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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Feb 17. 2024

#22 일 년 안에 카페 폐업, 정리

조금 이른 정리

작년 카페를 오픈했고 올해, 일 년 단기 프로젝트 카페인만큼 일 년은 채워보자 했지만 조금 이르게 닫게 되었다. 바리스타님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지만 굳건히 가게를 지켰고, 잘 팔아보기도 하고, 혹한의 겨울처럼 손님의 발이 뚝 끊기는 날도 겪어봤다. 돌이켜보면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자는 초심, 그 목표는 모두 이루었다. 바리스타님은 좋은 곳으로 가게 되었고 나도 하나씩 할 게 늘어나니 이쯤에서 접어도 된다 싶었다. 카페 오픈하는 것도 정말 빨랐는데 닫는 건 더 빠르게 됐다.


카페를 여는 것도, 이렇게 접는 것도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정리하는 이 과정이 너무나 후련하다.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시원하다. 다 해봤으니까. 겪어봤으니까 미련이 없다. 정은 든 것 같다. 근데 가게 닫아도 더 좋은 장비로 더 맛있어진 커피를 먹을 것 같다. 그건 좀 아쉽다. 모두와 나눌 수 없어졌으니. 나는 이제 또 나만의 여정을 떠난다. 다시 또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갈 것이다. 정든 레귤러메이커도 이제 곧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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