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스타트업에서 사수 없이 살아남기 #11
에이블리는 23년 월 평균 전문몰 앱 사용자 수 1위(694만 명, 전년 대비 +7.6%), MAU 700만으로 누구나 쉽게 나만의 스타일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스타일 생태계를 그리고 있다. 누적 투자금액 2,230억,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 그리고 연간 거래액 1조 원으로 빠르게 성장한 커머스 스타트업이다. 23년 2월 기준 에이블리는 전문몰 중에서도 앱 설치 대비 사용자 수 61.4%로 사용율이 가장 높은 편이다. 그만큼 CRM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기에, 이번에는 에이블리의 CRM 마케팅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거두절미하고 레고!
출처 : 와이즈앱
에이블리 모바일웹 진입 시, 별도의 모달 팝업이 노출되지 않았다. 다만, 상단 띠배너를 통해 앱 설치를 유도하고 있었다. 누적 회원 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미루어 보아, 모바일 웹은 '앱 설치'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다.
상품 상세페이지 진입 후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즐겨찾기 하려고 했을 때, 앱에서 사용 가능한 기능이라는 팝업 메시지가 노출되었다. 고객의 동선에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앱에서 이용 가능한 케이스에는 앱 설치 유도 팝업이 떴지만, 그 외 별도의 넛지를 찾을 수 없었다.
앱 설치 후에는 마케팅 수신 동의를 유도하는 전면 배너가 노출되었고, 이후 로그인/회원가입 페이지가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최고의 마케팅은 최고의 프로덕트가 아닐까 한다) 간혹 앱 설치 후 홈 화면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어떤 지표가 우선순위에 있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앱 설치 직후 회원가입 유도를 먼저 하는 게 더 좋은 지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르다.
회원가입/로그인 유무에 상관없이 이후에는 좋아하는 스타일 추천으로 넘어가서,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위주로 큐레이션 되었다 (이 점은 지그재그와 유사하다!)
앱 설치 직후 외에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탐색하였는데, 첫 번째는 미로그인 상태로 앱 접속 시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하단 배너가 노출되었다. 배너를 클릭하면 신규 회원에게 총 12만 원(이라는 꽤나 큰 금액의) 할인 쿠폰을 증정해준다는 내용과 무료배송을 넛지 포인트로 사용되고 있었다.
두 번째로 마이페이지 진입 시, 배너를 활용하여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있었다. 배너 클릭 시, 위에서 랜딩된 페이지와 구성이 다른 이벤트 페이지로 랜딩되었다. 이 포인트가 가장 좋았는데, 수고스럽더라도 같은 내용을 다르게 구성해서 고객의 피로감을 줄이고 혜택을 다양한 방법으로 어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너 노출 위치나 형태만 다르게 하고 랜딩 페이지는 똑같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학습된 고객이 제대로 보지 않고 나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번거롭더라도 이벤트 페이지를 여러 개 만들어서 테스트하는 건 굉장히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앱 접속 시 모달 팝업 보다는 하단 배너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횟수 제한 없이 앱 접속 할 때마다 하단 팝업이 반복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동일한 이벤트는 아니었어서 피로도가 높지는 않았지만, 앱 접속할 때마다 하단 배너가 학습이 되어버리면 필요한 내용일지라도 습관적으로 닫기 버튼을 누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프로모션이 다양할수록 카테고리 MD는 담당 프로모션의 노출과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배너 활용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의 피로도도 고려하여 1일 3회 이하로 제한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사례였는데, 특정 상품 상세페이지에 들어가면 해당 상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었다. 커머스의 경우 쿠폰이 워낙 많기도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카테고리가 다양할수록 어떤 쿠폰이 있고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 가능 쿠폰을 알려주는 배너가 인상적이었다.
이외에도 마이페이지 진입 시, 구매 이력이 없는 카테고리의 쿠폰을 지급해주는 상단 토스트형 배너가 노출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해보고 싶었던 캠페인이었는데, 실제 성과는 어느 정도로 나오고 있는지 유효한 캠페인인지 궁금했다.
일을 하다가 앱 푸시 문구가 생각나지 않을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에이블리이다. 신박하거나 재치있는 문구를 많이 활용하기도 하고, 개인화 앱푸시도 상당히 잘 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이다.
고객 이름을 활용한 행동 기반 앱 푸시와 전고객 대상 프로모션 안내 앱 푸시가 적절히 섞여서 오는 편이고, 하루에 2~3번 정도로 노이즈도 높지 않은 편이다 (차후에는 앱 푸시와 노이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볼까 한다)
특히 전고객 대상 프로모션이라고 하더라도 참여형 이벤트가 많은 편이라 한 번씩 들어가보게 된다. 겨울 간식 속 쿠폰 찾기 프로모션은 상세페이지 내 간식을 클릭해야 쿠폰을 받을 수 있었는데, 단순 쿠폰 받기 버튼 보다 훨씬 좋았다.
에이블리에는 오늘의 운세라는 기능이 있는데, 굳이 클릭하지 않아도 운세 내용을 알 수 있어서 앱 접속에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스에서도 매일 행운 복권 앱 푸시를 발송해주지만, 에이블리의 운세와는 달리 앱에 접속을 해야 복권 내용을 알 수 있어서 매일 들어가게 된다. 메시지 변경이 없는 것을 보면 클릭율과 앱 접속율이 유의미하기 때문이겠지만, 푸시를 클릭할 수 있도록 메시지 테스트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에이블리는 전문몰 중에서 앱 사용률이 가장 높은 편이었는데 (61.4%), 그래서인지 문자 / 푸시 / 야간 푸시를 OFF하더라도 알림 ON을 유도하는 별도의 액션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이미 관심 기능 알림이 많기도 하고 앱 사용률 높은 편이라 굳이 opt in을 유도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날씨 기능을 보자마자 오! 싶었다. 핸드폰 기본 앱에 있기는 하지만, 패션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 운세 보다 훨씬 에이블리에 맞는 기능이구나 싶었다. 날씨는 매일 푸시로 알림이 오고, 푸시 발송 시간도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날씨 확인하러 앱 접속 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특히 현재 위치에 가장 가까운 도로 CCTV도 함께 제공한다. 만보기 처럼 앱 위젯에 추가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에이블리에서 웹소설을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허허 웹소설 취향을 선택하면 작품을 추천해준다. 작품은 로판, 로맨스가 메인이었고, 키워드와 기다무 그리고 베리(코인)을 활용하고 있었다. (성인인증을 하면 완전판도 앱에서 볼 수 있었다)
현재 에이블리는 무신사와 1~2위를 다투고 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 확장을 선택한 대신 에이블리는 모바일 강화를 위해 콘텐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콘텐츠는 앱 체류시간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앱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웹소설을 선정한 게 아닌가 싶다. 엔데믹 이후 오늘의 집과 컬리는 MAU 방어를 위해 올팜을 벤치마킹하여 보상형 미니게임인 오늘의 가든이나 마이컬리팜을 출시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과연 에이블리가 커머스를 넘어서 콘텐츠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내년에도 무신사를 제치고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