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 Dec 28. 2022

#35 오랫동안 기억날 시드니살이(2)

매일매일 산책코스

이스턴 시드니 매일매일 산책코스


 시드니 동부 해안가를 걸으며 산책을 해보자. 코스탈 워크를 따라 남쪽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다. 날 잡고 마음먹고 걸으면 하루 종일도 걸을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운동삼아 바람 쐬러 자주 걸어 다니는 코스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지하철과 버스의 종점인 본다이 정션역에서 시작한다면 웨스트필드 쇼핑몰을 지나 메인도로인 본다이 로드를 따라 바다를 보며 걸어내려갈 수 있다. 길가에는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들이 많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좋다. 그렇지만 지나다니는 차량이 많고 복잡하기에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을 때는 한적한 공원과 주택가를 지나 해안가로 접근할 수도 있다.


웨이버리 공원 뒤쪽 주택가를 걸어간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웨이버리 공원 오발과 축구장

  12월인 지금은 엄연히 시드니의 한여름이어야 하지만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다. 며칠 햇볕이 뜨겁길래 패딩과 두툼한 후드옷들을 모조리 세탁하여 넣었다가 너무 추워 다시 꺼내 입었다. 춥고 흐리고 비 오는 날이 이어지다가 어쩌다 하루 이틀 반짝 뜨거운 날이 있다. 이상기온 현상인가. 지난 주말이 바로 잠시 반짝하는 뜨거운 날이었다. 아이들과 파도를 타려고 본다이 비치로 향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통했나 보다.


 본다이 비치는 정말 유명한 관광지 중 한 곳이기에 동쪽 해안가의 비치들 중 가장 붐비는 곳이다. 그러나 또 비치가 엄청나게 길게 뻗어있고 파도가 세서 조금 큰 아이들이 파도타기 하고 놀 때 가장 좋아하는 비치이다. 아이들이 젖으면 빨리 집에 데려오기 위해 자동차를 가지고 간다면 주차하기도 다른 비치에 비해 쉬운 곳이다. 비치 앞에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아 식사하러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지난 주말의 본다이비치
주택가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타마라마 공원
타마라마 공원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타마라마 비치_오늘따라 유난히 에메랄드 빛이다

 본다이 비치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이어서 타마라마 비치가 나온다. 다른 비치들과 비교하면 아담한 규모의 비치이지만 모래사장 뒤로 놀이터도 있고 바비큐 시설도 있다.  타마라마 비치를 지나 더 내려가면 브론테 비치가 나온다. 대개는 우리 가족의 산책은 브론테 비치에서 끝난다. 브론테 비치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본다이 정션으로 돌아오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각 비치마다 버스의 종점이 있어서 기다렸다 버스를 타고 교통의 메카 본다이 졍션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 버스를 타는 이유는 이미 많이 걸었기도 하지만 거꾸로 걸어오려면 오르막이어서 무지 힘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특별히 힘내서 아이들과 한 코스 더 걸어가 본다. 브론테 비치의 주차장을 지나 더 남쪽으로 가면 데크가 잘 깔려있는 산책로가 나오고 중간에 웨이버리 묘지가 나온다.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엄청난 규모의 공동묘지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를 보며 묻혀있는 귀신들은 참 행복하겠다고 지나갈 때마다 생각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개발하지 않고 오래된 묘지로 유지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묘지 구역은 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엄청 많은 종의 조류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남편과 아이들은 저녁에 조깅하러 여기까지 오기도 하는데 밤에 오면 오싹해서 달리기 속도가 엄청 빨라진다고.


브론테비치를 지나가면 저 멀리 웨이버리 묘지가 보인다
봄꽃 만개한 웨이버리 묘지
웨이버리 묘지을 지나 계속 걸어간다

 브론테 비치에서 오늘의 산책을 끝내지 않은 것을 살짝 후회하기 시작할 때쯤 묘지가 끝나고 클로베리 비치가 저 멀리 보인다. 클로베리 비치가 시작하는 지점에 버스종점이 있기에 버스정거장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 버스를 탄다. 버스 타고 돌아가는 길은 거의 주택가인데 예쁜 호주집을 구경하다 보면 금방 본다이졍션 웨스트필드에 도착한다. 땀 흘리고 힘들었으니 달콤한 찻타임이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나면 오늘 운동은 역시 도로아미타불.

클로베리 비치


매거진의 이전글 #34 낭만적인 시드니 라이더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