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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형광 Jan 01. 2020

Initiates

2020년을 시작하며

Initiates  : 시작하다


1980년에 WHO가 세계 장애인의 해, 인간의 장애를 신체적 '손상(Impairment)', '장애(disability)', '사회적 불리(handicap)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건강과 장애라는 것이 신체기능의 건강함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고, 환경과 개인의 맥락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기능하기도 하고 장애가 되기도 한다.


이후 새롭게 정리된 ICF는 인간의 장애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인간의 건강에 대한 내용에 우선 초점을 두고 이를 분류한 뒤, 분류된 각 건강의 측면으로 기능하는 부분과, 상반되는 문제와 제한을 장애로 본다. 이때 건강은 의학적인 건강에서 사회적 건강까지 분류되며, 이런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건강 요인끼리이기도 하고, 내부적, 외부적 요소이기도하다는 것이다.


2020년 1월 1일. 나는 장애를 바라보기보다는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나와 우리의 이야기 시작하려 한다.


"시작하다"라는 영어 표현으로 begin, starts,  initiates, commence의 표현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익숙할지도 모르는("일반적이다"라는 표현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starts와 begin이라는 단어와 달리 Initiates라는 "시작하다"는 새로운 분야에서 계획, 절차 등을 처음 시작할 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라고 한다.


옷을 입거나, 식사를 하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하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생활에는 적합한 단어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내가 작업치료사로 만나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이러한 자신에게 의미 있는 활동에 있어서 조차 계획과 절차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일상생활활동을 하기 위해 내 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 몸 사용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는 "계획"을 통한 "실행"이라는 처리 절차로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 어떠한 활동에 시작하지 못하는 일부는 수행 기술(Performance skill) 상의 비효율을 보인다는 이야기이며, 이것이 개인이 가진 건강 요소(Client factor)에 문제를 보인다는 말은 아니다.


작업(Occupation)의 관점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개인이 가진 능력의 제한일 수도 있지만, 활동에 대한 동기를 포함한 내부적인 요소와 외부적인 환경요소(사회적, 물리적 환경)에 있을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어떠한 대상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개인이 가진 능력에 제약이 있더라도 내부/외부적 요인의 재설계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 할 수 있다(can do). 그래서, 하고 있다.(doing)

- 할 수 있다(can do). 하지만, 하지 않는다.(not doing)

- 할 수 없다(can't do). 그래서, 하지 않는다.(not doing)

- 할 수 없다(can't do). 하지만, 하고 있다.(doing)


할 수 있는(Can do) 누군가만 하고 있는(Doing) 세상에서

할 수 없는(Can't do) 누군가도 하고 있도록(Doing)

삶을 재설계, 디자인하는 "나는 작업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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