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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율마 Nov 13. 2024

마음이 아픈 소식

생각하지 못한 사이 자꾸 후회할 일이 생긴다

일상)

아침에 늘 먹는 호르몬 치료 알약 한 알을 먹고 운동을 가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지난달부터 함께 운동을 시작한 동네 언니에게 연락이 올 때가 되었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궁금해하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가끔 무심히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인데 예감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내 전화는 요즘 대부분 광고전화가 울린다. 광고가 아니고서야 대부분은 카톡으로 얘기하곤 하는데 이렇게 아침부터 전화를 한다는 것은 뭔가 큰일이 생겼다는 일이다.

그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일 경우가 많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쿵, 아플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 멈칫했다.


"어? 언니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삼총사 중 요즘 일을 나가기 시작한 다른 언니의 전화였다.

운동을 함께 가는 언니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는데 그래도 마음이 이상하게 좋지 않았다.


-왜 카톡을 안 봐.

"응? 카톡?"

-S언니 아버지....

"응?"


다음말을 듣지 않아도 나는 심장이 아팠다. S언니 아버지가 아프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아프신 아버지와 언니가 싸웠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정말 잘 참는 언니인데 그날 그렇게 언니가 폭발할 정도로 아버지가 언니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을 들었었다. 우리에게 얘기하고 마음이 괜찮아졌다는 언니였는데...

그런데 언니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얘기였다.


나는 S언니의 마음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아팠을 때 제일 듣기 싫었던 말.


어떻게 해....

나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S언니에게도 아무 연락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언니도 정신이 없을 것 같고, 우리는 내일 시간을 정해서 찾아가자.

"응. 그래. 언니도 오늘 일 잘하고."

-근데 마음이 아프다.


Y언니와의 통화를 끝내고 나는 운동 갈 준비를 한 채로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머릿속이 멍했고 마음이 Y언니의 말대로 아팠다.

나는 S언니가 걱정이 되었다. 언니가 자신을 자책하고 있지는 않을까 마음이 쓰였다. 아버지에게 했던 모진 말들이 자신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오고 있을 것만 같았다.

화살이 아닌 총알이 되어 온몸에 박히고 있진 않을까 생각했다.


너무 갑자기다.

나는 내일 언니를 보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득, 언니의 얼굴을 보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를 보는 언니의 눈동자가 심장이 아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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