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고 싶다. 적어도 나이들어보이고 싶다. 그 어떤 곳에도 애착과 소속감을 못 느껴 외롭고 힘들다 토로하니 오이는 그 어떤 사람도 자기가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방식대로 일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빻은 말만 안 해도 나는 괜찮은데. 지독한 유교국가에서 젊은 축에 속해 괴롭다. 세월이 지나 내가 50-60대가 될때쯤 한국 인구학적으로 50-60대는 젊은 나이가 된다. 이 사회에선 영영 젊으며 영영 무시받을 것이다. 교양없는 사회는 진짜 괴롭구나.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 공간에서 압사해도 어린 사람 개인의 탓으로 돌리거나-그러게 왜 거길 놀러가서-, 약한 자(여초집단)의 탓으로 돌리거나-왜 미리 가르치지 않았냐-, 그때 실려가는 사람들의 동영상을 찍고 퍼다 나르고, 어떤 남간은 그날의 응급실 브이로그를 올렸으며, 남초커뮤에선 cpr 하며 옷을 벗긴 사진을 찍고 돌려보며 꼴리네 마네를 논한다.
술먹고 죽은 의대남에 대해선 온 세상이 떠들썩하고 내 아들인 것처럼 굴며 배후에 무슨 일이 있을 거다 모두가 고래고래 소리치더니 spc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죽은 것은 금방 조용해진다. 여성이 죽는 일은 셀 수도 없지만 남성을 죽인 여성에겐 무기징역도 때린다. 판사야말로 AI가 도입되어야 하는 가장 시급한 직업이다. 일베에서는 파리바게트를 소비하는 인증샷을 올린다. 지가 미움받는 이유를 그것으로 돌리려는 찌질하고 저질스러운 방어방식이려나? 알 바 아니다. 언론이 문제인지 사람들이 문제인지 나는 이제 모르겠다. 할매가 말하던 “얼른 죽어야지”는 이런 마음에서 나오는 걸까? 내가 이런 사람들과 한 사회를 이룬다는 것이 쪽팔리고 분했었는데 이제 어이없다. 이 나라는 고쳐쓸 수 없다. 이태원 사고에 대해선 책임자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하고 이렇게 된 사회분위기나 이기적인 인간들을 만든 복합적인 이유를 설명할만한 사람은 양성하지 않는다. 학위는 난무하고 학문은 없다. 이태원 사고에 관한 콘텐츠는 소비하지만 찌질한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아무도 소비하지 않는다. 소비주체는 거의 찌질한 인간들이다. 소비없인 돌아가지 않는 세상이 기괴하다.
어린이 젊은이처럼만 보여도 개무시하면서, 업무 전화 하나를 하더라도 미리 생각해두지 않고 나에게 전화해서 쓸데없는 거 묻다가 내 시간을 빼앗기 일쑤면서, 다음부턴 자제해달라고 토로하면 기분나빠한다. 소통은 포기한지 오래다. 외국인이 니하오 하면 그게 인종차별인지도 모르고 웃으면서 이것좀 고쳐달라 말하면 날 죽일듯이 째린다. 반대로 해야한다 찌질아. 외국인>너>나로 계급화한 걸 어떻게 그렇게 투명하게 드러내는 거냐. 강약약강 사회에 노어덜트존도 없으면서 애는 왜 낳으라는지 알 수가 없다. 요즘 의술로는 남성도 애낳기 가능하다. 이미 돌아다니는 아재들 배는 임신부나 다름이 없다. 기후위기 관점에선 애 안 낳는 게 맞다.
사회력을 지겹도록 요구하는 노동 방식에 질린다. 군더더기 없이 노동만 하고 싶다. 나혼자 어떻게 노동해서 어떻게 나를 먹여살릴지 토나오게 고민하고 있다.
공주 정배 오이 민초 무지 소리에게 가끔씩 밥도 사고 선물하는 삶을 살고 싶다. 돈 어떻게 버냐고. 사는 비용이 왜이렇게 빡세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