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큰소리로 원망과 불평의 말을 부모님께 쏟아냈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당황하면서도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고깃집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바로 옆 테이블에도 손님들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 눈치를 많이 보는 내가 어떻게 그렇게 크고 서럽게 울었는지 모르겠다.
아버지의 노력하라는 이야기에 화가 난 것 때문인지, 내가 날카로운 말로 부모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게 미안해서인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아주 어린 시절을 제외하면, 그때가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울어본 날이다. 아이들도 들어줄 사람이 있을 때 운다고 했던가. 그때 이전에도 이후에도 나는 한 번도 내 마음에 쌓여있는 말을 쏟아내면서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난 언제나 혼자 버텨야 했었고, 누구에게 도움을 받거나 기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아주 강한 사람이었고 그래야만 했다.
그런데 글을 쓰는 이 시간이 되면, 이 짧은 시간 동안 몇 번이나 코끝이 찡하다. 한 줄 한 줄 글을 쓸 때마다 과거의 나를 만나고 그 시절로 돌아가면서 눈 주변이 뜨거워진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현재에 감사함을 느낀다.
어느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 이러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분들의 따뜻한 공감과 응원은 내 마음에 쌓여있는 말들을 쏟아낼 수 있게 해주는 큰 위로다. 그 덕분에 아이처럼 솔직하게 나의 감정과 기억을 글에 담아 내비칠 수 있었다. 들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글에 다 담아내지 못한 부분이 많다. 앞으로도 나의 생각과 경험에 대한 글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우리의 이야기
바쁘고 성실하게 일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일하고, 맡은 일을 책임감 있게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삶에 최선을 다한다.
한때 나도 성실하고 꾸준하게 일하다 보면 언젠간 어느 정도 잘 살게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로 계획하며 살지 않는 사람에게 "잘 살게 되는 언젠가"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삶을 통해 배웠다. 막연한 노력의 결과는 명확한 실패다.
안대를 끼고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출발선 주변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1년이 지나도, 10년이 지나도 지금의 삶과 큰 차이가 없는 사람들이 많다. 달라지지 않는 삶을 버텨나가는 미래의 희망은 신기루와 같다.
그럭저럭 버틸 만하다고 해서 먹고사는 것으로 만족하면, 먹고만 살게 된다. 만족은 삶을 이어나가는 힘을 주지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눈 감고 싶은 현실이어도 눈을 크게 뜨고 개선할 점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까지의 기록들과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이야기에도 엄청난 성공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의 이야기들처럼, 앞으로도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해나가고 싶다.
높은 수익의 투자를 하거나 특별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해도, 가난하지만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 조금씩 인생을 변화시키는 이야기.
일하지 않아도 매 달 몇 백만 원을 벌거나 조기 은퇴를 하지 못해도, 행복하게 일하다가 은퇴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는 이야기.
슈퍼카를 몰고 좋은 아파트를 사는 게 아니어도, 우리 가족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작은 집을 마련하고 소소한 여가생활을 하는 이야기.
나를 나답게 하기 위해서 돈을 사용하고, 우리 가족이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발전하는 이야기.
소박한 꿈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꿈같은 이야기. 나는 앞으로 이런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조금씩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