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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면 Feb 11. 2023

[박물관 리뷰] 영국 대영박물관

과거가 현재의 소통의 장인 곳

2023년 1월 23일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다녀왔다. 800만 점 이상의 소장품과 70여 개가 넘는 전시실을 보유한 박물관답게 외관부터 멋졌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 안은 더욱 웅장했다. 다양한 전시품 중 인상에 남았던 전시품과 관람후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1.  람세스 2세 조각상(고대 이집트/ 전시실 4)

대영박물관에서 가장 큰 이집트 조각상이라고 한다. 람세스 2세가 통치하던 약 67년 동안 이집트는 큰 번영을 누렸다고 한다. 크기가 크고 중앙에 놓여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높이가 2.67m) 람세스 2세 조각상 우측에 나있는 커다란 구멍은 람세스궁전에서 런던으로 가져오기 위해 뚫은 구멍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잘리고 가슴에 구멍까지 난 이 조각상의 상처는 영국으로부터 약탈당한 상처를 잘 보여주는 듯했다.

람세스 2세 조각상


2. 아멘호텝 3세 두상(고대 이집트, 전시실 4)

아멘호텝 3세는 특히 당시 이집트 수도였던 테베의 신전을 장식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조각으로 많이 남겼다고 한다. 상하 이집트 왕관을 모두 착용한 아멘홉텝 3세의 모습을 새긴 화강암 석상으로 석상의 한쪽 팔도 옆에 전시되어 있었다.

아멘홉텝 3세 두상


3. Anhurnakht의 묘비

다음은 비석에 관한 설명이다.

아내와 팔짱을 끼고 서 있고, 그의 발밑에는 작은 아들의 형상이 있다. 가정부들은 물건을 바친다: 한 사람은 주인의 입술에 술을 내밀고, 다른 한 사람은 가젤을 들고 다닌다. 수치의 다양한 크기는 인식된 중요성을 명확하게 반영한다. 비석의 출처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Naga el-Deir에서 발견된 비석과 동일한 예술적 손길을 드러낸다. 그림과 텍스트의 무질서한 배열은 중앙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지방 예술의 전형이다.

중요도에 따라서 사람의 크기를 다르게 그린 것과 얼굴은 측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몸통은 정면을 향하고 있다는 점 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 찍어두었다.


4. 늪지대에서 사냥하는 네버문

네바문(부유한 서기관) 무덤은 기원전 1350년경에 만들어졌으며 영생에 대한 이상향을 그린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었다고 한다.

다음은 벽화에 대한 설명이다.

네바문은 작은 배를 타고, 그의 아내 하트셉수트와 그들의 어린 딸과 함께 나일강 습지에서 새들을 사냥하고 있다. 이집트 작화 전통에 따라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네바문을 가장 크게 중앙에 그렸다. 여가의 장면들은 이미 수세기 동안 무덤을 장식하는 전통적인 부분들이었고 무덤 주인이 '아름다움을 보며 즐기고 있다'라고 상형문자가 적혀있다. 비옥한 습지는 재생과 에로티시즘의 장소였기에 단순한 휴양의 이미지를 넘어섰다. 거대한 Nebamun의 걸어 다니는 모습이 습지의 풍요롭고 활기찬 삶에 둘러싸여 영원히 행복하고 영원히 젊은 모습을 두드러지게 한다. 사냥은 음식을 공급해 줄 뿐만 아니라 Nebamun의 승리를 상징했다.

이러한 그림들은 설명에 따라서 그림 속 상황을 읽어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집트의 화가들은 사람을 그릴 때 엄격한 규칙을 따라 그렸다고 한다. 머리, 팔, 다리는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렸고 상반신은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을 그렸다. 이러한 모습들이 자연스러움은 없지만 대신 그 신체의 부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미술이 주술적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에 무덤에 일상의 모습을 그려 죽은 이가 다음 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그림보다는 명확하게 기록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중요했다. 실제로 이집트어로 조각가를 의미하는 단어는 '생명을 지속시키는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5. 고양이 미라

이집트는 후기에 신과 관련된 동물들을 미라로 만들었다. 고양이는 델타의 부바스티스에서 주신으로 섬겼던 바스테트 여신과 관련이 깊으며 이집트 곳곳에 기타 고양잇과 동물들을 신으로 모셨다. 동물 자체를 신으로 모셨다기보다는 그들을 신의 중재자로 여겼다고 한다. 동물들의 미라는 처음 듣는 것이라 신기해서 찍어두었다.


6. 아문 아메노모페 성지자의 인쇄된 목관

다음은 목관에 관한 설명이다.

뚜껑은 커다란 꽃무늬 깃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그 위에는 붉은 가죽이 교차되어 있으며, 이는 아마도 보호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 케이스의 외부는 태양신의 야행성 여정을 보여주는 Amduat의 장면을 담고 있다: 내부에는 태양 원반과 고인이 다양한 신을 숭배하는 묘사가 있다.

벽화뿐만 아니라 관의 내부와 외부에도 이렇게 화려한 그림을 그렸다는 점이 놀라웠다.


7. 그 외 다양한 미라

다음은 미라와 관련한 설명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과 사후세계를 특별하게 생각했다. 복잡한 장례 준비와 의식을 통해 세속적 인간에서 영생의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전시실에서는 관, 미라, 장례 가면, 초상화는 물론 죽은 사람과 함께 수장했던 다양한 부장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영생을 위해 시신을 미라로 만들었고, 대부분의 장기를 제거하여 항아리에 보관했다. 뇌도 제거했지만 이는 보존하지 않았으며, 몸속에 천일염을 채우고 얇고 긴 천으로 단단히 감았다. 사후세계에서 사자의 노동을 대신하는 것으로 알려진 작은 인형 샤브티도 함께 묻었으며, 황소, 악어, 고양이, 독수리 등 다양한 동물을 미라로 만들어 신에게 공물로 바쳤다.


많은 시신과 한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니 미라가 있는 관은 왠지 으스스했다. 영혼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시신을 보존해야 했기에 만든 미라와 왕이 죽은 후에 생활이 부족하지 않도록 그려 넣은 많은 하인과 음식들에서 그들이 사후세계를 특별하게 생각한 점을 엿볼 수 있었다. CT 스캔했을 때 미라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는 점도 신기하였다. 미라와 벽화 등에 의해 먼 미래의 후손들에게 그들의 삶이 읽힌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8. 네레이드 신전(고대 그리스와 로마/전시실 17)

다음은 한국어 안내 책자의 설명이다.

네레이드 신전은 크산토스(현재 터키)에서 발견된 최대 규모의 가장 정교한 리키아 무덤이다. 크산토스 통치자 에르빈나를 위해 만들었다. 에르빈나는 그리스인이 아니었으나 그리스 신전과 유사한 무덤에 묻히길 원했다. 신전의 아름다운 장식 조각을 전시실 벽면에 복원하여 배치하였는데 그리스와 리키아 양식 및 도상체계가 혼재한다. 에르빈나의 조각상처럼 일부 조각의 복식에서 페리시아의 영향도 눈에 띈다. 많은 조각상의 경우 원래 위치가 확실하지 않아 여기 복원된 모습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신전의 이름은 신화에 등장하는 바다요정이자 해신 네레우스의 딸들인 네레이드에서 유래했는데 신전 둥 사이에 네레이드 조각상들이 놓여 있었다.



9. 켄타우로스와 라피테스 메토페

파르테논 신전의 92개 메토페 중 하나로 이 작품에는 두 인물의 모습과 그들 사이의 싸움이 섬세히 표현되어 있다. 켄타우로스의 찡그린 코와 드러난 이빨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분노의 감정을 잘 드러낸다.

힘줄까지 자세히 표현되어 있어서 놀랐다. 물론 지금 봐도 놀랍지만 당시의 사람들은 우리가 아바타 CG를 보면서 진짜 같아라고 놀라는 것처럼 감탄했을 것 같았다.


10. 아이리스 조각상

 무지개 여신이자 신들의 전령, 아이리스가 비상하고 있다. 등에 달린 청동 날개는 현재 소실되었다. 대리석에 생명을 불어넣은 듯 섬세하게 조각된 튜닉을 통해 당시 파르테논을 만든 석공들의 놀라운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섬세한 옷 주름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11. 말머리 조각상

파르테논의 동쪽 페디먼트에 위치했던 달의 여신 세레네의 마차는 반대편에 놓은 태양의 신 헬리오스 마차와 한 쌍을 이뤘다. 튀어나온 눈과 늘어진 피부에서 밤새 달의 마차를 끌며 하늘을 달린 말의 노고를 느낄 수 있다.

영혼 없이 멍하니 벌어진 입에서 고된 야근을 한 말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12. 웅크린 아프로디테 조각상

 아프로디테(비너스) 조각상은 고대 그리스에서 많이 발견된다. 대부분 실물 크기의 대리석 신상으로 기원전 360년 아테네 조각가 프락시텔레스가 현재 터키에 위치한 크니도스 시를 위해 만들었다. 이 신상은 로마의 복사판으로만 남아 있으며, 벌거벗은 몸을 감싸는 여신의 모습을 표현했다.

아프로디테 조각상 앞에는 이 조각상을 그리는 몇몇 사람들이 있었다.


13. 비너스

다음은 조각상과 관련한 설명이다.

사랑의 여신의 어깨에서 무거운 망토가 미끄러져 그녀의 엉덩이에 불안정하게 달라붙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조각품이 기원전 4세기에 작업한 유명한 아테네 조각가 프락시텔레스에 의해 만들어진 아프로디테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오래된 스타일과 새로운 스타일을 혼합한 로마의 창조물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조각상은 1775년에 화가이자 상인인 해밀턴에 의해 로마 근처의 고대 목욕탕 건물에서 발견되었다. 18세기에 고대 조각상의 구매자들은 완전한 조각품을 선호했고, 그래서 때때로 유명한 조각가들에 의해 조각된 누락된 부분들이 추가되었다. 이 조각상에는 팔이 복원되었다.


14. 모아이 석상(호아 하카나나이아)(전시실 24)

현무암으로 만든 이 거대한 조각상은 유명 라파누이(이스터섬) 석상(모아이)보다 먼저 만들어졌다. 하카나나이아는 '훔친 또는 숨은 친구'를 뜻한다. 원래 눈은 적석과 산호로 장식하고 몸통은 붉은색과 흰색으로 그렸다. 야외에 놓았던 것으로 나중에 오롱고 의례소 석실로 옮겼다.


15. 쌍두사 모자이크(멕시코/ 전시실 27)

멕시코 예술을 대표하는 터키석 모자이크는 의례 때 착용한 것(가슴받이 장식)으로 추정된다. 뱀은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에서 종교적 도상으로 자주 등장하며, 멕시코의 경우 일부 신들과 관련이 깊다.


16. 방울뱀 조각상

쌍두사 모자이크 바로 앞에 있었던 조각으로 뱀의 안쪽까지 볼 수 있도록 거울을 장치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17. 대영박물관 외부


고대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와 로마 관을 중심으로 돌아보았다. 한국어 안내 책자를 구입하였고 이 안에 있는 작품들 위주로 감상하였다.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사람, 주변 사람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 조용히 작품의 설명과 작품을 번갈아 쳐다보며 탐색하는 사람, 조각상을 그리는 사람, 가이드의 투어를 따라 듣는 사람, 학교에서 단체 견학을 온 학생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영박물관에 모두 머물러 있었다.

어떤 감상 방법을 택하든 과거의 물건을 통해 과거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그것이 현재의 소통의 장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굉장히 정적인 공간을 역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관람객의 일부로 공간에 머물러 있는 경험이 좋았고 다음에 또 방문을 하게 된다면 그땐 다른 감상 방법을 택해보고 싶었다.


참고문헌

대영박물관 한국어 안내 책자

미술과의 첫.만.남(로지 디킨스, 마리 그리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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