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온 Oct 26. 2020

인터넷을 하다보면 들리는 이야기들...이거 바람일까요?

당신의 촉은 생각보다 무디지 않다 

어제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다는 뉴스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하다. 이번에 화제가 된 건 이재용 회장의 딸.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의 딸이면서 미모까지 갖췄다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대부분이였다. 세상 부러울 게 하나도 없을거라며. 그런 그녀와 함께 언급되는게 고 이윤형.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그녀는 2005년 미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그녀가 만나던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아버지가 반대했기 때문이라는데... 사실이야 모르겠지만 아무리 최고 부잣집 딸로 태어나더라도 고민은 있나보더라고, 사는게 마냥 핑크빛은 아닌가보다. 동시에 이재용회장의 딸 이원주씨도 10대나름으로써의,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고있고 일거수일투족을 보고있다는 사실에, 그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을거다. 당연히. 


얼마 전 포털메인엔, 그 기사를 클릭하진 않았지만 공지영 작가가 '자살할 이유가 30가지도 더 되지만 살아보기로 했다'는 내용이 기사제목으로 걸려있었다. 다들 사는 게 나름대로의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겠지. 그리고 유독 더 힘든 시기가 있는 거겠지...라며 나를 다독여본다. 가을이라 그런가. 그 일이 있었던 작년 이맘때가 생생하기 때문일까. 유독 이번 가을은 더 마음이 아프고 쓸쓸하다. 친구 A는 내게 그래도 작년보다 생사를 고민하고 있지는 않지 않느냐고,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먹을지 고민하는 데 더 에너지를 써보라고 했다. 


은근히, 나를 계속 힘들게 하는 건 머리식힐겸 본 게시판에 나와 같은 이야기가 있을때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비슷한 꼴을 하고 있다. <우연히 남편 핸드폰을 봤는데 후배와 너무 다정하게 얘기를 하네요> ,<후배와 술마시고 제가 모르는 얘기도 더 한 것 같은데...아니겠죠?> <카톡 내용을 봤는데 찜찜해서 다시 보려고했더니 다 지워졌어요> 이 이야기의 내용도 대부분 '우리 남편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평소 바람피는 사람을 경멸했다', '항상 신의두터운 사람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건 그 다음 대목이다. '그런데 너무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해요' 


그 글에 댓글을 달진 않았지만...가장 걱정되는 대목은 그 글쓴이의 '촉'이다. 함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반려자를 무작정 불륜을 저지른 사람으로 몰아가는건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입장에서도 꽤나 힘든 일이다. 더더욱 내가 알던 평소의 사람은 그럴만한 위인이 안 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 마음 한 구석을 건드리는 그 무엇은, 불륜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단계이든, 이미 저질렀든, 지속된 관계이든 간에 무언가 상대방의 태도와 표정이 달라졌다는 거다. 그리고서 추궁하면 결과적으로 들킬때까지. 혹은 들키더라도 뻔뻔히 오리발을 내밀거다. 그게 상대가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일테니까. 그리고 내 마음을 가장 아프게했던건 글쓴이의 남편이 카톡을 다 지웠다는 거다. 사실 이렇든저렇든 그냥 카톡이 남아있었다면 조금 아끼는 후배이거나, 술마실 때 유독 남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전부였다고 넘길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카톡을 다 삭제했다는 건...뭐, 바람을 피고 싶은 상대라거나, 이미 피고있다는 거겠지. 보통은 들킬 정도가 되면 '바람이 상당히 진행' 된 경우가 많다. 당연히 그동안은 더 철두철미하게 모든걸 해왔을테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대부분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설렘은 비슷할거다. 그래서 연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함께 삶을 영위하는거겠지. 이제는 본격적인 1심재판이 진행될텐데... 사실 별로 실감이 안난다. 계절이 바뀌고 옷차림도 바뀌었지만 나는 그대로 나니까. 가끔 변호사님이 나한테 연락을 할 때, 가족끼리 얘기하다가 어떻게 결론을 내고 싶냐고 물을때가 아니면 그저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마치 튜브가 잠깐 물 아래에 있는 것처럼. 하지만 바람이 팽팽한 튜브라면 영영 물 속에 있을 수는 없을 것이고, 곧 수면위로 떠오를 거다. 그 튜브가 확 떠오르면  맞다, 나도 이혼중이지. 하고 어떤땐 쓴웃음이 나다가. 눈물 한 방울이 찔끔 난다. 


언젠가 이 모든 게 마무리되면 다 괜찮아질 날이 올거라는데. 정말 그런날이 올까? 잘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한 건 작년 가을보다는 올해 봄이. 올해 봄 보다는 올해 가을이 심적으로 훨씬 가벼워졌다는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사람이 살아야하는 이유는 뭘까? 자꾸만 생각하게된다. 태어났으니까 사는건가... 아침이 되니까 출근을 하고, 저녁이 되면 퇴근을 하고... 그냥 그런걸까? 사람들은 자꾸 내게 취미를 가져보라고 하는데 뭔가를 시작하는것도 특히나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쉽지가 않다.  




작가의 이전글 이혼소송에서 변호사가 해줄 수 있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