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오늘 하루는 성실하게 #2
연초에 계획한 리스트 중 '월 1권 이상 읽기'가 있었는데, 어떤 달은 성공했고 어떤 달은 실패했다.
역시 강제성 없이는 완독이 쉽지 않아, 하반기에는 '트레바리'에 참여해서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을 읽었다.
세상이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 보니 혼란스럽고 불안하기도 한데,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23가지 법칙을 알려준다. 100년 전에도 지금도 먹고 있는 스니커즈 같은 것을 말이다.
"큰 기대로 인해 큰 실망을 해본 경험이 있나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시니어의 이직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분은 이직을 많이 하신 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여러 번의 이직을 통해 깨달은 걸 공유해 주셨다. 지금 회사가 싫거나 불만족스러워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향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처음 이직에 성공했을 때는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고 스스로도 잠깐 기뻐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전 회사에서 느꼈던 문제를 똑같이 겪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회사도 연봉은 낮추어 가게 되었지만 새로운 기회여서 선택하게 되었다고.
<불변의 법칙> 기대치와 현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위해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등식에서 기대치 부분은 중요할 뿐 아니라 현실 상황보다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상처를 가진 채 품은 기대치는 실망할 확률이 높다. 밖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겪는 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적어도 겪어봐야 안다. 하지만 한 번도 일을 해본 적 없는 회사에 대해 '이번에는 ~게 다를 거야!' 혹은 '~한 문제는 없을 거야'라는 큰 기대는 무너질 확률이 높다. 그러니 지금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아쉬움을 해소하지 못한 채로 혹은 상처를 가지고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전 회사와 계속 비교하면서) 이직한 회사에 적응하기 어려워하거나 (새로운 회사에서는 없을 줄 알았던 혹은 해소될 줄 알았던) 동일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높다.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이직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실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상처를 아물지 못한 채로 이직을 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 정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회피하지 말고 문제를 제대로 인지할 것. 적어도 나에게서 비롯된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고 애쓸 것. 우리 모두는 언젠가 회사를 떠나기 때문에 후회 없는 회사 생활을 보내기 위해 노력할 것. 다음 이직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선택할 것.
올해 상반기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끝내 지금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의 1년과는 다르게 앞으로의 시간은 밀도 있게 채워나가고 싶다.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내가 하는 일에 온전히 쏟아붓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더 나아지기 위해 계속 시도해 보자. 후회 없이 보내자!
[트레바리] 실리콘밸리 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