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se who can do.
Those who can't teach.
위의 말은 조지 버나드 쇼가 자신의 책에서 언급한 말이다. 어느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지만, 직관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할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하고, 할 수 없는 사람은 가르친다.
지금 가르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2년 전 창업을 했다.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무언가 비지니스를 이끌어 가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2년 만에 폐업을 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동기부여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더구나 그들에게 해야 할 임무를 명료하게 제시하고 살피는 것이 어려웠다. 나는 '일을 시키느니 내가 빨리 처리하지'라는 마인드로 일을 했고, 그러다 보니 일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이 협업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업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나도 나의 업이 따로 있고, 창업은 사이드(?)로 진행한 것이었다. 핑계를 대자면 끝도 없이 많다. 결국 나는 가르치는 것이 더 쉬웠다. 그 가르침대로 현장에서 행하기는 어려웠다.
얼마 전에는 병원 인사제도와 의사들의 상호협력에 관련된 연구를 했다. 연구책임자는 아니었다. 선배 교수의 요청으로 연구에 참여하여 의사들의 상호협력에 대하여 논문을 써냈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가 '흑색종'이 있어 고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병문안을 갔다. 돌아다니는 의사들을 관찰하고, 아버지를 진단한 의사와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으로 내가 연구하고 있는 '의사'들을 직접 만나고 유심히 관찰한 것이다. 병원에 발도 들여놓지 않고 의사들의 상호협력에 관련된 논문을 쓴다면 과연 의사들에게 도움이 될까?
빅데이터가 한창 유행하고 있을 때에 강의 수요도 덩달아 많아졌다. 그래서 많은 교수들이 빅데이터 강의를 할 처지에 놓였다. 나도 인사관리와 빅데이터라는 주제로 여러 번 강의를 했다. 한 동료 교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에 대해 한참 설명을 할 때에, 앉아있는 누군가가 팔짱을 낀 채로 이렇게 묻더란다. "해 봤어요?"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GM(저너럴모토스)를 경영한다면"이라는 책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 기반하여 조직을 진리(진), 아름다움(미), 선함(선)의 관점으로 운영해야 한다 주장한다. 이를 통해 일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모든 영역에서 탁월성을 추구하라고 한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기업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당신 회사의 최고 인사책임자(CHO)가 된다면 어떨까? 혹은, '인간을 한낱 수단으로 취급하지 말고 그 자체로 목적으로 대하라'라고 주장한 칸트가 당신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된다면 어떨까?
물론, 나의 질문에 대한 전제 조건이 있다. 즉, 모든 것이 동일한 상태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혹은 칸트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영자들은, 그러한 철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영자보다 조직 운영을 더 잘할 것인가? 질문을 다시 바꾸어하면, 어느 날 당신 회사의 경영자가 꿈속에서 계시를 받는다. 계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직원들을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 잠에서 깨어난 경영자는 어떠한 일인지 꿈의 계시를 따르기로 굳게 결심한다. 이 경영자는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게 될까? 그 회사는 더 경쟁력 있게 될까?
"해 봤어요?" 해봤는데 쉽지 않더라. 그렇다고 내가 가르치고 있는 것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해 보니, 오히려 교과서에 나와있는 내용들, 다양한 경영학 이론들, 현인들의 중요한 철학적 명제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를 현장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는 것이 어렵더라. 현재 대학의 교육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 대학 교육은 거기까지 가야 할 것 같다.
"해 봤어요?"
"함께 해 봅시다!"
#지금은 은퇴한 LG 인화원장이였던 이병남 사장님은 나에게 "손에 흙을 묻히는" 교수가 되라고 조언했다. 함께 해보려고 여러 회사들을 알아봤는데 서로 바빠 함께 해보기가 어렵더라. 내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한다.
#다 쓴 글을 읽어보니 횡설수설 같다. 지금 내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