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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 Kim Apr 07. 2021

안녕 고양이


정원 작은 나무 의자에 종종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고양이가 놀러 와 앉아있다가 가곤 한다.


반가운 맘에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면 깜짝 놀란 고양이는

어느새 담장을 훌쩍 넘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어느새 친해진 우린 언제부턴가

내가 문을 열고 나가면 반갑다는 인사인 것인지 

냐옹 거리며 나무 의자 주위를 뱅그르르 돌며 

나를 반겨주었다.


가까이서 보니 귀여운 볼살을 살짝 

꼬집어 주고도 싶었지만 

새침하고 요염한 눈으로 살짝 흘겨보는 너 때문에

그냥 정원 문 앞 슬리퍼 위에 쭈그려 앉아 발가락만

꼼지락꼼지락.


넌 어떻게 알았을까. 항상 낮에만 놀러 왔었는데

어젯밤 우리 집 정원에서 꼭 가지 말라는 듯이 야옹야옹.


내가 이사를 가면 우린 볼 수 없는 것일까.

너를 위해 이 나무의자를 남겨놓고 간다고

새로운 주인에게도 말해놓았으니

지금처럼 마음 편하게 놀러  

낮잠도 자고 편히 쉬고 .


새로운 나의 집은 이곳에서 멀지 않아.

우린 언젠가 길 모퉁이 어디쯤에서 다시 만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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