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대학 확대학과 수석 졸업자입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 이아토.
착잡한 내 기분과는 별개로 요 쥐새끼는 밥을 먹어야 했고 똥을 쌌다.
어쨌든 가족이 되었으니.
잘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임보자가 사료를 먹는다고 했으니 구입해 두었던 베이비캣 사료를 주었다.
근데
안 먹어.
그리고
몸무게는 270g
당황했다.
내 인생에 아깽이라곤 김도담뿐이었는데.
얘는 두 달 차에 사료도 먹었는데..? 뭐지?
분유 먹여야 하나? 분유인가? 하고
혼돈에 허우적대며 미친 듯이 검색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한참 검색하다가 도 다른 결론은
이 녀석은 결코 두달령이 아니고 사료를 잘 먹을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잘 봐줘야 한 달 반? 한 달 하고 1주 정도 지난 시기로 보였다.
하지만 이빨은 있었기에 이유식을 먹여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성으로 혹시 몰라 준비해 두었던 각종 베이비캣, 키튼 캔을 꺼내 급여했는데,
오마이.
세상에 이런 맹수도 없네.
으르릉, 함냐함냐 하면서 그 쪼매난 입으로 쪼매난 뱃속으로 1분도 안돼서 사라지는 캔을 보며
아이고.. 이제 잘 먹네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설사한다.
당시에 아토가 하도 작으니 끼니마다 무게를 쟀다.
270g짜리 쥐새끼가 캔 40g을 먹으면 310g이 됐다가 설사하고 260그람이 되는데
정말 환장하는 줄 알았다.
조금씩이라도 늘어야지 왜 도대체 빠지는 거야.
어디 아픈 건 아닌가, 우리 집에 온 지 삼일 만에 무지개다리 건너는 건 아닌지,
혹시 불치병인가, 아깽이는 돌연사도 잦다던데.
이런 경우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난,
이 깃털 같은 쥐새끼를 들고 병원을 얼마나 달려갔는지 모른다.
그리고 너무 어이없게도 병원에선 말했다.
‘한 달 반쯤 되어 보이네요.’
‘네, 과식성 설사입니다.’
그랬다.
이 쬐끄만 쥐새끼는 자기 몸똥아리에서 허용하는 양보다
너무 많이 먹어서 설사를 하고 있던 거다.
이해는 한다.
이유식을 먹어야 할 아이에게 사료를 줬고
겨우겨우 먹으면서 쫄쫄 굶고 있었을 테니.
‘먹고 싶어 하면 그냥 다 주세요~ 차차 잡힐 겁니다.’
‘그리고 이 정도 발사이즈면.. 8kg? 예상해 봅니다.’
(구조자가 2-3kg일 거라고 했는데요!!!!!!라고 내적으로 외쳤으나..)
아토는 병원에서 처방한대로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무럭무럭 자랐고
너무 무럭무럭 자라서 병원 방문할 때마다 몸무게를 2배로 불려 갔고
작년에 항체검사차 들렀던 병원에서 선생님이 그러셨다.
‘처음 왔을 땐 270g이었네요, 이야 많이 컸다~ 30배 불어났네요’
‘제가 이 정도까지 클 거라고 했죠?’
결국 8kg.
아마도 나는 고양이대학 확대학과 수석졸업자였나보다.
아니면 우리 집에 거대고양이의 수맥이 흐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