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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moong Nov 24. 2021

그렇게 그냥 행복해졌다

비교하지 않는 삶




우리는 남들과 비교하고 남들에게 비교받는 것에 익숙한 삶을 살아오고 있다. 


내 삶에 대한 잣대의 기준을 나 자신이 아닌 남들에게 두며 그들보다 뒤처지지 않는 삶, 그들보다 더 앞서 나아가는 삶이 '성공한 삶'이라 배우며 살아왔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내 또래와, 내 형제자매와, 내 주변이들과 비교받으며 자라온 우리에게는 아마도 남들과 비교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물들었을 것이다. 


사실 이 ‘비교’라는 행위 자체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 

이 ‘비교’라는 행위로 인해 어쩌면 나보다 나은 대상으로부터는 자극을 받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나보다 못한 대상으로부터는 내가 가지고 있는 소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이 아닌 남들에게 행복하게 비춰지는 삶이 과연 진정 행복한 삶일까?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할 때 내 인생은 조급해지고 그 조급함으로 인해 나는 나를 위해 진짜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나간다.

 

내가 일 년 여간 한국을 벗어나 해외여행을 하며 가장 좋았던 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와 비교하지도 않고 

"그저 오롯이 내 페이스대로 내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행을 할 때 우리는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행을 할 때, 특히 소위 장기여행, 세계여행을 할 때 우리는 우리의 여행을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다. 


동일한 날 여행을 시작했더라도, 

어떤 한 여행지에서 만나 함께 여행을 했더라도, 

우리 각자의 여행의 과정과 끝은 모두 다 다르다. 


같은 유럽여행을 하더라도, 

같은 남미 여행을 하더라도,

같은 아시아 여행을 하더라도

각자의 여행루트와 여행방법은 모두 다 다르다.

블로그에 나와있는, 여행책자에 나와있는, 누군가의 여행 발자취를 따라가다가도 중간에는 결국 "내 의지대로, 나의 스타일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나의' 여행 이야기로 바꾸곤 한다. 


내가 이 여행지에 오래 머문다고,

내가 이 여행지에서 다른 투어를 한다고,

내가 이 여행지는 남들과 달리 가지 않는다고, 누구도 나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다음 여행지에 먼저 간다고,

내가 남들보다 더 많은 여행지를 간다고,

내가 먼저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간다고, 

그것이 “성공한” 여행의 결과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행이라는 것은 결국엔 나 자신이 써 내려가는, 남들과 다른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다 보니 

분명 예전처럼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행복해져 있었다.

 

한국에서처럼 행복해지고 싶어 발버둥 치지도, 행복해지기 위한 숱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 눈앞에 보이는 것들에 집중하고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나에게만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행복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여행에서처럼 우리의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왜 여행이 끝난 내 삶은 또 누군가와 비교를 하고 있는 걸까. 남들보다 느리게 가면 왜 내가 뒤쳐진다는 느낌이 드는 걸까.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이라는 현실에서 살고 있는 나는 또다시 이 ‘비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다른 이의 삶에 내 삶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에 또다시 익숙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결국엔 죽음으로 끝나는 삶을 그저 비교만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면 그 얼마나 아까운 삶인가.


그래서 나는 그 ‘비교’하는 대상을 남들이 아닌 “과거의 나”로 바꾸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요소를 내 삶의 지향점으로 두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내 삶의 지향점으로 두고 우선시하는 삶을 다시 한번 살아보고 있다.  


비록 남들보다는 뒤처지는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나 스스로의 기준을 지키며 과거의 나의 비해 현재의 내가 잘해나가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하고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테니깐.


이렇게 살다 보면 또 어느 날 내 입에서는 "행복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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