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고 귀여운 백도선 선인장을 지인에게 선물하였다. 머리 위에 자구가 5개나 달린 꼬마 선인장이었다.
집에서 키우기 힘들다 하여 회사에 가져갔더니 회사 팀원들이 이름도 지어주고 날짜도 정하여 물도 준다고 한다. 팀 내에 아주 사랑받는 막내 선인장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출근을 하니 누군가가 선인장의 자구를 다 떼어놓고 보란 듯이 팀 내 책상 한가운데 두었다고 했다.
지인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너무 화가 나고, 선인장이 죽은 것 같다며 걱정하며 나한테 사진을 보내왔다.
나는 지인에게 선인장은 죽지 않았으니 안심하고 선인장을 망가뜨린 사람은 나쁜 사람이나 그 사람을 원망하거나 화를 내진 말고, 오히려 불쌍히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진심으로 선인장을 저렇게 만든 사람을 누군지 알면 손을 잡아주고,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손바닥보다 작은 저 선인장이 얼마나 질투가 났으면 저 작은 선인장에 화풀이를 했을까 싶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서 몰래 텅 빈 사무실에서 누군가의 눈을 피해 가면서까지 말이다.
아무리 작더라도 선인장의 자구들은 손으로 떼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큰 가시가 없어 보일 뿐 오히려 작은 가시들로 덮여있어 맨손으로 만지면 더 따가운 가시들이다. 그럼 또 저 작은 선인장을 괴롭히기 위해 어디선가 핀셋이나 칼을 구해와 여하는 번거로움까지 겪어야 한다.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일인가 싶었다. 저 선인장의 크기는 5cm 정도 되는 미니 선인장이며, 그 위의 작은 자구는 1cm 정도 되는 말 그대로 손톱만 한 크기이다.
실제로 내가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한 선인장을 몰래 자리에 두고 싶었다. '누군가는 당신을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식물을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물론, 그 의미가 전달되던 안되던 나는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이 사건은 나에게 정말 충격적인 사건인 동시에, 통쾌한 사건이었다. 몇몇 글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선인장은 자구를 떼어냄으로써 번식한다. 그리고 자구를 떼어내거나 가지치기를 하면, 식물은 더 크게 성장하고 강해진다.
저 자구를 떼어냄으로써, 저 선인장의 본체는 더 이상 새끼 자구들을 키우는 데에 영양을 보내지 않아도 되게 되어 자신의 몸집을 더 키우는데 집중할 수 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저 선인장은 보란 듯이 더 건강하고 큰 선인장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잘린 새끼 자구들은 일주일 정도 그늘에서 잘 말려 흙 위에 놓아주면 뿌리를 내려 선인장이 된다. 저 이름 모를 분 덕분에 한순간 선인장이 6개로 늘어나 버린 것이다.
저 사람이 선인장을 미워하여 괴롭혔듯이,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혹은 정말 별거 아닌 이유로 나를 괴롭힌다. 어쩔 땐 그 괴롭힘이 나에게는 정말 큰 상처가 되어 다신 못 일어날 것 같을 것 같을 수 있다. 생겨버린 상처는 당장은 아프고 어쩔 수 없다. 상처가 생기기 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흉이 질 수 도 있다.
아마 선인장을 모르는 사람들이 저 선인장이 처음 자구가 떼어진 걸 보았을 때는 아마 죽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선인장에게 큰 해가 된 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저 상처가 오히려 선인장이 더 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니 실제로도 그렇다. 자구를 떼어냄으로써 오로지 선인장 자신의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앞으로 받을 상처와 실패도 그렇게 적용되길 바란다. 물론 처음은 아프고 힘들겠지만, 그것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나를 더욱더 키워줄 수 있도록 말이다. 다만 선인장과는 다르게 그 기회는 나의 마음가짐에 따라 주어질 것을 잊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