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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봉기 Mar 11. 2022

"여가부 폐지가 시대정신에 따른 결단"이라면

시대정신이란 단어의 '격'은 무엇일까?


여가부 폐지에 대해 오늘 이쪽 정치인들이 한 말이 다 '주옥'같아서 '주목'되는데 특히나 '주옥'같은 말은 권성동이 한다.


"여가부 폐지가 시대정신이고 윤석열의 결단이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311116600001?input=1195m


한갓 정부부처 폐지가 어떻게 시대정신급 행동이 되는지 이해자체가 시작이 안된다. 비효율적이고 제대로 성평등 정책을 펴지 못한 여가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다른 부처로 돌린다는 이유라면 명분이 없다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정도는 정부부처 효율화지 거기에 '시대정신'을 갖다붙이면 언어 파괴에 가깝다. 비유하면 게릴라전 하는데 항공모함 끌고오는 격이다. 도저히 격이 안 맞는다. 


그 정도로도 역시 역사의 진전을 이끄는 힘이고 그 시대 사람들의 공통된 합의의 성격을 가진 시대정신에는 연결시킬 도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대정신이란 말에 맞춰 여가부 폐지를 '일부러 아주 거시적으로' 굳이 해석해준다면 "여성에 의해 억압된 남성을 해방하는 '남성해방' 투쟁을 펼쳐야한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해 줄 수 있겠다. 그러면 적어도 스케일로나 권력에 대한 저항이란 점에서 '시대정신'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겠다. 


진지하게 생각할 수록 정말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인식이다. 하지만 나는 웃지 못하겠는게 이런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해석과 생각을 10대 20대 남성들이 하는 걸 아주 가까이에서도 목격하곤 한다. 권성동, 더 근원적으론 이준석류의 선동적 정치가 젊은 세대를 아주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고 있다. 


물론 윤석열 당선인은 이렇게 말할 지 모르겠다. 


"3.40년전에 시위하면서 '겨우 국가권력이나 자본'에 저항한 꼰대들은 지금의 시대정신인 '거대한 여성권력'에 대한 저항 투쟁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2022년엔 시대정신의 정의와 대상이 엄청나게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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