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사춘기를 겪고 있습니다 #10
최근 여러 필드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있는데, 커리어 정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요지는 나에게 아직 커리어의 정점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강사님 본인도 13년이 넘는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커리어의 정점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신다고 하셨다. 커리어의 정점에 왔다는 건 필연적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이 마냥 순탄하지 않아서 돌부리에 넘어지거나 돌아가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내려가는 것보다는 정점으로 가는 길이 더 낫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이제 고작 만 3년을 채웠지만 일한 시간보다 일할 시간이 훨씬 많을 거고, 지난한 시간들이 모여 커리어가 쌓일 것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커리어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이다. 지금 내가 최고의 위치에 있다든가 잘되고 있다는 것에 지나치게 취하거나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것도 아닌, 그저 지금 하는 일을 계속 이어지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우리의 여정은 가까이서 보면 요동치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지만, 압축해서 보면 곧은 곡선을 그릴 수 있으니 말이다.
고민 하나가 해결되고 나니 '어떤' 커리어를 이어가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얼마나 더 오래 할 수 있을까?' 혹은 '오래 할 수 있을 만큼 잘하기는 하나?' 등과 같은 꼬리 질문이 떠올랐다. 지금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으면 빨리 바꿔봐야 하는 건가 싶었다. 솔직한 마음은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로 전향하고 싶은 게 아니라,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지 궁금했던 거다.
그러나 유튜브 채널 <뜬뜬>에 이성민 님과 이정은 님이 나온 편을 봤는데, 유느님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어떡하면 연기를 잘할 수 있습니까?' 이정은 님이 대답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누가 지속적으로 계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예요. 성실함도 비교적 필요하고.'
어떤 직업이든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계속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니 걱정과 고민은 발 밑으로 흘려보내고 오늘도 출근을 하자. 2023년 고생 많았고, 2024년도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아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