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my moong Sep 14. 2023

광대한 물줄기 따라 느껴지는 자연의 숭고함

포즈두이과수의 경이로움에 스며들다



나의 유일한 브라질 여행은 포즈두이과수.

정글 외에는 그닥 끌리는 곳이 없었기에 브라질은 이과수 폭포 외에는 과감히 스킵했다. 


그렇게 푸에르토이과수를 충분히 즐긴 후 찾은 포즈두이과수.


포즈두이과수 근처에서 저렴하게 얻은 숙소의 아침식사가 생각보다 근사하다.


두둑이 아침을 챙겨먹은 후 한 손에는 어제 사놓은 엠파나다를 들고 또 한번 이과수를 보러 향해본다.


브라질에서의 이과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처음 폭포트레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떡하니 벌어진 입이 좀처럼 다물어지지 않는다.


폭포의 규모에 압도당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그야말로 대자연의 위력에 한동안 할 말을 잃고 넋이 나가 버렸다.


분명 어제 봤던 폭포수인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이 폭포수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제 경험했던 그 폭포수들을 멀리서 한눈에 바라보니 그 기분이 색다르다.


아르헨티나쪽에서는 코앞에서 폭포수의 강렬한 수압을 느낄 수 있어 임펙트가 강했다면,

브라질쪽에서는 이과수 전체의 풍경을 한눈에 크게 바라볼 수 있어 무언가 더 잔잔하면서도 강한 여운이 남는 듯 하다.


여행을 시작하고 정말 오랜만에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져 들어갔다. 

숨소리마저 숨죽일 수 밖에 없는 곳, 이 곳이 포즈두이과수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아까 멀리서 보이던 여러 개의 폭포수들이 굉음을 울리며 조금씩 더 가깝게 다가온다.


그렇게 포즈두이과수를 구경하는 내내 위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겸손해지며 들었던 생각.


참 잘왔다
정말 감사하다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다...


그렇게 계속 폭포수들에 취해 걷다보면 거대한 폭포수들의 사이로 난 다리가 나타난다. 



다시 한번 내 눈 앞에서 그 거대한 물줄기들을 맞이하며 그 물줄기들이 만들어내는 공간 속으로 걷게 된다.

다리 옆으로는 어마어마한 물줄기들이 쏟아져 내리고 그 거대한 물줄기들이 한자리에 모여 뿜어내는 물보라와 하얀 물안개에 갇혀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머리며 옷이며 카메라며 다 홀딱 젖어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지만 그 와중에도 신이난다. 폭포수가 산산히 부서지며 피어나는 그 거대한 힘 덕분에 물먹은 생쥐 꼴이 됐지만 내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냥 이 자연의 경이로움에 나도 슬며시 스며들고 싶다. 


그야말로 '절경'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뷰.

‘이쁘다’라는 단순한 표현보단 “아름답다, 멋지다, awesome, unbelievable” 이런 표현들이 어울리는, 사실 이런 표현들로도 한없이 부족한 뷰


카메라로는 도저히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이 순간의 느낌과 감동을 담을 수 없다.

이건 정말 내 두 눈으로 봐야만 한다.


누군가 이과수폭포를 볼려면 아르헨티나쪽이 좋을까요, 브라질쪽이 좋을까요

라고 묻는다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 같다.

마치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처럼,


그냥 꼭 두 곳 다 보세요! 라고 답하고 싶다.


두 곳에서 바라보는 이과수폭포의 느낌과 분위기는 다르기에,

각각의 다른 매력이 있기에,


단지 만약 한 곳만 갈 수밖에 없다면

부모님을 모시고 온다면 브라질쪽으로,

친구를 데리고 온다면 아르헨티나쪽으로 선택할 것 같다.


위대한 자연, 포즈두이과수

죽기 전에 다시 한번 볼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팔레르모에서 세상 힙하게 놀아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