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보통인 여행의 기술
바르셀로나에서 로마 공항까지 90분.
4시 50분에 탑승을 시작한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4시 51분이 되어서야 어느 게이트에서 탑승하는지를 알게됐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다시 5분.
공항에서 비행기까지 연결된 다리에서 비행기의 문이 열리기까지 기다리는데 다시 10분.
비행기 안에 앉아 출발할때까지 다시 30분 가량을 기다렸다.
여긴 뭐든지 느려. 라는 생각을 하다.
도심 스타벅스에 앉아 멍하니 바라본 거리가 떠올랐다.
아.
이들이 느린게 아니라 이게 정상 아닐까?
빠르게 달려야지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빠르게 달려야지만 더 많은 시간을 얻어 쉴 수 있다 생각하지만
더 많은 일을 하고난 후에는 더 많은 해야할 일이 생길 뿐이다.
그러고보니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빠른 곳은 공항에 있는 맥도날드더라.
매번의 여행마다 느끼는건
매순간의 즐거움이었다.
그들에게는 당연한 간판과
그들에게는 당연한 신호등과
그들에게는 당연한 거리의 쓰레기통까지
매순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면
매순간 생각의 속도는 넉넉해진다.
조금 더 여행은 마음을 느슨하게 하고
조금 더 여행은 여유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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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 정도가 걸려
로마-다빈치 공항에 도착했다.
수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완벽한 타인이 되었다가
눈이 마주치면 인사하고
다시 또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다시 돌아가는 일상에서도 마음의 쉼을 느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