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감의 기술 Oct 07. 2022

숫자 4에 담긴 의미, 인생에 필요한 4가지

 많은 사람들이 이 숫자를 보면 기피합니다.

 아픈 사람들이 모인 병원에서는 이 숫자를 아예 쓰지 않습니다. 엄연히 있어야 할 층도 호실도 지워버리는 숫자,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4입니다.

 건물을 오르고 내리는 엘리베이터에서도 4층 대신 영어 'Four'의 첫 글자를 따서 F층이라고 표기한 곳이 많습니다.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죽음의 숫자라며 쓰는 걸 금기시한 숫자 4.

 서양의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래서인지 4는 좋아해선 안될 숫자로 멀리합니다.

 그런데 정말 4는 죽을 만큼 잔인한 숫자일까요? 억울하기 그지없는 숫자 4가 항변을 합니다.  




 시작을 알리는 숫자 1과 음양의 조화를 담은 숫자 2를 지나 3은 천상의 세계를 나타냅니다. 이어 등장하는 4는 지상의 세계를 뜻하는 숫자입니다.

 조물주께서 천지를 지으실 때 4를 염두에 두고 모든 만물을 창조하셨다고 합니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만듭니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며 많은 이들 가슴에 소망을 담아주는 달은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로 4가지 모양을 달리합니다.

 물과 불, 그리고 공기와 흙. 고대 철학자가 주장한 만물을 구성하는 4 원소입니다.

 공간을 측정하려면 4가지 방법을 써야 합니다. 길이, 넓이, 깊이, 높이입니다. 


 수의 상징에 관한 역사를 보면 숫자 4가 가진 상징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관된 특징이 있습니다.

 기독교는 4라는 숫자를 통해 종교의 틀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여호와를 뜻하는 YHWH는 철자 4개, 구약 성서에는 하느님 말씀을 인간에게 전해준 4대 예언자가 나오고요, 신약성서의 앞부분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을 4대 복음서라고 일컫습니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실천해야 할 가치 있는 삶의 기준을 ‘사무량심(四無量心)'이라 하여 이를 마음의 4가지 방이라고 합니다. 사찰을 가보면 동서남북으로 4천왕을 두고 있고요, 4종류의 영적인 동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가리켜 4령이라고 부릅니다. 

 

 오늘날 문명을 이루는데 원천이 된 문명인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도 문명, 중국 문명, 이를 세계 4대 문명이라고 합니다. 세계 4대 성인으로 공자,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를 추앙합니다.

 4대 문명, 4대 성인, 4천왕같이 4를 주로 쓰는 이유, 4라는 숫자에는 완전함, 공정함이 있고 가장 안정된 숫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죽을 4라며 기피하지만 숫자 4는 우리의 일상에서 좋은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건물의 대부분은 사각형을 기본으로 만들어집니다. 땅에 기초로 가장 안정적인 구조로 지을 수 있으니까요.

 생년월일을 토대로 삶의 길흉화복을 점칠 때는 사주를 보고, 팔다리가 튼튼한 걸 가리켜 사지가 멀쩡하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대표적인 강타자는 4번 타자입니다. 수영과 육상에서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가 4번 레인에 배정받고요, 지구인의 축제라 불리는 월드컵과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립니다.

 그러고 보니 국회의원이나 지방단체장 임기는 4년입니다. 미국 대통령 임기도 4년이고요, 이건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서양 중세인들에는 '행복한 가정을 꾸미기 위해서는 4개의 동전이 있어야 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먼저 먹을 걸 사기 위한 동전입니다. 먹고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돈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동전은 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들을 위한 동전으로 이른바 자비의 동전입니다.

 세 번째 동전은 나라를 지키는 왕에게 내는 동전, 즉 세금입니다.

 마지막 동전은 가족에게 갑작스러운 불행이 닥쳤을 때를 대비해 냄비 속에 몰래 숨겨두는 동전이라고 합니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동전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4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안정적인 삶을 즐길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모두가 일상에서 실천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해 줄 거라는 4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남을 불쌍히 여기고 곤경에 처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인 인(仁).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이득이 있는 일 앞에서 그것이 옳은가 그른가를 생각하는 마음인 의(義).

 남을 공경하고 사양하고 양보할 줄 아는 마음인 예(禮).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마음, 학문 연구에서 진리를 밝히는 마음인 지(知).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성품. 어질고, 의롭고, 예의 바르고, 지혜로움인 인의예지가 그것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행복한 삶의 조건 4가지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을 할까요?

 건강한 신체, 화목한 가정은 당연하고 나아가 남다른 성공? 적당한 돈? 생각이 점점 물질적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만 적당한 돈이라면 어느 정도일까요? 앞에서 서양 중세인들이 말한 4개의 동전처럼 먹고살만하면서 의무를 감당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이웃에게 베푸는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정도는 저마다 다르겠죠. 


 재수 없다고 여겼던 숫자 4, 하지만 숫자 4는 완전함과 공정함이 있습니다. 4가 가진 의미를 제대로 새겨 실천한다면 세상은 보다 안정적으로, 삶은 조금씩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인생에 필요한 4가지, 여러분들은 어떤 것들을 원하시나요? 설마 소주 맥주 양주 동동주는 아니시겠죠?  

작가의 이전글 우산의 기울기 = 사랑의 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