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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소리 Jul 01. 2024

삶은 유한하다

공허의 시대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한 번에 베이듯 꺾인 적이 있다.

이전에도 다치고 실패하며 경험으로 쌓이던

시련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헤치고 극복해 갈

의지만큼은 언제나 살아 있었.


그러나 우리의 인생 

철저하게 삶의 유한함과 맞닥뜨리며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게 드는 기회를 준다.



이미지 제작_The 소리




때때로
인간이 자신의 의지로
삶을 헤쳐가며 살고 있다는
오만한 착각에
'똑똑?....'
하고 인생이 노크를 한다.

이미 짜인 대본처럼
어떤 사건을 일으키고

그 사건을 해결하고자
발버둥 치는 동안
자신의 모습을
개미처럼 작아지게 만들어
그 시련에 허덕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멀리서 똑바로 바라볼 수 있게
카메라의 줌을 줄이듯
엄청난 거리에서 비현실적인 그 상황을
똑똑히 관찰하는 기회를 준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때야말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고
지금까지의 스스로를 돌아보며
삶을 정돈할 시간이 되니
시련이 다가오거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반색하며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다.

모든 나쁜 것들 속에는
보이지 않는 기회가 들어있고
모든 좋은 것들 속에는
수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으니

어느 한쪽으로 전적으로 좋고 나쁜 것은
없음을 기억하자.


  


40대 중반에 허리가 아파왔다.

누적된 몸의 쓰임이 병적 증상으로 나타났는지

통증과 쑤심으로 어느 아침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었다.

그 괴로운 통증을 해결하고자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추천하는 허리 쪽 주사시술을 받고는

심각한 쇼크가 왔다.


그때까지 살아왔던 세상과의 작별이 시작되는

어떤 순간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날, 그 시술을 기점으로 나의

삶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주사로 생긴 쇼크는 심각한 후유증과 삶의 질을

추락시키며 바닥에 내리꽂았다.

조여 오는 가슴의 숨 막힘과 식사를 할 수 없는

메스꺼움을 동반한 어지러움을 시작으로

모든 신경의 교란으로 온갖 병적증상이

때를 달리하며 몸을 괴롭혔고

기존에 믿고 살았던 세상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며

끊임없이 생경한 정신적인 공황으로 이어졌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된 한 가지는

'삶은 유한하다'라는

간결한 명제였다.


그러기 전까지는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삶의 굴레가 시간이 갈수록

바라는 결과물들로 축적되어

단단히 나를 받쳐주는 자산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살았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유한한 삶의 진리 앞에 직접 서보고 나서야

그 참 뜻이 온몸으로 느껴져 왔다.


그렇다.

삶은 영원하지 않고

유한하다 못해

끝이 있었다.


사실 너무나 많은 정보의 쓰나미 속에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는
또 다른 공허함을 부르고
그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지만
딱히 마음을 내어놓을 곳이 없다.

어느 한편 그 스산한 마음에
인간적인 훈풍이 분다 해도
내 마음을 챙기지 못한다면
그 또한 어려운 짐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이러한 풍요로움 속에서야말로
허기진 마음을 채울 그것은
스스로 에게 집중해 보는 시간을
오로시 가져 보는 것이면 좋을 듯하다.




삶의 유한함을 인식한 후에

 삶의 방향은 매우 간결해졌다.


북적이던 모든 것에서 스스로 떨어져 나왔고

그로 인해 얻게 된 시간과 정신의 여유공간은

오로시 나를 알아가는 여정에 쓰였다.


하고 싶었던 것에

할 수 있는 것에

솔직하게 담백한 자세로

임하며 말이다.


이미지 제작_The 소리


세상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지금의 시대이지만

많은 이들의 정신이 아픔을 느끼는 것은

풍요 속 빈곤에 허덕이게 하는

공허함이 한몫을 한다.


이 공허의 시대는 우리를

겉만 화려한 빈껍데기로 만든다.


다행스럽게도 필자처럼

아픔이나 시련이 닥쳐

그 속에서도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볼 기회를

알아챈다면

스스로에게 몰두하자.


세상의 잣대 규정지어진 이미 만연화된

통속의 의미들 말고

지금부터 나로 인해 만들어

답게 살 수 있는 좋은 것들에

집중해 본다면


유한한 삶의 어느 시점에 내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으로부터 남아있는

삶의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고

그런대로 또다시 웃으며

즐겁게 인생을 누리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어진다.


너무나 마음이 아플 때는

기억하라.


삶은 유한하여

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곧.... 끝이 난다' 이 말이다.

그러니 우물쭈물 슬퍼만 하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나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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