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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용규 Nov 06. 2020

생애설계 어떻게 하나요?#8

배웠으면 써먹어라-학용력

나에게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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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을 정리하다가 작은아들 초등학교 성적표를 보았습니다. 웃음이 절로 났습니다. 그 당시 작은 아들이 아내에게 다급히 전화를 걸어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엄마 나 있잖아, 산수 점수 몇 점인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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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다는 듯 아내는 아들과 통화하면서 크게 웃었습니다. 괜찮다며 아들을 달랜 후, 아내는 아빠를 닮아서 그런 거라고 자기 위안을 했습니다. 아내는 공부머리가 유전된다는 낭설을 믿고 있습니다. 그러한 출처는 초등학교 시절, 산수 시험에서 빵점을 기록한 필자의 추억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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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만 알아도 사는데 불편이 없습니다. 그걸 알기에 아내는 공부에 관해서 두 아들을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 듯, 사회생활도 성적순이 아닌 게 다행입니다. 오히려 배워서 써먹을 줄 아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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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배운 산수로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만큼 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런 식의 삶은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산수를 잘해야 분수 있게 산다는 농담이 맞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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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삶’이란 단어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다소 해학적인 표현이지만, ‘사’라는 단어 아래, 자음인 리을(ㄹ)과 미음(ㅁ)이 붙어 있는 걸 보았습니다.   

    

삶 = ㅅ + ㅏ + ㄹ +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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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뜻대로 잘 굴러가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음인 미음(ㅁ) 하나 때문입니다. 동글지 못한 네모 모양의 미음(ㅁ)을 바라보니, 자음 하나가 삶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잘 굴러가는 것이 잘 사는 겁니다. 


ⓒ포토그래퍼 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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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종합해 보면 첫 번째는 인생의 목적, 두 번째는 우리가 지닌 자원, 마지막 세 번째는 써먹는 능력이 잘 굴러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산수 실력은 낙제였지만, 엉뚱한 발상 덕분에 잠시 삶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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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목적입니다어느 여행자가 지도와 나침반이 있으나, 원하는 곳으로 출발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의 현재 위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목적은 출발지입니다. 왜 사느냐에 대한 이유입니다. 삶의 목적이 없다면, 아무렇게나 사는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살기 때문에 아무렇게 되는 겁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십시오.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깊게 들어가면, 삶의 목적은 성공·성장·성화입니다.   

ⓒ손용규


① 성공(成功) : 성공이란 원했던 바를 이룬 것입니다. 여기서 원했던 것은 목표이고, 이룬 것은 성과입니다. 성공의 가치는 얼마만큼이 아니라 이룬 것입니다.  1미리(mm)의 짧은 성공이라도 매일 이루며 전진하는 것입니다.      

② 성장(成長) : 성장은 높고 넓게 자랍니다. 실패를 위로하며, 경험을 쌓아 올라섭니다. 성장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확장됩니다.      

③ 성화(成花) : 성화는 꽃입니다. 꽃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변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꽃의 소임이며, 씨앗을 남겨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합니다. 다시 말해, 성화는 우리 자신의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배워서 이로운 곳에 써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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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자원입니다 살벌 시대, 각자도생이 일상화된 4차 산업시대입니다. 일자리는 줄고 경쟁이 더욱 심화되어 멈춤이 잦습니다. 이럴수록 개인의 자원을 살펴보고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용불용설이 진화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써먹을수록 잘 살게 됩니다. 대표적인 8가지 자원들을 점검해야 합니다.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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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학습 : 학력이 계단이라면 학습은 평지 길입니다. 조금 걸어도 되고 많이 걷다 쉬어도 됩니다. 스스로 조절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는 자기주도 학습입니다. 다만, 독서와 달리 목표를 정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얻고자 하는 결과가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학습을 통해 자원을 캐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쟁 자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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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독서 : 독서는 인생 오 할(50%)을 책임집니다. 그만큼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며, 사유의 힘을 증진시킵니다. 목표 없는 학습이 독서입니다. 식사가 목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독서는 목표가 아니라 밥입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에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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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지식 : 지식은 돌탑을 이루는 돌입니다. 돌은 학습과 독서를 통해 캐내야 합니다. 하루 중 별도의 시간을 내서라도 캐내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나이 들면 체력이 달리니 젊을 때 열심히 지식 노동자가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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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학력 : 학교, 자기 주도 학습, 멘토링, OJT(on the job training) 등 다양한 공식, 비공식 학습 계획을 통해 얻은 학업 경력입니다. 학력은 전문성, 자격증 등과 같은 기초 자원뿐 아니라 직업, 자기계발 역량까지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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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어학 : 앞으로 20년 내에 수준 높은 동시통역 AI(인공지능)가 대중화될 것입니다. 생활 영어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충분합니다. 대신 한글을 잘 이해고 표현할 수 있는 문해력을 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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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자격증 : 태권도 6단과 싸워서 이기는 조폭도 있습니다. 조폭은 자격증 없이도 격투기를 잘합니다. 자격증은 직업이라는 얼굴에 색조 화장품을 칠하는 것과 같습니다. 써먹지 못한다면, 돈과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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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경력 : 고용주가 가장 선호하며, 개인 경쟁력에도 중요한 자원입니다. 어느 분야에 있던 1만 시간 또는 최소 3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경력은 최대한 써먹어야 합니다. 배워서 나눠 줄 수 있는 좋은 자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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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경험 : 경력이 결과라면 경험은 과정입니다. 가능한 경험의 시간을 늘리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합니다. 한평생 한 가지 일만으로 살 수 없습니다. 오늘날은 온갖 잡화점 같은 경험자가 쓸모를 넓혀 갈 수 있습니다. 쓸모 있게 직업 수명을 연장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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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써먹는 능력학용(學用)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8가지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학용입니다. 첫 번째는 배우고(배우다+go) 두 번째는 써먹고(써먹다+go) 세 번째는 나누고(나누다+go)입니다. 총칭하여 학용 또는 3고(go)라고 정하였습니다.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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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배우고(배우다+go) : 학습력을 향상하려면, 목적에게 답을 구해야 합니다. 성공, 성장, 성화. 이들 중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명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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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써먹고(써먹다+go) : 배워서 제대로 써먹어야 합니다. 제대로는 타인의 불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입니다. 써먹지 못하면 그것은 배운 것이 아닙니다. 배웠으면 써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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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나누고(나누다+go) : 자신의 쓸모를 어디에 나눌 것인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세상천지가 자신의 쓸모를 필요로 하는 곳입니다. 배워서 남 주고, 배워서 다 주고 떠나는 쓸모의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배워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입니다.     


ⓒ포토그래퍼 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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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굴러가는 것이 잘 사는 것입니다. 3개의 바퀴를 종합하면,

첫째, 삶의 목적(이유)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자신의 자원을 점검해야 합니다. 

셋째, 배웠으면 써먹는 학용을 해야 합니다. 


  '잘 굴러가는 것이 잘 사는 겁니다. '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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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의 생각을 생각해 보세요. 먼 인생 아름답도록, Bravo Your Life!!



저자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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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설계 6대 영역(변화, 직업, 재무, 건강, 여가, 관계)을 공부하기 이전에 개념학습이 중요하다 싶어 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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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에 대한 관심이 시작될 무렵이라면, 이미 늦은 단계에 진입했다는 반증입니다. 생애설계는 빠를수록 좋습니다. 10대부터 시작하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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