틈틈이 박혀있는 사각 형광 조명,
각 개인별로 파티션이 앞-옆으로 가로막고 있고 균일하게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
높고 큰 건물에 깔끔한 복도의 인상보다, 사무실 내에 그렇게 짜여 있는 레이아웃을 봤을 때
무언가 조바심이 났다. 한편으로는 딱 맞춰 뭐라도 해야만 할 것만 같은 긴장감도 들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정해진 방식으로,
일정한 퀄리티를 내기에 최적의 공간이 아니였을까.
2022년 연말을 맞이해 지난 몇 년을 돌아보고 직접 작성한 여러 자료들을 재 분류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가 우리가 투자 유치 후 34평 입주 사무실에서 6개 층 단독 사옥으로 이전하며 아무 시설도 없던 사옥을 47일간의 공사로 완성해 나갔던 기록을 보고, 여러분들과 공유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리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투자금만 확보를 하고 있었지, 입주 사무실에서 당연하던 관리사무실이 없고 책상, 의자, 여러 집기, 정수기, 전기 설비, 인터넷 설비, 소방시설관리 등등이 하나도 파악되지 않는 빈 건물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내가 하겠다"라는 말 한마디로 회사에서 홀로 해버렸던 치열한 고민의 기록이기도 하다.
다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돌아가서,
스타트업 붐과 함께 다양한 신사업들과 규모 있는 투자 유치가 이뤄지고 있을 때 공간도 함께 다양해졌다. 콘텐츠 사업, 플랫폼 사업, 다양한 서비스에 따라 사무실 인테리어와 공간의 특성도 역시 개성이 드러났다.
뉴미디어(*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기반에 코스메틱 산업군에 속한 우리도, 그 산업 특성이 반영되고 우리의 기업문화와 핵심가치를 품고 있으며, 90년대 이후 생이 80%인 조직 특성도 반영된 우리만의 공간이 구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기업의 비전, 미션, 핵심가치, 기업문화, 업무효율, 채용, 대내외 PR, 구성원의 만족도, 안전, 기능, 보안까지
보고, 듣고, 일하고, 휴식하고 사고하는 모든 것이 "공간"에 고려되어 반영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리적으로도 모든 구성원들이 1주일 동안 가장 규칙적이고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아래는 그 고민을 정리한 기록이다.
투자 유치 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것을 예상하고 사옥을 알아보고 있었다.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 많은 동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뷰티 MCN으로서의 이미지, 상징성 등을 고려했고, 당시 신사동 가로수길에 막 준공허가를 받은 테라스 빌딩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부 공사가 끝나고 내부 바닥공사를 진행 중인 상태였는데 건물의 형태와 위치, 특성 등이 우리가 찾는 공간에 부합했다고 판단했다. 테라스 빌딩은 지하 1층부터 5층, 옥상 테라스까지 총 7층의 레이어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각각의 다른 공간들을 공간에서 일하거나 방문하는 사람들과 우리의 철학과 핵심 가치에 맞게 하나로 연결해야 하는 미션이 있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의 목적에 따라 기능을 설계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동선과 행동 패턴을 감안했으며,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에 대한 비즈니스와 철학을 가진 만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인데 방재, 방화 부분 높은 기준에서 타협 없이 카펫 하나도 방화 소재가 되도록 고르고 기존의 철문들도 교체할 때 문틀, 유리 부분, 스펙도 갑종 방화 등급에 충족시켜 미관과 안전 모두 챙겼다.
다시 말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기준으로서 기능, 동선, 안전을 두고 그 위에 우리의 철학과 가치관을 담아 테라스 빌딩 전 층을 연결하고, 일체화시키는 과정을 진행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디테일하게는 통일성을 위해 형태적인 부분은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컬러, 레이아웃, 음악에 두었고, 우리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명칭, 슬로건, 인테리어 무드를 구성했다.
공간에서 사람의 상상력이나 사고의 틀이 바뀐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사무공간을 넘어 우리의 철학을 반영한 공간으로
모두의 지향점이 하나로 모이길 바랬다.
기본적으로 탁월한 성과는 경쟁이 아니라 협업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다. 경쟁력 있는 성장을 위해서는 리더와 팀원 간 활발한 의사소통을 하고 부서별 팀별 원활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만 한다는 결론이다.
우리는 협업을 통해 탁월한 성취와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존중과 상대의 성공을 응원하는 이타적 태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우리 조직에서 자기 스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 도움을 얻는 태도는 이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상대도 똑같이 나의 성공을 위해 기여해 줄 것이라고 믿고 그로 인해 성공할 때 우리가 지향하는 진정한 성공을 성취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이타적 이기주의의 핵심이다. 무조건적이고 압도적인 성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함께 성공하고 성장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철학인 것이다. 우리 회사는 경제 공동체로서 구성원들이 성장하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존재한다. 각 구성원이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게 커리어로도 경제적으로도 성공하는 것을 목표가 신념이 될 때 내일을 알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향후 5년 10년을 꿈꿀 수 있는 견고한 토대가 되지 않을까.
이런 맥락으로 7층으로 레이어드 되어있는 사옥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고민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누가 이 공간을 사용하느냐”였다. 뷰티 MCN으로 성장한 회사이기 때문에 수많은 뷰티 크리에이터, 500개가 넘는 뷰티 브랜드들, 우리 구성원들 모두가 존중받는 공간이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우리의 핵심가치와 인재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담겨야 했다.
우리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들이 이곳에 함께 하느냐의 고민이 곳곳에 담겨 있다
각 층별로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을 완성도 있게 담도록 노력했다.
지하 1층은
창조성을 강조하며 스튜디오를 배치했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어가고자 함을 표현했고, 개방형 라운지 미팅룸을 구성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창의성을 컨셉으로 했다.
1층부터 3층은 우리의 "핵심가치"에 따라 구성했는데,
1층은 "연결"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수백만의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연결점에서 비즈니스를 영위하기 때문이고, 1층에는 구성원 전체가 들어갈 수 있는 홀과 회사에서 자체 제작하거나 인수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볼 수 있는 VIP룸이 한 공간에 연결해 두었다.
2층은 "이타적 이기주의"에 대한 컨셉이다
사내의 가장 많은 구성원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고, 비즈니스 핵심인 콘텐츠와 커머스 관련부서가 들어가 함께 일하며 누구보다 서로를 응원하고 돕고 있다.
3층은 "성장"에 대한 컨셉을 강조한다
피플 유닛과 파이낸셜 유닛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회사의 빠른 성장뿐만 아니라 그 성장을 안정적이며 탄탄히 유지해 비즈니스 파트에서 안정을 확보한 채 빠르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운영 본부가 위치하고 있다.
4층부터 6층은 "인재상"에 맞게 구성했는데,
4층은 "주도성"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 회사의 더 크고 성공적이게 만들어가는 전략과 앱/웹 서비스 프로덕트를 발전시켜 시장을 주도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부서들이 위치하고 있다.
5층은 "소통"에 대해 강조한다.
두 곳의 미팅룸과 라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고민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소통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 간다
루프탑은 "책임감"에 대해 강조합니다
파라솔, 테이블, 의자 빈백 등으로 구성해 휴식을 취하며 여유로움과 자유를 만끽하고, 이를 위한 책임은 함께라는 점의 메시지로 구성하였다.
* 동선
처음 건물은 외장공사만 마쳐져 있었기 때문에 지하 1층부터 옥상까지 수십 번을 오고 가며 불편함이나 위험을 최대한 디테일하게 느끼도록 노력하며 하나씩 리스트업하고 개선해 나갔다. 층간 이동 동선이 건물 외부로 빠져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앞에 비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부는 것을 감안해 안전유리 가림벽으로 개선하고 1층과 지하 1층의 출입구는 총 3개로 구성되어있어서 디지털 도어록을 설치할 때 3개 문을 어느 쪽에서라도 사용자가 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구성해두었다.
또한 외부 테라스 공간 등에 리프레쉬를 할 수 있도록 티테이블과 의자를 두고 업무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크리에이터가 방문했을 때, 면접자가 방문했을 때, 거래처에서 왔을 때 등등 각각 방문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따라 어떤 가구가 있으면 좋을지, 어떤 사이니지가 있으면 적합할지 그것들의 높이와 위치 구성이 가장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형태가 어떤 것일지 꾸준히 고민하고 개선하고 결정했다.
1층 로비
공사하기 전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층고가 약 5미터 20센티 정도 되는 공간감이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공간에서 오는 소리의 울림이었는데, 당시 예상하건대 로비에는 주로 구성원, 크리에이터, 거래처, 면접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첫 번째로 방문하고 활발히 이용할 것이었기 때문에 우리를 상징할 수 있고, 가능하면 어떤 영감마저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려고 했다.
첫 번째 특징인 커다란 공간감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전체적인 컬러는 회사를 상징하는 블랙과 모노톤으로 구성하고 강약을 선과 곡선을 적절히 배합한 레이아웃으로서 임프레션의 강도를 높였다. 뉴미디어에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회사를 비주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사이니지로서 55인치 TV, 65인치 TV, 55인치 TV 3개를 하나로서 가로로 길게 이어 회사 브랜딩 영상 플레이를 유지해 두었다. 모든 구성원이 모일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마치 미국 학교 농구장에서 층층이 앉을 수 있도록 한 스탠드 의자처럼 한쪽에 계단식 좌석도 구성했다.
아무래도 공간이 넓고 크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자주 방문할 수 있는 장치들도 마련해 두었는데, 좋은 커피머신, 냉장고, 개수대 등을 두었고 입사 시 지급하는 노트북 자체도 모바일 한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1층에 와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테이블 의자도 두었다.
(이렇게 로비의 모든 시설이 기능, 동선, 안전기준 위에 컬러, 레이아웃, 몇 가지 장치로 갖춰진 다음)
두 번째로는 이곳의 높은 층고로 인한 소리울림이 큰 공간적 특성을 감안해 5.1 채널의 스피커를 소리의 풍부함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에 배치해 두고 마르지엘라 런웨이 음악들을 틀거나 시기에 맞는 음악을 플레이해두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호텔 로비에 갔을 때의 특징 중 하나가 향기라고 생각한다. 향기를 통해 사람들은 추억에 빠지기도 하고 감상에 젖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 로비에는 (그랑 핸드라는 브랜드의) 규장과 마린 오키드라는 멀티 퍼퓸을 통해 특별함을 더했다. 규장은 규장각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짙은 고동색 책장과 오래된 서적들이 가득 찬 서재를 연상하게 하는 향이고 마린 오키드는 서핑보드에서 느끼는 바다의 청량함이 느껴지는 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때그때 각각 사용하거나 레이어드해 사용하고 있다. 로비는 우리가 지향하는 비주얼과 톤 앤 매너를 반영해 컬러, 레이아웃, 음악, 향기를 이용하여 우리가 누군지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장소로 완성했습니다.
지하(스튜디오, 미팅 공간)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촬영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을 진행하는 스튜디오 시설이 있다. 4중으로 방음되어있는 유리벽으로 둘러서 내부에는 5가지 배경지, RGB 조절 가능한 조명, 방음을 위한 신슐레이터 소재 천정재, 방음용 블라인드, 흡음재로 만든 카펫으로 만들어 두었다. 또한 오픈된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10인, 8인 대 회의실도 함께 갖춰 두었고 회사에서 지원해 구입한 도서들을 비치해 두어 구성원들이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무실(테라스)
앞서 언급한 대로 각 층에 각 부서별 구성원들이 2,3,4층에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연결과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회사의 가치관을 반영해 모든 책상에는 파티션이 없는 오픈형으로 구성하여 서로 편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때로는 테라스로 나가 리프레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간결한 형태의 HEY가구를 좋아해 3층 테라스에 HEY 테이블 의자를 구비해 두기도 했다.
미팅룸
우리는 활발한 미팅문화가 있다. 지하 1층, 1층, 5층에 오픈형, 폐쇄형 미팅룸들이 있고 지하 1층에는 좀 더 대규모 인원이 앉을 수 있도록 1층은 캐주얼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5층은 보다 격식을 갖추거나 파트너사와 독립적인 미팅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 두었다
옥상 테라스
옥상은 기본적으로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멀리 남산타워와 롯데 월드타워까지 보이는 개활지에 세워진 느낌이 강해 파라솔을 포함한 테이블 의자와 컬러풀한 빈백들로 구성해 두고 배치는 편하게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배치하도록 꾸며 두었다. 덕분에 크리에이터 분들이 방문할 때 워낙 좋아하면서 동료 크리에이터분들과 함께 와서 사진 촬영을 종종 하기도 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봄가을에 점심식사 후 빈백에 누워 잠시 잠을 청하는 회사 멤버도 있다. 때로는 돗자리를 깔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도 한다.
VIP ROOM
VIP룸의 콘셉트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이 담겨있는 "금고"라는 콘셉트이다. 곧고 높은 철문에 손잡이부터 금고 손잡이처럼 만들고 문에는 동그란 오목 렌즈로 안쪽을 볼 수 있도록 장치해 두었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퍼스널 금고의 레이아웃으로 각 금고에는 회사의 설립일, 이전일 등의 기념하는 일자들과 우리 구성원들의 생일들을 표기하여 의미를 더했고, 자체 제작한 화장품과 여러 가지 생활용품들을 디스플레이해두어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날짜, 구성원, 상품들을 한 곳에 모아두었다 우리 회사의 포인트 컬러로 퍼플을 벨벳 소재의 커튼과 중앙의 네온 조명에 적용해 두었고 작은 공간이지만 1층의 높은 층고를 활용한 양쪽 거울 배치를 통해 넓은 공간감과 재미요소를 더 했다.
More 디테일
1) 사이니지
- 외부 사이니지
외부에는 총 3개의 사이니지가 있다.
입구는 스틸 재질로 무게감과 공간감을 더한 확장형 구조물에 회사 로고를 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처음 사옥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주도록 배치했다.
두 번째로 1층 로비(라운지)의 외벽 통유리 경계에 있는 사이니지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상징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야간에 아래에서 상부로 비추는 불빛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테라스 빌딩이 야간에 잘 드러나지 않아서 통유리 라인 그대로 확장해 하부에서 건물을 비추는 간접등을 설치하고 그 위에 회사 로고를 얹었다
마지막으로 옥상 대형 회사 로고 사이니지. 주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특성을 잘 살려서 상당히 먼 곳에서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상징적인 사이니지를 콘셉트로 시공해 두었다.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대형 간판을 통해 비로소 건물 전체가 우리를 나타내는 상징물이 되었다.
2) 오브제 (스크린, 자연적인 재료)
자연물은 형태가 가공되어 있지 않고 그 자체에서 오는 에너지가 있다. 로비에 석조물이 아니라 자연에서 가져온 바위를 두고 그것을 회사 아이덴티티 컬러로 채색하여 포인트로 활용했다. 건물 전체적으로 블랙엔 모노톤과 남성적인 레이아웃으로 설정되어 있다 보니 조금은 건조한 인상이라 요소요소에 초록 빛깔 조경을 통해 부드러움을 더했다. 이끼와 톱밥으로 이루어진 조경은 기본적으로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회색 벽면과 직선적인 공간에 자연의 부드러움을 더해 균형미를 형성하고 있다.
3) 컬러 및 형태
7층으로 레이어드 된 공간을 하나의 통일된 무드로 연결하기 위해서 선택한 첫 번째 장치는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블랙 컬러였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모든 바닥재는 블랙으로 공사하고 가구, 집기들 하나하나 통일감을 주었다. 가구를 포함 휴지통이나 옷걸이 까지도 모두 전체적인 톤 앤 무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고 이를 통해 전층의 일체감과 연결이 가능했다.
4) 향기 및 음악
전층에 스피커와 음악을 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1층에는 마르지엘라 런웨이 음악, 2층은 시티팝, 3층은 탑 100 차트, 4층은 팝송 같은 것이다. 그 공간에 업무 하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플레이되어있다. 향기는 1층 로비 설명으로 언급해 두었다.
단지 껍데기만 있고 흰 도화지 같은 건물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동료, 크리에이터, 브랜드들, 그리고 새로 함께 하게 될 신규 입사자들까지 상상하며 우리의 가치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층을 일체화시키는 것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내게 확실히 남은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하겠다는 결정, 그것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고민, 내부 구성원부터 유관업체(전기, 인테리어, 증설, 배관, 엘리베이터, 정수기, 렌탈 집기, 오수처리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과 협조, 완성, 수정 보완 등은 또 하나의 성공 경험이었다. 비록 주 업무를 하면서 부업무로서 시작했고, 건물 공사나 사옥 빌드업의 경험이 없었지만 이것 역시 도전하고, 노력하면 이뤄내는 반드시 해낼 수 경험 중 하나였다는 것이 사옥 공사를 완성한 시점에 보다 분명해지고 스스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처음 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10여 명이던 우리는 2년 새 5~6배 양적 성장을 이루었고, 향후 몇 년간 더욱 성장해 갈 것을 확신하고 있다. 새해 시작이고 미래는 흰 도화지 같지만
빈 도화지 같은 공간을 상상하고 계획해 성취한 증거가 이 공간이니,
이처럼 우리가 사업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상상한 것들을 성공하는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는 10층 20층이 되는 사옥을 짓고 그때를 구성한 추억을 누군가와 나누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