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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을 여름 Apr 07. 2023

세상 쉬운 쪽파김치 만들기.

단, 손질된 깐 쪽파이어야 됨.


난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동네에서 장을 본다.

한 곳에서만 사지 않고 여러 군데 들르는 편이다.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에서는 주로 채소류, 그중에서도 쌈채소를 사고, 조금 허름하지만 가격은 너무나 저렴한 과일채소상회에서는 그때그때 상품 상태와 가격을 보고 사는 편이다. 날씨가 좋을 때만 장사하는 노상에서는 과일을 주로 산다.


요 며칠 비가 와서 장 보러 못 나가다가 오늘은 장을 좀 봐야 될 것 같아서 큰 마음먹고 현금까지 챙겨서 집을 나섰다.


제일 먼저 들른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에서 깐 쪽파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가격도 너무 착하고 손질도 다 되어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쌈채소만 조금 사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쌈채소 대신 깐 쪽파만 6봉지씩이나 사버렸다.


사실 최근에 쪽파김치를 담갔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어떤 음식과도 다 잘 어울려서 매 끼니를 쪽파김치와 먹었다. 나도 나지만 남편이 더 좋아해서 담근 지 며칠 안되어서 금방 다 먹어버렸다. 그래서 하나로마트 로컬푸드매장에 갈 때마다 깐 쪽파 가격을 확인하곤 했었다. 저렴해지면 살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세일을 해주니, 나로서는 정말 득템한 셈이다.


쪽파김치는 사실 담그기는 너무 쉽다. 정확히 말해서 손질 다 되어있는 깐 쪽파로 김치 담그는 건 정말 쉽다. 손질 안된 안깐쪽파는 누가 공짜로 줘도 받기 싫을 정도로 하기가 싫고 번거로워서 이제는 조금 비싸더라도 깐 쪽파만 산다.




난 집으로 오자마자, 장 본 것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곧바로 손을 씻고는 냉동실에 있는 찹쌀가루를 냄비에 한 주걱 넣고 물을 넣어 가스불을 켜서 저었다.


김치 담글 때 찹쌀풀은 필수고 또 식혀야 되기 때문에 제일 먼저 만들어놔야 된다. 찹쌀가루 덩어리가 잘 풀어지도록, 그리고 냄비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계속계속 잘 저어줘야 된다.

덩어리 진 것도 없고 걸쭉해졌으면 불을 끄고 그대로 식히게 둔다.


그러고 나서 쪽파김치 담글 큰 대야랑 물기 뺄 채반도 준비한다. 큰 대야에 먹을 크기로 썬 쪽파를 담고, 물로 3번 정도 씻어준다. 손질된 쪽파라 3번 정도 씻으면 충분하다.

큰 채반에서 물기 빠질 동안, 김치양념을 준비한다.


양념재료는 고춧가루, 멸치액젓, 새우젓, 설탕, 매실액, 찹쌀풀이다.

사실 새우젓이랑 매실액은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고춧가루, 액젓, 설탕, 찹쌀풀 이렇게 4가지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쪽파김치를 만들 수 있다.

골고루 양념 섞은 다음, 물기 뺀 쪽파를 넣어 설렁설렁 버무려주면 진짜 끝, 완성이다.


난 요리할 때 양념은 몇 그램? 또는 몇 숟가락? 이런 계량은 잘하지 못한다. 숫자 쪽이 약하기도 하지만 어렵고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 웬만해선 그냥 요리의 모든 양념비율을 1:1로 하는 편이다. 단순하고 간단한 게 좋다.

너무 달면 소금 또는 간장을 한 숟가락 더 넣으면 되고, 반대로 너무 짜면 설탕 또는 꿀 또는 물엿을 한 숟가락 더 넣으면 되니까.


김치양념도 큰 주걱으로 1:1 비율로 하는데, 김치는 달면 안 되기 때문에 양념 맛을 봐가면서 단맛은 감칠맛 낼 정도로만 소량 넣어준다. 그리고 김치양념은 많으면 통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쓰면 되기 때문에 넉넉하게 만들면 된다.




보통 김치 담근다고 하면 주변에서 깜짝 놀란다.

그 어렵고 힘들고 손 많이 가는 걸 어떻게 하냐며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로 쪽파김치는 요리초보자도 금방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정말 쉽다. 단, 손질된 깐 쪽파이어야 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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