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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락곰 Jun 09. 2023

그건 쥐새끼였다 2

고양이대학 확대학과 수석 졸업자입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 이아토.

착잡한 내 기분과는 별개로 요 쥐새끼는 밥을 먹어야 했고 똥을 쌌다.

어쨌든 가족이 되었으니.

잘 키워야 하지 않겠는가?

임보자가 사료를 먹는다고 했으니 구입해 두었던 베이비캣 사료를 주었다.


근데

안 먹어.


그리고

몸무게는 270g


당황했다.

내 인생에 아깽이라곤 김도담뿐이었는데.

얘는 두 달 차에 사료도 먹었는데..? 뭐지?

분유 먹여야 하나? 분유인가? 하고

혼돈에 허우적대며 미친 듯이 검색했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한참 검색하다가 도 다른 결론은

이 녀석은 결코 두달령이 아니고 사료를 잘 먹을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잘 봐줘야 한 달 반? 한 달 하고 1주 정도 지난 시기로 보였다.

하지만 이빨은 있었기에 이유식을 먹여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성으로 혹시 몰라 준비해 두었던 각종 베이비캣, 키튼 캔을 꺼내 급여했는데,

오마이.

세상에 이런 맹수도 없네.


으르릉, 함냐함냐 하면서 그 쪼매난 입으로 쪼매난 뱃속으로 1분도 안돼서 사라지는 캔을 보며

아이고.. 이제 잘 먹네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설사한다.



당시에 아토가 하도 작으니 끼니마다 무게를 쟀다.

270g짜리 쥐새끼가 캔 40g을 먹으면 310g이 됐다가 설사하고 260그람이 되는데

정말 환장하는 줄 알았다.

조금씩이라도 늘어야지 왜 도대체 빠지는 거야.

어디 아픈 건 아닌가, 우리 집에 온 지 삼일 만에 무지개다리 건너는 건 아닌지,

혹시 불치병인가, 아깽이는 돌연사도 잦다던데.


이런 경우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난,

이 깃털 같은 쥐새끼를 들고 병원을 얼마나 달려갔는지 모른다.


그리고 너무 어이없게도 병원에선 말했다.

‘한 달 반쯤 되어 보이네요.’

‘네, 과식성 설사입니다.’


그랬다.

이 쬐끄만 쥐새끼는 자기 몸똥아리에서 허용하는 양보다

너무 많이 먹어서 설사를 하고 있던 거다.

이해는 한다.

이유식을 먹어야 할 아이에게 사료를 줬고

겨우겨우 먹으면서 쫄쫄 굶고 있었을 테니.


‘먹고 싶어 하면 그냥 다 주세요~ 차차 잡힐 겁니다.’

‘그리고 이 정도 발사이즈면.. 8kg? 예상해 봅니다.’


(구조자가 2-3kg일 거라고 했는데요!!!!!!라고 내적으로 외쳤으나..)


아토는 병원에서 처방한대로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서 무럭무럭 자랐고

너무 무럭무럭 자라서 병원 방문할 때마다 몸무게를 2배로 불려 갔고

작년에 항체검사차 들렀던 병원에서 선생님이 그러셨다.


‘처음 왔을 땐 270g이었네요, 이야 많이 컸다~ 30배 불어났네요’

‘제가 이 정도까지 클 거라고 했죠?’


결국 8kg.


아마도 나는 고양이대학 확대학과 수석졸업자였나보다.

아니면 우리 집에 거대고양이의 수맥이 흐르거나.

앞발의 망고스틴이 아주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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